<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 Sudden Death
맛깔나는 영화여행/2004 건방떨기
2011-06-26 14:27:23
<2004년 6월 3일 / 15세 관람가 / 108분>
<감독:곽재용 / 출연:전지현, 장혁, 김정태, 정호빈>
1. 시작
삶이란 때론 황홀하기도 하고 때로는 지겨운 고통의 연속이기도 하다. 뭐가 되든 그것은 인생의 한 과정이다. 어디에 있어도 나는 나이고, 너는 너이고, 우리는 우리다.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이하 여.친.소.>의 그들도 결국은 늘 함께하는 너와 나, 그리고 우리다. <여.친.소>의 그녀, 경진은 경찰이다. 그것도 평범한 경찰이 아니라, 불의를 보면 참는다, 는 모 개그맨의 말과는 달리 불의를 보면 절대로 참지 못하는 그런 불같은 성격의 소유자다. 명우는 소심해 보이지만, 그 역시 불의를 보면 참지는 않는, 그러나 무서운 사람들을 보면 조금은 참는 그런 평범한 선생님이다. 그러나, <여.친.소.> 둘의 관계에 대하여 어떤 설득력을 주려 하지 않는다. 그들은 우연히 만난다. 소매치기를 쫓던 명우를 오해하고 잡아온 경진. 그들의 관계는 그렇게 시작이 된다.
2. 죽음
한국의 코미디는 재미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한국의 코믹멜로는 뻔한 스토리로 변해 있다. 단순한 코미디가 아닌 멜로를 섞는 기교를 부려, 조금은 지루한 재미를 만드는… <여.친.소>도 그런 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초반에 폭발적인(?) 웃음을 주던 그들의 관계가 재미없어질 무렵, 영화는 갑작스런 죽음에 대해 말하기 시작한다. 갑작스런 차사고와 더불어, 명우를 살려내는 경진과 또다시 Sudden Death. 그리고, 영화는 죽은 명우의 환상을 경진을 통해 살려냄으로서 판타지로 빠져든다. 코미디와 멜로, 그리고 환타지가 어울러져 있지만, 그들은 균형을 이루지 못한다. 갑작스런 명우의 죽음. 그리고, 신창술이란 살인범의 뜬금없는 등장. 이런 잡다한 에피소드들은 저마다의 유기적 관계를 이루지 못하고 삐거덕거린다.
3. 판타지
바람이 되겠다던 명우의 바람. 영화가 초반과 달리 판타지로 빠져들 때쯤,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했음을. 명우의 존재도 그렇다. 경진이 있기에 명우는 존재했고, 명우가 있음으로 해서 경진은 다시 존재한다. 존재함으로 인해 경진은 다시 과거의 그(?)를 다시 만난다. 그것이 이 영화의 핵심이다. 영화는 자꾸만 삐거덕거리지만, 결국은 희망을 이야기한다. 존재의 가능성에 대하여, 또 존재의 이유에 대하여. 너무도 힘든 시간을 보낸 뒤에 다시 보는 세상은 아름답다. 너무나 아름다워 눈이 부시다. 그래서, 눈을 뜰 수가 없다. 부신 빛에 적응하고, 간신히 눈을 뜨면 드디어 나는 다시 태어난다. 경진은 그렇게 존재한다. 다시 태어난 그녀. <여.친.소>는 자꾸만 삐거덕거리고, 내용도 신선하지 않지만, 눈부신 빛 그 하나로 존재한다. 그 빛 아래서, 바람을 타고 종이비행기가 날아간다. 날아가는 그가 다시 말한다.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고, 우리는 평화롭게 날 수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