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랑마을기자단 조은희
중랑마을人이란,
중랑구에서 다년간 활동해 온 마을활동가 분들을 발굴하고
그들의 마을활동기를 기록하는 마을기록활동입니다.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소개될 다양한 활동들을 기대해주세요 :)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리는 아침 상봉도서관에서 상봉2동과 면목2동 이음지기를 하는 어경옥님을 만났다. 이웃집 언니처럼 환한 미소로 맞아주는 어경옥님의 이야기를 창밖의 빗소리도 귀 기울여 들어 준다.
1. 어느 지역의 이음지기를 하고 계신가요?
제 이름은 어경옥이고요. 이음지기 활동은 2023년 올해 3월부터 시작해서 이제 7개월째 되는 새내기입니다. 상봉2동과 면목2동을 맡고 있습니다.
2. 지난 활동 중 기억에 남는 활동이 있으신가요?
5월에 꽃바구니 만들기를 했어요. 보통 우리 동네N에 참석하시는 분들이 대부분 여성이고 가정에서 집안일을 하다 보니 본인을 위한 선물 같은 것은 잘 하지 않게 되지요. 그래서 본인을 위한 꽃바구니 만들기를 했어요. 만든 꽃바구니의 이름을 스스로 정해서 이름표도 붙여 봤어요. 사랑스러운 꽃바구니, 자유분방한 꽃바구니, 황홀한 꽃바구니 등 다양한 이름들이 등장했지요. 그리고 9월은 추석맞이로 송편 만들기를 했죠. 송편을 만들면서 과거를 회상하며 어렸을 때 송편을 만들어 본 추억들을 서로 공유하고 얘기를 나누면서 예쁜 송편을 만들었답니다. 오신 분들도 매우 흡족해 하셨어요.
3. 올해 이음지기 활동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거창하게 얘기할 것은 없고 제가 올 해 이음지기를 지원할 때 동네N 활동을 많이 참가해 본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주민들을 많이 참석하게 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동 단위 단톡방에 주민 인원수를 좀 늘려보자. 이게 저의 지원 동기이며 목표였어요. 제가 전통 고추장, 된장 이런 걸 만들거든요. 우리 식탁에서 빠질 수 없는 먹거리가 고추장 된장이고 가족 건강을 지키는 데 가장 중요하잖아요? 공장에서 생산되는 것을 사 먹지 말고 내가 직접 만들어 먹는 법을 알려야겠다 생각했지요. 방법도 간단하고 재료도 다 국산으로 사용해서 맛도 일품이거든요. 그래서 이런 것들을 많이 전파하고 싶었어요. 이런 게 저와 동네 분들에게 좋은 일이라 생각합니다. 전통 장 만들기가 많이 활성화하길 바라고 있습니다.
4. 이음지기를 하면서 힘든 일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힘들었던 거라면 사람 모으기? 그러니까 주민 참여를 끌어내는 것이 힘들다면 제일 힘들지요. 만들기 같은 프로그램에는 많이 참석하시는데 어디 탐방 같은 것은 참여율이 아주 저조해요. 중랑숲에서 6월인가 아트커라원이라는 예술제가 열려서 동네N에서 탐방을 기획했는데 참여자가 너무 적어서 마음이 무거웠어요. 내 동네에서 거리도 멀고 주말 저녁 시간이라 가족들 저녁밥 걱정도 있었겠지만, 아무튼 주민 참여에 대한 동기 부여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는 저뿐만 아니라 다른 이음지기들도 거의 공통된 고민일 것 같아요. 이번 달에는 초록상상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이 성평등에 대한 생각 뒤집기를 동마다 다니면서 했는데 그때도 처음엔 신청률이 저조했어요. 직접 만나서 오시라고 설명하고 그랬더니 열 분 이상 오셔서 다행히 잘 마쳤어요. 오신 분들은 활동이 끝난 후 소감 나누기에서 정말 좋은 교육이니 구민 모두가 다 받았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이런 게 마을지원센터도 그렇고 이음지기도 그렇고 약간의 딜레마인 것 같아요.
5. 나에게 이음지기란?
마을 살이를 좀 더 풍요롭고 풍성하게 만들어 가는 마을의 친구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을에 친구들이 만들어지고 회차를 거듭할수록 새로운 마을 분들이 참여하시니까 저도 약간 뿌듯함이 느껴지고, 주민분들도 새로운 이웃들을 알게 되고 주민이 직접 옆 사람들에게 동네N을 소개하면서 참여를 유도하는 경우도 생겨서 저에게 ‘마을은 친구다’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6. 마을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제가 바라는 거는 그냥 동네 분들이 편하게 오셔서 이웃 친구를 많이 만들었으면 해요. 서로에게 배울 점도 있고 정보도 공유하고 편하게 얘기도 나누고 소통하다 보면 비록 한 달에 한번 보는 얼굴이지만 다음 달에 만날 것을 기대하고 기다려지는 즐겁고 행복한 동네N 시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자신이 가진 재능을 함께 나누고 마을살이에 주민들이 수월하도록 소통의 창구가 되고 싶어 하는 어경옥 이음지기를 보며 마을마다 소통의 창구인 수다방이 있으면 하는 바람이 생긴다. 상봉2동에 가면 사랑방 역할을 하는 이웃 언니를 만날 수 있다. 이야기가 고픈 마을 사람들은 한 번 찾아가 보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