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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농구경기 직관에 너무나 목말라 있던 저라 학교 일을 핑계삼아 춘천으로 향했습니다. 만나기로 한 학교 친구, 후배들한테는 조금은 미안한 말이지만 춘천으로 갔던 제1목표는 간만에 호반체육관에서 농구를 관람하는 것이었습니다.
지난 구리경기 이야기
금호생명은 지난 구리 경기에서 국민은행을 이기면서 단독 3위로 중위권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습니다. 구리 경기 이야기를 해 보자면 거기서 제 눈에 가장 띄었던 것은 포인트가드의 역할이 확실한 팀과 불분명한 팀의 게임 운영의 차이였습니다.
국민은행의 공격을 보면 변연하 - 김영옥 선수가 공격 시작 때부터 공을 잡고 배급을 하고, 정선화 - 김수연 선수가 중앙 지역에서 쇄도하여 중거리 슛을 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에는 정선화 선수의 부상이 완쾌되어 포스트 업 공격을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만 국민은행에게 가장 안정적이고 확실한 공격은 중앙으로의 볼 배급에 이은 확률높은 포스트 선수들의 중거리 슛입니다.
외곽이 잘 터질 시에는 3점 공격도 무섭습니다. 언제든지 3점 준비가 되어 있는 변연하 - 김영옥 두 선수의 움직임과 개인기는 리그에서 최상급의 점수를 주기에 부족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지적해 주셨듯 여기서의 문제는 이 두 선수와 포스트 진, 혹은 이 두 선수 사이를 잇는 '교량' 역할을 해 주는 포인트가드 선수의 존재감이 너무나 미약하다는 것입니다. 박선영 - 김지현 선수는 구리 경기에서 거의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김영옥 - 변연하 선수의 볼 배급과 패싱 능력이 좋다 해도, 이 두 선수의 장기인 득점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이들을 연결해주는 포인트가드 선수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앞으로 정 감독님께서는 리그 정상급 득점원 선수들의 능력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포인트가드 포지션 선수들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금호생명은 국민은행과의 경기에서 13점차 대승을 거두었지만 지난 시즌에 불거져 나왔던 문제를 국민은행의 강화된 수비 앞에 다시 드러내며 팬들을 불안하게 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턴오버입니다.
금호생명은 빨간 유니폼과 알맞게 한 번 공격이 터지면 무섭게 터지는 팀입니다. 하지만 무섭게 터지는 공격의 흐름을 끊어 버리는 가장 큰 요인은 타 팀에 비해 수치적으로 많이 드러나는 턴오버입니다. 이 턴오버 문제가 금호생명에게 이번 시즌에 더욱 무섭게 다가오는 이유는 이제 금호생명에는 베테랑 가드 선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이언주 선수의 부재는 여기서 크게 느껴지는 것입니다.
금호생명이 확실히 상위권으로 도약하기 위해서 가장 고쳐야 할 부분은 턴오버입니다. 금호생명의 턴오버는 주로 패스 턴오버가 많은데 금호생명의 가드 선수들이 어느 때 어떤 패스를 해야 하는 지 좀 더 신중히 생각하고 세트 플레이를 이끌어 간다면 이는 확실히 줄어들 것입니다. 분명 금호생명의 가드진은 포스트진이 잘 안 풀릴 때 득점길을 뚫어 주는 능력이 뛰어납니다. 하지만, 턴오버는 그런 능력까지도 과소 평가받도록 만들 수 있습니다. 이 점 가드진들이 생각하고 플레이했으면 합니다.
경기 전 이러저러한 생각들
금호생명 레드윙스 홈페이지에서 춘천 경기를 이야기할 때 몇 년 째 하는 이야기는 '춘천불패', '춘천은 기회의 땅'입니다. 전적을 보아도 금호생명은 지지난 시즌부터 춘천에서 한 번도 진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단순한 전적일 뿐 현재 경기에는 영향이 미비하다는 것을 누구나 잘 알 수 있습니다. 징크스는 징크스일 뿐입니다.
금호생명은 3일동안 두 경기를 치르는 고된 일정으로 춘천에 왔습니다. 구리 경기에서 국민은행에 대승을 하여 기분좋게 하루를 쉬었지만 이번 경기가 확실한 3위를 결정짓는 경기라 부담되는 마음도 분명 춘천오는 버스에서 가졌을 법 합니다. 그리고 금호생명 선수들에게 무엇보다 부담이 되는 것은 우리은행의 3연승 초상승 분위기와 김계령 선수의 '크레이지 모드'입니다.
우리은행이 요즘 김계령 선수의 팀만이 아니라지만, 김계령 선수가 봉쇄된 우리은행은 이길 가능성이 절반 이하로 줄어든다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그만큼 우리은행에 있어 김계령 선수는 '수호신'입니다. 이 선수를 막을 수만 있다면 승리 가져오기는 더욱 쉬워지겠지만 문제는 이 선수를 막기가 원래도 힘든데 이 선수가 요즘 농구에 '미쳤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김계령 선수에게 집중 수비를 했다치면 임영희 - 김은경 선수의 컷 공격으로 실점을 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우리은행이 3연승을 달릴 때 주효했던 공격 중 하나가 이 선수들의 컷인 공격입니다. 그리고 외곽의 김은혜 선수는 기복이 있기는 하지만 오픈이 된다면 리그에서 공포스런 선수 중 하나입니다. 주전 선수만으로 풀타임을 소화해내는 금호생명 선수들의 체력부담이 예상되었습니다.
우리은행 입장에서 생각해본다면, 3연승이라는 초상승세임에도 불구하고 걱정거리가 역시 생깁니다.
첫째, 포스트 수비에 있어 미스매치 문제입니다.
김계령 선수는 강지숙 선수를 막기에 충분한 기량이지만 김계령 선수가 신정자 선수를 막았을 때 누가 강지숙 선수를 제대로 수비할 수 있느냐 문제입니다. 홍현희 선수가 있으나, 홍 선수의 포스트 수비는 블로킹 부분을 제외하고는 아직도 믿기에 부족한 면이 있습니다. 몸 중심이 높은 점에서 나타나는 것인데, 중심이 높다보니 '툭툭' 플레이에 밀리는 모습을 지난 시즌부터 많이 보아 왔습니다.
둘째, 김계령 선수에 대한 지나친 믿음의 문제입니다.
세 경기동안 김계령 선수는 평균 30점을 찍어내며 초인간적 활약을 했습니다. 그동안 코칭 스텝과 모든 선수들은 김계령 선수에 대해 저대적인 믿음을 더 쌓아 왔을 것입니다. 여기서 위험한 것은 김계령 선수의 기량이 아닙니다. 김계령 선수의 기량은 다재다능하기에 4경기 연속으로는 절대적인 기량을 발휘 못하겠지라고 걱정할 필요는 거의 없습니다. 위험한 것은 이러한 김계령 선수의 능력에서 파생되는 '심리적인 위험'입니다.
우리은행의 플레이가 잘 될 때는 자연스럽게 선수들의 시야도 넓어지고 김계령 선수의 기량도 정상적이거나 그 이상으로 갑니다. 하지만 뒷통수 맞은 듯 역전이나 추격을 당했을 때를 가정해보면 달라집니다. 선수들은 '우리 주장 언니가 어떻게든 해 주겠지. 그렇게 이겼으니까.'라는 생각을, 김계령 선수는 '내가 해결해야겠다!! 내가 조금만 더 하면 4연승 할 수 있어.'라는 생각을 갖게 되고 이는 볼의 경화 현상으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셋째, 연승에 대한 무의식적인 부담 문제입니다.
신한은행도 연승에 대한 부담으로 이겼으면서 경기를 잘 못한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만큼 연승에 대한 부담은 경기에 있어 악재로 작용하는 것입니다. 경기를 할 때는 그 경기에만 집중해야 승리를 거둘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경기 외의 '기록'을 염두에 두고 경기에 임한다면 연승과 이번 경기 승리라는 두 마리 토끼는 저 멀리 산으로 도망가게 됩니다. 우리은행에 있어 연승에 대한 부담은 중요한 때 선수들을 '붕' 뜨게 할 위험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 경기 내내 장내 아나운서가 '4연승'을 많이 거론하던데 제 생각으로는 조금 자제했었으면 어떠했을까입니다. 선수들도 경기에 집중한다지만 중간중간의 귀가 있기 때문에 부담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Crazy Tigger'와 무거운 금호생명
김계령 선수의 '크레이지 모드'는 오늘도 계속 되었습니다. 지난 시즌 연패했을 때와 전혀 다른 모습으로 호반체육관의 팬들에게 인사를 했습니다.
경기 초반부터 김계령 선수는 적극적으로 일대일 공격에 나섰습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스크린을 거는 척하고 빠른 속도로 유리한 위치로 들어가 미스매치를 스스로 만들어 내는 모습이었는데 이는 금호생명이 어쩔 수 없이 아끼고 아껴야 할 파울 카드를 꺼내들게 했습니다.
1쿼터 5분이 지나자 신정자 선수의 파울이 2개가 되었습니다. 신정자 선수의 찌푸려진 표정과 왠지 모르게 불안감이 엄습해오는 금호생명의 벤치 분위기를 2층에서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럴 때 강지숙 선수로 메치업 체인지를 했어야 했는데 다행히도 그렇게 했습니다. 김계령 선수에 대한 대인마크는 신정자 선수가 더 낫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입니다.
경기 전 걱정했던 것은 1쿼터에 실제로 나타났습니다. 구리 경기에서 불을 뿜던 강지숙 선수의 득점도, 이쯤이면 하나씩 터지는 한채진 선수의 3점슛도, 이경은 선수의 3점슛도 불발로 끝났습니다. 전체적으로 몸이 많이 무거워 보였습니다.
금호생명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공격 중 하나가 포스트 선수들의 백도어 공격입니다. 이는 신장과 박스 능력 때문에 가능한 것인데 경기 끝나고 인터뷰에서 이경은 선수가 "오늘은 패턴도 잘 안되고.."했던 이유를 여기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은행의 임영희 - 김은경 선수의 적극적인 수비는 금호생명이 자랑하던 백도어 공격을 턴오버로 무산시키며 금호팬들에게 걱정을 안겨 주었습니다.
안 풀리던 1쿼터의 금호생명에게 '구세주'가 되었던 선수는 정미란 선수였습니다. 오늘 정미란 선수에게 맡겨진 가장 큰 임무는 '김은혜 선수 봉쇄'였는데 1쿼터부터 이 임무에 충실했습니다. 게임 중간중간에 옷을 잡는 안 좋은 모습이 여러 번 보였지만, 김은혜 선수의 '웃상'에 짜증의 기운이 느껴질 정도로 정미란 선수의 대인마크는 성공적이었습니다.
정미란 선수는 수비에서 뿐 아니라 1쿼터에 3점을 넣음으로써 분위기에 비해 스코어에서 우리은행과 대등하게 가게 하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16 대 18..2점 차의 스코어, 김계령 선수의 절정의 컨디션과 금호생명 선수들의 컨디션 난조라는 맞물린 상황과는 어울리지 않는 스코어였습니다. 우리은행 입장에서는 1쿼터에 분명 10점 차 이상으로 앞서 가야 했으니까요.
'안타까움'과 '다행'
1쿼터에 컨디션이 반 이하였던 강지숙 선수 대신 윤득희 선수가 홍현희 선수의 매치업으로 코트에 나왔습니다.
178 대 190의 미스매치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수비력을 믿고 내보낸 것이었습니다. 여기서 우리은행에게 안타까웠던 점은 김계령 선수 중심 공격에서 좀 더 시야를 넓혀 홍현희 선수와 더분 더블 포스트 공격을 지시했었으면 하는 것이었습니다. 어쩌면 오늘 경기 패인의 하나였던 '과신'은 여기서부터 문제점을 드러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지시가 없었더라도 홍현희 선수는 미스매치급 매치업을 이용하여 적극적으로 포스트 공격을 했어야 했고, 임영희 - 김은경 선수는 이를 잘 이용하여 엔트리 패스를 했어야 했습니다. 김계령 선수도 코트 위에서 이를 지시할 수 있었을 텐데.... 우리은행의 패배를 생각해볼 때 이는 분명 아까운 부분임에 분명합니다.
김은혜 선수의 오른쪽 90도 3점과 김계령 선수의 계속되는 절정의 공격으로 우리은행은 3분 29초를 남기고 6점까지 점수차를 벌입니다. 이 때 정 감독님이 금호생명의 부족한 체력을 옥죄어 프레스를 했었다면 금호생명은 3~4쿼터 정상적으로 게임을 운영하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2쿼터 초반 너무나 잘 되었던 우리은행의 공격은 수비에 있어 금호생명을 확실하게 이기는 법을 까먹게 했습니다.
금호생명은 6점차로 벌어지자 조금은 당황한 모습이었습니다. 특히, 김계령 선수의 포스트 돌파 기술이 거의 다 먹혀 들어갔을 때 벤치의 표정에는 어두움이 드리워졌습니다. 강지숙 선수는 2쿼터에 파울은 최소화시켰지만, 김계령 선수의 기술을 깔끔하게 막는 데는 어려움을 겪었고요.
그러다가 2쿼터 3분께를 지나자 금호생명의 반격과 대인 마크가 불을 뿜었습니다.
정미란 선수에 대해 제가 댓글에서 '이 선수도 10점 이상은 꼬박꼬박 득점을 해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오늘 정미란 선수는 그렇게 말했던 저에게 항의라도 하듯 중요한 시기에 득점을 착실히 해 주어 결국 인터뷰 장까지 '압송'되어 가는 기분좋은 일을 겪게 되었습니다. 2쿼터 종료 직전의 3점포는 단순히 1점차로 따라잡은 것이 아니라 후반에까지 그 효과가 드러났습니다.
정미란 선수에 대해 더 높게 평가할 부분은 대인 마크에 있어 성공적이었다는 것입니다. 1쿼터에 김은혜 선수를 짜증나게 했던 정미란 선수는 2쿼터에는 김은혜 선수를 화나기 직전까지 가게 하는 타이트한 수비를 펼쳤습니다. 김계령 선수에게 득점을 어쩔 수 없이 내주긴 하더라도 큰 외곽 득점만큼은 전반 종료 전에 봉쇄하겠다는 금호생명의 작전이 성공한 것입니다.
이럴 때 김은경 선수가 '한 두 건' 해 주었어야 하는데 공이 거의 안 가더군요.;;
정미란 선수의 활약과 금호생명의 2쿼터 중반부터 먹혀들어간 짠물 대인수비로 경기는 30 대 31 1점 차이로 대등하게 가게 됩니다. 이는 금호생명에 있어서는 '다행' 우리은행에게 있어서는 '안타까움'었습니다.
또한 금호생명에 있어 다행인 점은 2쿼터까지 파울관리가 비교적 잘 되었다는 점입니다. 경기 내내 하나하나의 파울에 쿵쾅거리는 요즘의 금호생명인데 오늘의 승리에 전반까지의 효율적인 파울관리도 기여를 했습니다.
섭씨 200도의 대공방전
오늘 가드진 매치업을 보면 이경은 선수 대 김은경 선수의 뜨거운 공방이 두드러졌습니다.
아무리 공격형으로 변신한 김은경 선수이지만 김은경 선수를 그녀답게 만들었던 능력은 상대 득점원을 귀찮게 하는 수비 능력입니다. 요즘 연속적으로 두 자리 점수를 올리고 있는 이경은 선수의 진을 빼버리기 위해 정 감독님은 김은경 선수에게 이 일을 맡겼습니다. 이 때문에 김은경 선수의 공격이 확 줄어들기만 하였지만요.
이경은 선수의 플레이를 보면 요즘 '세로 공격'에 적극적임을 알 수 있습니다. 골대를 향해 확 돌파하는 능력이 늘었다는 것입니다. 김은경 선수의 수비는 원래 가로 공격과 세로 공격에 모두 강하지만 이경은 선수는 체력적인 한계에도 불구하고 예전 팀 선배를 극복하는데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그리고 3쿼터 초반 연속 4점은 분위기를 금호생명 쪽으로 돌려 놓는데 기여합니다.
3쿼터에 강지숙 선수와 이경은 선수의 활약으로 5분 44초를 남기고 40대 35로 앞서나가게 됩니다. 원래 이상적인 것은 여기서 역전을 내주지 않으면서 분위기를 종료 때까지 수비로 가져가겠다는 것이었으나 3연승의 상승세와 김계령 선수의 절정의 기량을 앞세운 우리은행은 예전처럼 춘천에서 만만하게 나오지 않았습니다.
3쿼터 중반 정미란 선수의 4반칙으로 김은혜 선수에 대한 수비가 어려워지게 됩니다.
이 때 우리은행 팬들에게 절실했던 것은 김은혜 선수의 예전과 달라진 돌파 능력이었을 것입니다. 김은혜 선수에 대한 수비가 능한 정미란 선수라도 선수가 부족한 금호생명 전체를 감안한다면 4반칙 이전처럼 적극적으로 수비를 할 수가 없습니다. 파울을 피하러 요령껏 수비 모드로 바꾸어 버린다면 김은혜 선수는 돌파로 공격이 가능해집니다. 하지만 김은혜 선수의 돌파는 좀처럼 호반체육관에서 보기가 힘들었습니다.
물론 금호생명의 신정자 - 강지숙 선수의 포스트 수비와 전체적으로 '조이는' 능력이 좋아도 자유투 91프로를 자랑하는 김은혜 선수라면 충분히 시도해 볼만한 공격이었습니다. '허슬은혜'는 비단 수비와 리바운드에만 국한되어서는 안 됩니다. 큰 신장을 날려 적극적으로 돌파 공격을 하는 공격만능 포워드가 되어야 합니다. 모든 면에서 허슬해야 진정한 '허슬은혜'가 되는 것입니다.
양팀은 3쿼터 주고받는 섭씨 200도의 대공방전을 펼쳤습니다. 결과는 40 대 43으로 우리은행의 3점차 리드였습니다. 하지만 여기에서부터 슬슬 우리은행의 '춘천호반체육관 대금호전 필패'의 그늘이 드리워지게 됩니다. 예감상으로 말입니다.
결국 '뒷심 조직력'의 승리로
경기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드리기 전 김계령 선수에 대한 과신의 문제를 지적했었는데 이는 4쿼터에 현실로 드러났습니다.
경기는 끝났지만 가정을 해 보겠습니다.
만약 4쿼터 김계령 선수가 자신에게 지나치리만큼 몰렸던 수비 형태를 역으로 이용하여 김은혜 - 임영희 선수에게 패스 아웃을 적극적으로 했다면? 아니면 '지친 김계령 선수를 2~3분 정도 쉬게 하고 그 시간 동안 프레스를 하여 점수차를 벌린 다음 후반에 체력이 보충된 김계령 선수를 투입하여 승부를 결정짓게 했다면?'
아마도 이렇게 했으면 우리은행의 승리로 끝났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전략에 있어 뛰어난 정 감독님이 이 점을 다음 경기에서 꼭 생각해 주었음 합니다. 간만에 춘천호반체육관에서 플레이오프 경기를 치루기 위해서라도 말입니다.
2층에서 본 4쿼터 금호생명 선수들의 얼굴에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상대방 선수와 코칭스텝이 뻔히 보고 있는 데 겉으로 그런 기색을 드러낼 수 없었지만 이미 표정에 '아 힘들어 죽겠다.'라는 것이 써 있었습니다. 하지만, 수비에 있어 우리은행 선수들의 볼 배급 경화를 유도하는 데 극적으로 성공하며 결국 역전까지 하게 됩니다.
역전하는 데 공신으로 강지숙 선수와 이경은 선수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금호생명에서 강지숙 선수의 속공이 최근 많이 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마도 이경은 - 강지숙 선수가 미리 짜놓은 플레이겠지만 강지숙 선수의 지난 시즌과는 달라진 속공 참여 능력은 금호생명에게 큰 보약이 됩니다. 패스가 알맞게 들어가기만 해도 강지숙 선수가 골밑에 가게 되면 득점 가능성은 매우 높아지니까요.
이경은 선수는 매우 지쳐 보이는 모습이었지만 4쿼터 '죽을 힘'을 다하여 속공 플레이를 이끌어냈습니다. 이는 금호생명의 지역 수비가 성공했기에 가능했던 것이지만 속공 모드로 재빨리 바꾸어 버리는 이경은 선수의 능력은 빠르고 한 발 더 뛰는 농구를 몇 년 전부터 지향했던 금호생명의 팀 컬러를 더욱 돋보이게 해 줍니다.
요즘 풀타임을 뛰며 경기 끝나고 '잠'밖에 생각 안하며 많이 힘들어하는 이경은 선수 앞으로도 장기간 금호생명의 빠른 농구를 이끌 것 기대합니다.
정미란 선수의 결정적인 왼쪽 90도 3점포와 한채진 선수의 '미끄럼 행운 레이업'슛 성공으로 금호생명은 '춘천불패'의 징크스를 그대로 이어가며 중위권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고, 4쿼터 동맥 경화에 걸려 버린 우리은행은 김계령 선수의 4경기 연속 크레이지 모드에도 불구하고 4연승의 기회를 놓치며 다시 공동 5위로 떨어지게 됩니다.
금호생명 - 코리아텐더, 7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금호생명에게 있어 요즘 2연승은 어느 때보다 소중한 2승입니다. 5명의 선수들이 풀타임을 뛰며 중위권 선두를 유지해가는 금호생명을 보면 7년 전 이맘 때의 코리아텐더가 생각이 납니다.
부족한 선수자원, 모기업의 위기라는 점에서 두 팀은 7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닮아 있습니다. 물론 당시 코리아텐더의 용병 선수들은 최상의 용병이었기에(이버츠 - 페리) 약간 차이를 느끼시는 분이 있을 지 모르겠지만 금호생명의 한채진 선수를 이버츠에, 신정자 선수를 페리에 캡쳐시킨다고 해도 완전 억지는 아닌 것 같네요. 게다가 경험많은 유명 스타가 부족하다는 점, 유니폼 색이 비슷하다는 점도 코리아텐더를 닮아 있습니다.
하지만 코리아텐더의 약점도 닮아가서는 안 됩니다.
코리아텐더는 당시 6강안에 충분히 드는 팀이었음에도 턴오버 문제가 지상에 드러났던 팀이었습니다. 금호생명도 마찬가지로, 2~3년째 턴오버 문제에 지적받고 있습니다. 오늘 경기를 보더라도, 금호생명은 우리은행보다 4개 가량의 턴오버를 더 했습니다. 이는 다른 팀들을상대할 때 없애야 할 문제입니다.
7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코리아텐더와 비슷한 금호생명을 이끌어 나가는 이상윤 감독님이 코리아텐더 시절의 턴오버에 의한 아쉬움을 상기해서 잘 대처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양팀 선수 기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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