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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미는 내심 걱정했다. “제가 평소에 생각이 많은 편이라, 인터뷰를 재미있게 했나 모르겠어요.” 그러나, 그 무수한 생각 속에서 선미는 자신을 정립해왔고, 이제 선미의 모든 시간엔 그 자신이 있다. 중심을 잃지 않은 일상의 가치가 그 대화 속에 있었다. 유독 빛이 밝게 내려앉던 날이었다.
바쁜 스케줄에 치여서 자신을 돌아보지 못하고, 기계적인 생활이 반복되다 보면 거기에 무뎌져 버린다. 그럼 어느 순간 모든 게 허무해지는 때가 오기 마련이다. 결국 내가 누군지, 어떤 사람인지, 무얼 좋아하고 잘하는지 잊어버리게 돼 버린다. 자신을 돌아보면서 나라는 사람에 대해 알아 가는 것이 나를 사랑할 수 있게 만드는 것 같다.
공식적인 앨범 활동은 끝났지만, 여전히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다고 들었다.
활동이 끝나면 조금 여유로워질 줄 알았는데, 왜인지 더 바빠지더라. 작년부터 올해까지 너무 많은 사랑을 받은 덕분에 아직까지도 나를 보고 싶어 하시는 분들을 가능하면 많이 만나고 싶다. 그저 감사하다.
유튜브 ‘미야네캠’에서도 그런 말을 하더라. 끝난 게 끝난 게 아니라고, 보는 사람이 안쓰러워질 정도로 쉴 틈 없는 일정을 소화 중이던데.
다행히 체력이 약한 편은 아니다. 바쁜 일정과 그로 인해 생기는 피로 누적은 모두 대중의 관심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감사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바쁘지만 전혀 힘들진 않다.
어떤 순간에 스스로 쉬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혹은 무엇을 하고 있을 때 쉬고 있구나, 라고 느끼나.
사실 쉬는 것이 뭔지 잘 모르겠다. 쉰다는 느낌이 어떤 느낌 인지 잘 모르겠다고 해야 할까? 쉬는 날이면 집에만 있는 편인데, 집에 있다고 해서 쉬는 것 같지도, 그렇다고 밖에 나가 영화를 보거나 카페를 가도 쉬는 것 같지가 않다. 오히려 일할 때 그런 기분을 느낀다. 이상하게도 말이다.(웃음) 일할 때 되려 활력을 더 느끼는 것 같다. 없던 활력도 더 생기는 것 같고. 집에선 나름 잠도 푹 자고 음악을 듣거나 티브이를 보면서 쉬기도 하는데, 요즘은 그 시간이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일하지 않는 것과 쉰다는 건 같은 의미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선미에게는 ‘쉼’이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마침 최근에 일주일 정도 쉰 적이 있어서 그때도 집에만 있었다. 일주일이 지나고 나서 다시 일 하는데, 쉰 것 같지가 않더라. 심지어 계속 일을 해온 것 같은 느낌이었다. 진짜 쉬는 게 뭘까? ‘나 제대로 쉬었다’라는 느낌이 뭔지 그 답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이건 나뿐만이 아니라 많은 분도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쉰다기보다는 열심히 일을 하고 나서 방전된 것을 그저 다시 채우는 느낌 정도가 아닐까?
최근 있었던 일 중에 기분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는 것은 무엇인가? 오히려 그게 쉼 일지도 모르겠다.
어제 동생을 만난 것. 막냇동생이 대구에서 학교를 다니는데, 근처에 일이 있어 갔다가 오랜만에 동생을 만났다. 동생과 전화나 문자는 자주 하는 편인데도 실제로 만나니까 또 달랐다. 괜히 든든해지기도 하고, 좋았다.
쉬었던 일주일 동안 동생을 만나는 게 더 좋을 뻔했다.
그러게 말이다! 차라리 동생 둘과 맛있는 밥 먹고 영화도 볼걸.(웃음) 그게 더 쉬는 느낌이 났을걸, 싶다.
주로 집에서 시간을 보낸다고 했다.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성향은 본래 있던 것인가? 아니면, 많은 사람 사이에서 일하면서 생긴 것인가?
전자인 것 같다. 연습생때도 주로 숙소에만 있었고, 학교를 다닐 때도 학교나 학원가는 것 말고는 줄곧 집에만 있었다. 모두에게 그러지 않을까 싶지만, 나에게 집이라는 공간은 안전한 느낌이 강하다. 내게는 그 안전한 느낌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 같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분주한 곳을 선호하지 않는데, 아무래도 직업상 그런 상황에 맞닥뜨릴 때가 많다. 그런 성향 덕분에 스스로 폐쇄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대신 폐쇄적인 공간에서 생산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생산적인 활동이라면?
집에 있는 동안 쉬지 않을 땐 주로 나를 돌아보거나 관찰하고 분석하는 일을 한다. 그런 시간을 좋아한다.
나를 돌아보고 분석하는 일이라, 쉽게 와닿는 말은 아닌데.
맞다. 사실 자기 자신에 관해서 공부하고, 소위 말하는 자기 자신의 ‘덕질’을 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이건 꼭 말하고 싶은 건데, 자신을 위한 시간을 갖는 것이 모든 사람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직장 생활에 치여서, 아니면 바쁜 스케줄에 치여서 자신을 돌아보지 못하고, 기계적인 생활이 반복되다 보면 거기에 무뎌져 버린다. 그럼 어느 순간 모든 게 허무 해지는 때가 오기 마련이다. 결국 내가 누군지, 어떤 사람인지, 무얼 좋아하고 잘하는지 잊어버리게 돼 버린다. 자신을 돌아보면서 나라는 사람에 대해 알아 가는 것이 나를 사랑할 수 있게 만드는 것 같다. 하지만, 요즘 사람들은 너무 바쁘지 않나. 난 스케줄에 치여서, 기자님은 마감에 치여서, 직장인과 학생도 마찬가지다. 모두 그런 시간을 보내느라 정작 자기 자신을 돌보지 못하는 게 안타깝다.
스스로 허무하게 느껴졌던 순간이 선미에게도 있었나?
이제 데뷔 12년차에 접어드는데, 반복적인 패턴의 활동을 바쁘게 해오다 보니 어느 순간 나를 잃어버리게 되더라. 나도 그랬고, 특히 그룹 활동을 하는 친구들을 보면 참 열심히 활동한다. 그런데 그룹의 색깔에 맞춰서 5~6년이 지나면 내가 뭘 가졌는지 모르게 된다. 내가 무슨 색이고, 대중에게 어떤 점이 어필이 되는지 스스로 알 수 없게 되는 거다. 그저 회사에서 정해준 콘셉트에만 충실해 왔으니까. JYP에서 메이크어스로 이적할 때 난 그 지점을 많이 고려했다. 나 자신에 대해서, 내 어떤 점을 사랑해주셨는지, 또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예전엔 박진영 PD님처럼 나를 아티스트로 프로듀싱 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내가 나를 프로듀싱 해야 했다. 덕분에 이적하고 나서는 줄곧 나 자신을 프로듀싱하는 방법을 연구했다.
그 연구의 일환이 나의 취향을 찾는 것이었겠다.
내가 좋아하는 것, 내 취향을 쭉 늘어놓고 보면 어느 정도 나의 색깔이 보인다. 내가 하는 일은 대중을 상대로 하기 때문에 나의 색을 어떻게 하면 대중들이 쉽게 받아들일까, 어떻게 하면 좀 더 쉽게 이해하실 수 있을까? 그 접점을 찾는 데 집중했다. 내 색이 뚜렷하게 있다 하더라도 그걸 대중들이 받아들이지 못하거나 어렵게 생각하면 소용없는 일이 되어 버리니까. 어쨌든 연예인이라는 직업은 대중의 관심과 사랑이 너무 소중한 포인트이기 때문에 나 역시 그를 놓칠 수 없었다. 그런데 이런 시간이 나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도 굉장히 필요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에 대해 공부하고 연구하면서 왠지 모를 자신감이나 자유로움 이 생겼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일상과 마음가짐이 확실히 달라진다. 꼭 권하고 싶은 부분이다.
어떻게 하면 스스로를 바라볼 수 있나?
처음이 어렵긴 하다.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그 방법을 모를뿐더러, 어디에도 내가 누군지 알아볼 방법이 나와 있지도 않으니 말이다. 그런데, 어떤 것이 든 상관없다. 내가 뭘 좋아하는지 일단 이것저것 다 적어보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하나씩 적어 나가다 보면 공통적인 어떤 교집합이 나올 거다. 그럼 거기서 더 깊게 파고드는 거지. 내가 비단 연예인이라서가 아니고, 사실 누구나 내가 좋아하는 것이 뭔지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다못해 ‘자기 PR 시대’라는 말도 있지 않나.(웃음) 그럴려면, 누구보다 나 자신에 대해 잘 아는 것이 먼저다. 그렇게 조금씩 찾아내는 것들을 더 깊게 파고들고, 쳐내고하다 보면 분명 내가 어떤 사람이라는 게 보일 거다.
인스타그램의 비공개 계정을 통해서는 다양한 레퍼런스를 모아 두고 틈틈이 공부한다고 들었다.
디자인부터 시작해서 인테리어, 웹 디자인, 아트, 음악, 사진이나 패션까지 팔로우를 안 한 카테고리가 없을 정도다.
요즘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분야는 무엇인가?
패션이다. 예전엔 디자인 분야의 시안이나 아니면 나의 색을 찾는 과정에서 봐왔던 이미지나 사진이 많았다면 지금은 패션 쪽으로 자연스럽게 관심이 가게 됐다. ‘가시나’ 때와는 다르게 ‘주인공’은 어떤 패션과 분위기를 가지고 가야 하는지를 공부하면서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된 것 같다. 실제로 '주인공'을 준비하면서는 패션 쪽으로도 접근하려고 노력했다. 이 장면에서 혹은 이 가사에서, 이 춤에선 이런 의상이 예쁠 것 같다는 아이디어부터 시작해 어떤 콘셉트로 방향을 잡을지 까지 다방면으로 고민을 거듭했다. ‘주인공’ 뮤직비디오에서 입고 등장하는 파란색 드레스도 직접 구입했던 옷이다.
‘주인공’을 통해 선미가 보여줬던 패션은 좀 더 복고적인 느낌이 강했다.
90년대 패션을 특히 찾아봤다. 대신 90년대 스트리트 패션이 아닌 클래식한 90년대 패션. ‘주인공’이라는 곡이 오리지널 스트리트 패션과는 잘 맞지 않는 콘셉트이기도 하고, 조금 더 다른 90년대 패션을 재해석해 보고 싶었다. 예를 들면, 헬무트 랭 Helmut Lang이나 질 샌더 Jill Sander, 베르사체 versace의 캠페인들. 그런 쪽이 내가 하는 음악과 더 결이 맞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변화가 확실히 느껴진다. ‘24시간이 모자라’ 나 ‘보름달’ 은 잘 만들어진 아티스트를 보는 느낌이었다면, ‘가시나’ 와 ‘주인공’은 선미 본연의 모습이 주체적으로 드러난다고 해야 할까.
정말? 그렇다면 다행이다.(웃음) 한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앞으로 ‘선미’라는 장르를 만들어 나가고 싶다고, 그런데 정말 조금씩 대중께서도 그를 인정해 주시고 받아 주시는 느낌이라 신기하다. 촬영장에 있는 화보 시안 보드처럼 실제로 앨범을 준비할 때, 내가 생각하는 콘셉트나 비주얼 시안을 직접 PPT로 만들어 회사와 조율해 나간다. 이건 ‘가시나’ 나오기 전에 정리했던 시안인데, 패션이나 메이크업은 물론이고 이런 앨범의 레이아웃 시안까지 직접 구성한 것들이다. 덕후처럼 집이나 해외 스케줄을 가도 호텔에서 늘 이러고 있다.
단순히 예쁜 사진들을 늘어놓은 것이 아니라, 디테일한 코멘트까지 써 놓은 것을 보니 전문가 못지않은 시안이다.
내가 할 음악이니까. 내가 할 음악은 내가 제일 잘 알고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10년 넘게 활동해 왔는데 이제는 누가 해주기만을 바라면 안 되는 시기인 것 같다. 그저 그렇게 손 놓고 있으면 너무 늦는다. 무엇이든 새로운 걸 시작하는 데는 특히. 하나부터 열까지 자신의 손에서 기획되고 탄생한 앨범을 선보이는 건 어떤 기분인가? 스스로도 이전과는 다른 것이 느껴 지나? 굉장히 뿌듯하다. 어떻게 보면 추상적이고 명확하지 않은 아이디어가 조금씩 발전되고 그것이 결과물로 완성되는 과정이 예전에는 경험해보지 못한 것이었다. 내가 기획했던 방향과 결과물이 딱 맞아떨어질 때 희열을 느낀다.
피드에 가득한 영감의 원천은 비주얼뿐만 아니라, 음악적으로도 영향을 줄 것 같은데 어떤가?
물론이다. 가사는 꾸준히 쓰고 있고, 요즘엔 작곡이나 편곡에 큰 관심이 생겼다. 얼마 전에 사이판에 다녀왔는데, 거기서도 호텔 방 안에만 있었다.(웃음) 그러다 문득 떠오르는 것이 있어서 아이폰 앱으로 곡을 만들어 봤다. 아직은 굉장히 러프하지만, 여기서부터 시작한다. 들려봐 드리겠다. 어떤가?
‘가시나’, ‘주인공’과는 확실히 다른 느낌의 곡이다.
이 곡처럼 빈티지한 사운드나 70년대 밴드 음악을 좋아한다. 이런 사운드를 어떻게 하면 좀 더 대중적으로 풀 수 있을까가 앞으로의 고민이 될 것 같다. 언젠가는 이런 음악을 타이틀곡으로 보여드리고 싶다.
처음 솔로 앨범을 선보였을 때보다 지금은 조금 더 자신을 알게 되었을 거라 생각한다. 그것이 음악에 녹아들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선미가 만들어갈 음악의 방향성이 궁금해진다.
올해 중 미니 앨범으로 찾아뵐 수 있을 것 같다. 지금까지의 곡과는 다른 큰 변화를 주고 싶다. 자작곡도 선보일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까 보여 드렸던 PPT도 만들고 있는 중이다.(웃음)
음악뿐만 아니라, 아티스트이자 여성으로서 생각하는 여성 아티스트의 삶, 잣대에 대한 목소리도 꾸준히 내고 있다.
미투 운동이라는 것이 사실 미국이나 유럽 쪽에서 시작되고 발전되면서 우리나라로까지 넘어온 것이라고 본다. 워낙 미국이나 유럽은 이러한 변화와 운동이 활발하니까. 그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조금 늦게 그 변화가 시작되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이렇게 많은 사람 이 관심을 가지고 또 표현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났다는 것만으로 큰 발전이라고 생각한다. 선진국으로 가고 있구나 라는 감회가 느껴지기도 하고.
스스로 느끼는 변화도 있을까?
사회적으로 대두되는 미투 운동, 페미니즘의 취지와 목표는 너무나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본래의 목적이 어딘가에서는 변질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여성 인권이 중요해. 여자는 절대 약한 존재가 아니야.’ 하고 목소리를 내는 것이 서로 인정하고 평화롭게 살아가기 위함 일 텐데 왜 편을 나누고, 그것이 또 다른 싸움으로 번지는 것일까. 서로를 헐뜯으면서 증명하지 않아도 되는 것들이다.
누구나 잣대나 차별이 옳지 않다는 것을 알지만, 그것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행동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기에 선미의 발언 이 더 중요한 힘이 된다고 생각한다. ‘Why have there been no great women artists? (왜 위대한 여성 예술가는 존재하지 않았는가?)’ 문구가 적힌 티를 꾸준히 입기도 했다.
그 문구를 처음 보고 너무 충격 받았다. 예술을 사람으로서 생각해 보면 정말 위대한 여성 예술가가 없는 것 같았다. 사실 그렇지 않다. 남자 아티스트와 여자 아티스트에게도 다른 기준 이 적용 된다는 것, 그런 걸 볼 때면 답답하다. 남자 아티스트들은 어떤 잘못을 해도 몇 개월, 내지는 몇 년 만에 복귀해 다시 대중들의 사랑을 받는다. 반면, 여자 아티스트는? 그런 상황 에서 내가 위대한 여성 예술가가 되어 보겠어! 하는, 거창한 의도로 입은 건 아니었다. 다만 나는 이런 정체성을 가진 사람이자 아티스트라는 걸 당당히 말하고 싶었다.
생각해보면 선미에게도 엄한 편견이 있었다.
말랐다는 이유만으로 받기에 과한 질타였다고 생각한다. 나도 내 몸이 말랐다는 걸 안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또 누군가는 안 좋은 이야기를 할 것이다. 그런데, 정말 인스타그램 댓글을 읽다 보면 ‘살 안 찌는 데는 다 이유 가 있어.’ 혹은 ‘너무 징그럽다’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물론 나의 건강을 걱정해 주는 팬들의 마음은 잘 안다. 하지만, 나를 가십거리로만 생각하는 사람들, 외모의 어떤 기준을 가지고 그저 평가하고 품평하기만 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이야기를 하더라. 말랐지만, 나는 아주 건강하고 무대에서 힘이 넘치는 사람이다. 그런데도 왜 나를 그렇게만 바라볼까? 싶어 내 생각을 솔직하게 소셜미디어에 올린 적도 있다.
사실 그건 평가 기준이 아니라, 그 자체로 선미의 정체성이자 개성인데 말이다.
맞다. 마른 몸이어도 그게 나고, 그 자체로도 내가 가진 매력이라고 믿는다.
대화를 나눌수록 확실히 자기 자신을 잘 아는 사람이라는 것이 느껴진다. 확실한 자의식과 자존감이 있어야 할 수 있는 말이다.
내가 보는 나는 사실 산만하고 정신없는 사람이다. 그런데 나는 이 정신없고 산만한 나의 변덕스러움을 ‘가시나’에 투영시켰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많은 분들께서 사랑해 주셨다. ‘주인공’에서는 어떻고, 연인이 떠난 슬픈 상황에서도 ‘그래도 내 쇼는 계속될 거야!’하고 소리치면서 노래한다. 그러니까 장점과 거리가 멀어 보이는 것 같은 모습이라도 스스로를 관찰하고 또 다듬으면 그것도 내 개성이자 무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마치 원석을 정교하게 다듬고 가공해 나가듯이 말이다.
그게 선미답고, 선미가 주체인 모습이라 좋다.
하하. 감사하다. 꼭 모두가 그런 일상을 살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