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억불에 끌려가는50억불(국제뉴스,2017,8, 24)
최근 유엔 안보리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시험발사에 대응해 북한의 주력 수출품인 석탄을 비롯해 철·철광석 등 주요 광물, 수산물의 수출을 전면 금지하는 신규 결의 2371호를 채택했다. 이번 결의로 북한의 년 수출액 30억불 중 1/3에 해당하는 10억불정도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년 수출액이 5000억불을 넘어선 상황에서 년 수출액이 30억불인 북한에 끌려 다니는 한반도 상황은 우리 민족의 비애를 상징해 준다. 북한을 경제적 개념으로 보면 이미 망한 나라이다. 아직도 우리사회 일각에는 감상적인 민족주의 프레임에 젖어 북한과 북한정권의 현실을 똑바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남북관계와 북한의 핵문제를 올바르게 풀기 위해서는 북한정권의 근본속성과 북한이 처한 현실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전제되어야 한다. 북한은 김씨왕조의 우상화와 남조선혁명을 교리로 하는 3대 세습정권으로써 주민들의 인권과 복지에는 안중에도 없다. 한국, 중국, 일본 그리고 러시아 등이 시장경제를 도입하여 번영을 구가하고 있는 대열에 편입되지 못하고 고립되어 경제적으로 망하는 길을 택한 것은 경제적 개방이 정권붕괴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는 북한정권의 한계성을 반영한다. 이와 관련해서 북한이 핵무기에 집착하는 이유가 설명된다. 년 수출액 30억불과 5000억불에서 시사하듯 한국과의 대칭전력에서 경쟁상대가 되지 못하게 된 북한은 핵무기라는 비대칭 전력의 수단을 체제수호 및 남조선 혁명 전략의 수호신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따라서 북한에게 핵 포기를 강요하는 것은 정권의 포기로 인식될 수밖에 없다. 북한은 핵무기를 통해 전민족의 생명을 담보로 인질극을 벌이면서 체재를 연명할 심산이다. 미국과 대등하게 대적할 수 있는 핵 강국이라고 속여 내부적으로는 주민을 통제하고 군사적으로는 대남 군사전력의 우위를 확보하는 동시에 미국과 협상을 통해 미군철수 등을 도모하면서 대남혁명 전략의 환상을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지금 북한은 한반도에서 전략적 이해관계를 잃지 않으려는 중국과 러시아의 속셈을 훤히 알고 주변국들 사이에서 줄타기 하면서 핵 불장난을 지속하고 있다. 급기야 김정은은 미군기지가 있는 “미국령 괌을 포위사격 하겠다” 는 선전포고까지 하기에 이르렀고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 시 “화염과 분노”를 맛보게 될 것이라고 군사적 대응옵션을 시사하는 형국에 이르렀다.
이러한 와중에서 스티브 베넌 미국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지난 16일에 있었던 언론 인터뷰에서 대북 군사적 해법은 없다면서 중국이 북한의 핵개발을 동결시키는 대가로 미국은 주한미군을 철수하는 협상을 고려할 수 있다는 발언으로 우리에게 충격을 주고 사퇴했다. 이례적으로 미국 백악관에서 주한미군 철수가 거론되고, 일부 언론에서 한미 연합 군사훈련 중단 또는 축소가 대북 협상카드가 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우리사회는 일거에 충격에 휩싸였다. 트럼프 정권의 설계자로 불리던 베넌이 트럼프 대통령과 대북해법에 대한 견해차를 드러내며 경질되면서 그 충격은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기는 하였지만 그 여파는 계속될 것이다.
사실 북한은 어떤 의미에서는 집단자살로 비참한 말로를 마감하는 사이비 종교집단처럼 벼랑 끝으로 차를 몰고 가고 있다. 북한이 핵실험이나 추가 미사일 도발을 멈출 것이라는 전망을 찾기는 대단히 어렵다. 문재인 대통령은 8.15 경축사에서 한반도에서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되며 일어나지 않게 하겠다고 하였다. 물론 우리 국민 모두의 희구이고 염원이며 광의의 정책정향이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미국의 대북 군사옵션은 여전히 후순위로 검토되고 있지만 미국의 군사대응 수위는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죽고자 하는 자는 산다고 했다. 우리는 년 5000억불을 수출하는 나라가 30억불을 수출하는 북한을 두려워하면서 미군철수라는 말에 가슴을 쓸어 내리는 나약함이 있음을 숨길 수 없다. 이처럼 위중한 시기에도 대북정책 문제를 가지고 여야가 당리당략적인 구태를 보이곤 하는데 지금은 무엇보다도 국론을 모으고 자주국방의 초석을 다지는 일에 매진해야 할 때라는 것을 명심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