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종일 쓴 편지
저녁이 되면 지운다
오늘도 참지 못하고
젖어 얼룩진 편지지
지우개 밥은 산이 되어 수북이 쌓이고
너는 부쳐도 가지 않는
수취인 불명의 없는 주소
빨간 스탬프가 되어
내게 반송되는 슬픔
습관처럼 하루 몇 번
우체통을 열어 본다
오늘도 너에게는 소식이 없다
벽에 걸린 너의 사진이
저녁노을에 눈빛 붉어져
내게 이젠 그만 잊으라고
달력처럼 추억 따윈 넘기라고
내겐 구겨진 편지지
보내지 못한 그리움
버리지 못한 미련
태우지 못한 기억이
눈 내려 쌓인다
무덤가 맴도는
발자국 덮으며
첫댓글 시에용?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