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출범, 청와대 특별전부터 예산 결실
아직 목 마르다? ‘우영우’ 연기할 그 날까지
[2022년 결산]-④장애예술인
2022년 임인년(壬寅年), 올 한해도 장애계는 크고 작은 이슈들로 다사다난한 해를 보냈다.
새 정부가 들어서는 해였던 만큼, 장애계는 더 나은 미래와 장애인의 권리 보장을 위해 처절한 투쟁을 멈추지 않았다. 장애인들은 1년간 지하철을 타며 특별교통수단 및 장애인평생교육 지원과 장애인 탈시설,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 보장 등 장애인들의 요구를 정부와 사회에 알렸다.
또 장애 자녀를 둔 부모들은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구축’을 요구하며 단식 투쟁을 진행하고, 555명의 부모가 머리를 깎는 등 대규모 삭발을 전개하기도 했다.
에이블뉴스는 올해 '가장 많이 읽은 기사'를 토대로 한해를 결산하는 특집을 진행한다. 네 번째는 '장애예술인‘이다.
‘올해는 장애인예술의 획기적인 해다’ 한국장애예술인협회의 최근 보도자료 속 한 문장을 보고 공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우리들의 블루스’라는 인기드라마 속 ‘한지민 언니 영희’로 출연한 장애예술인 정은혜의 등장을 시작으로, 새 정부의 장애예술인 정책에 관한 관심까지 남달랐는데요. 특히 정은혜는 한국시리즈 시구자로 나서며 큰 호응을 받았습니다.
‘정은혜 뜨자, 장애예술인도 날았다!’ 올해 장애예술계를 한 문장으로 정리해봅니다.
우리나라 장애인체육은 1988년 서울장애인올림픽을 기점으로 급속히 발전했지만, 장애인예술은 그동안 찬밥 취급이었습니다. 장애예술인이라는 인식 자체가 없어 복지정책과 엮어 논의되기도 했었습니다.
그 후 2005년 장애인 예술정책 생태계가 구축되기 시작하며, 정부 업무가 복지부에서 문화부로 이관되면서 장애인 예술은 조금씩 기지개를 켰는데요. 본격적인 장애인예술 지원사업은 2008년 국고와 2010년 복권기금을 통해 이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지나 2020년 세계 최초의 ‘장애예술인지원법’이 제정됐고, 새 정부가 들어서며 제대로 물을 만납니다. 지난 9월 역대 최초로 ‘제1차 장애예술인 문화예술활동 지원 기본계획(2022~2026)’이 발표된 건데요.
취임 이후 장애예술인 지원에 강한 정책 의지를 표해온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에게 개방한 청와대 첫 전시를 ‘장애예술인 특별전’으로 깜짝 발표해 눈길을 끌기도 했죠. 20일간 윤석열 대통령은 물론 가수 송가인, 이상봉 디자이너 등 관람객 70만여 명이 이곳을 찾았습니다.
도어스테핑(약식회견)을 하는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발달장애 예술가들의 작품 15점이 전시되기도 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 업무보고 시에도 "예술작품 구매 예산 집행 시 장애인 작가와 신진 작가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이들의 작품을 우선 구매하고, 장애인 작가와 신진 작가들을 위한 전시 공간을 많이 확보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장애인예술에 대한 새 정부의 관심이 컸던 쾌거였을까요? 내년도 문화체육관광부 장애 관련 예산이 2700억원으로 올해 대비 10% 증액되는 열매를 맺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아직 장애예술인들은 배고픕니다. 장애예술인 문화예술 활동 실태조사에 따르면 장애예술인 중 62.2%가 예술을 전업으로 하지만, 개인 평균 소득은 809만 원, 창작 활동을 통한 수입도 218만 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난 건데요.
또 목도 마릅니다. 92.4%는 문화예술 활동 기회가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하며, 연습 창작공간이 부족하다고 답했습니다. 물론 정부는 창작 공모사업 확대와 함께 장애예술인 표준공연장을 짓겠다고 발표했지만, 그 공연장에 관객이 없다면 아무 소용이 없지 않을까요?
매년 9월이면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장애인문화예술축제 A+페스티벌’이 열리고, 그 앞 이음센터에서는 장애인 문화공연이나 전시도 정기적으로 열리고 있습니다. 비장애예술인들과의 콜라보 뿐 아니라 장애예술인들의 공연과 작품은 매년 새롭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누구든지 방문한다면 즐겁게 관람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또 방송뿐 아니라 광고에서까지 장애예술인들의 활약을 기대해봅니다. 올해 롯데그룹은 ‘오늘을 새롭게, 내일을 이롭게’ 디지털 광고를 통해 다양한 직업군의 장애인 15명들이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이로운 영향력을 펼치는 영상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올해 가장 화제의 드라마였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우영우’ 역할도 언젠가는 장애당사자가 직접 연기를 펼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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