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me 감사합니다, 주님!
Text Lk 17,11-19
(11)예수께서 예루살렘으로 가실 때에 사마리아와 갈릴리 사이로 지나가시다가 (12)한 마을에 들어가시니 나병환자 열 명이 예수를 만나 멀리 서서 (13)소리를 높여 이르되 예수 선생님이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하거늘 (14)보시고 이르시되 가서 제사장들에게 너희 몸을 보이라 하셨더니 그들이 가다가 깨끗함을 받은지라 (15)그 중의 한 사람이 자기가 나은 것을 보고 큰 소리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돌아와 (16)예수의 발 아래에 엎드리어 감사하니 그는 사마리아 사람이라 (17)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열 사람이 다 깨끗함을 받지 아니하였느냐 그 아홉은 어디 있느냐 (18)이 이방인 외에는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러 돌아온 자가 없느냐 하시고 (19)그에게 이르시되 일어나 가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느니라 하시더라
1. 벌써 한 해를 마감하는 추수 감사 주일입니다. 한 해를 마감하는 주일이 추수 감사 주일이어서 참 좋습니다. 지난 1년을 돌이켜보면 365일 거의 모든 날을 감사하고 고마워하며 사랑하면서 살기보다는 짜증 내고 불평하며 걱정하면서 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몹시 하나님 앞에서 부끄럽습니다. 그런데 이 추수 감사 주일에 지나온 2023년 한 해를 다시 생각해 보면서 이 해에도 하나님이 얼마나 은혜와 복을 많이 주셨는지 깨달아 알게 하시고, 그래서 이 한 해를 감사로 정리하여서 인생 추억의 책 한 장(章)을 만들 수 있어서 이 추수 감사 주일이 한 해의 마지막에 있는 것이 정말 좋습니다.
이 좋은 오늘 2023년 추수 감사 주일에 함께 은혜 받을 말씀은 많이 들어서 잘 알고 있을 눅17,11-19입니다. 열 명의 나병 환자가 고침을 받았는데 한 명의 이방인, 사마리아 사람만이 돌아와 예수님께 감사하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 그 이야기입니다. 오늘 이 말씀이 2023년 추수 감사 주일을 맞은 저와 여러분 모두에게 은혜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2. 이 이야기가 주는 첫 메시지는 이것입니다. ‘하나님은 올해도 매일 매일, 모든 일에서, 우리 자신이 알아차리지 못한 순간에도 우리에게 은혜를 베푸셨습니다.’ 네~ 정말 그렇습니다.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으로 가시는 길이었는데 사마리아와 갈릴리 사이로 지나가는 길이었다고 했습니다. 한 마을로 들어가시는데 동네 어귀에서 나병환자 열 명이 모여 “예수 선생님이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라고 크게 소리를 지르고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가서 제사장들에게 너희 몸을 보이라” 하셨습니다. 당시 나병이 나은 사람은 제사장에게 가서 병이 나은 것을 확인받는 것이 규례였던 것을 생각하면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하신 말씀은 그들의 병을 고쳐 주신다는 의미인 것을 모두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긴 합니다만 18절 말씀으로 짐작하면 그 열 명 중에 단 한 명만이 이방인인 사마리아 사람이었던 것 같습니다.
‘사마리아와 갈릴리 사이로 지나는 길’, 길 가는 중에 지나가는 이름이 없는 ‘어떤 마을’, 우연히 마주친 열 명의 나병환자, 그중의 한 이방인 등등 이 이야기는 전혀 사람들이 생각하지 못한 곳과 사람에게 예수님의 은총이 임하였다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는 이처럼 우리들 인간의 생각 범주를 넘어서서 임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의 생각이 미치지 못하고 우리의 눈길이 미치지 못하는 것들, 우리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 그래서 보이지도 않고 알지도 못하는 곳까지 하나님의 은혜는 미치고 있다는 뜻입니다.
마4,13에는 예수님께서 유년기를 보냈던 나사렛을 떠나 스불론과 납달리 지경 해변에 있는 가버나움에 가서 사셨다고 했는데 이를 두고 마4,15-6은 “(15)스불론 땅과 납달리 땅과 요단 강 저편 해변 길과 이방의 갈릴리여 (16)흑암에 앉은 백성이 큰 빛을 보았고 사망의 땅과 그늘에 앉은 자들에게 빛이 비치었도다 하였느니라”고 하였습니다. 하나님은 사망의 땅과 그늘에 앉은 자들에게도 은혜를 내리신다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는 내리지 않는 곳이 없음을 알아야 하겠습니다.
지난 한 해를 돌이켜보면, 한 해를 사는 동안 우리는 우리 생각이 미치는 것에만 주목하며 살아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우리 인생은 우리가 미처 생각지 못했던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도 깨달을 수 있습니다. 우리 생각에 사로잡혀 불안해하고 짜증을 냈는데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다른 요소들이 많이 있었고 보이지 않는 손길로 하나님께서 인도하시고 그런 것들을 다스려 주시는 은혜를 내리신 것도 깨달아지는지 모르겠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에도 우리에게는 다양한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우리 기대와 예측과는 다르게 진행될 때가 많았지만 결국은 너무도 감사합니다. 예쁜 손주를 주셨고 건강하게 잘 자라는 걸 옆에서 지켜보며 많이 행복했습니다. 우리는 아무것도 한 것이 없는데 하나님은 너무도 좋은 것들을 많이 주셨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우리가 원하고 바라는 것을 주시지 않는다고 섭섭해하지는 않았는지 회개해야 합니다. 우리가 아는 것이 전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예측하지 못하는 것들에 대하여 “예수 선생님이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하고 부르짖어야 하는데 입을 다물고 산 것들도 회개해야 합니다. 주님께서 우리가 원하는 길로 가시지 않고 하필 저 사마리아와 갈릴리 사이로 지나는 길로 가시느냐고 마뜩잖게 여기며 의혹과 불신의 눈초리로 쳐다본 것을 회개해야 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그렇게 우리 생각을 초월하여서 깊고도 넓은 은혜를 베풀어 주신 것을 감사하고 감사해야 하겠습니다. 이제라도 깨달아서 소견이 짧고 생각이 모자란 우리에게 늘 넉넉하게 은혜로 돌봐주신 하나님의 은혜에 많이 감사하는 모두가 되셔야 하겠습니다.
3. 이 이야기가 주는 두 번째 메시지입니다. 우리는 성경본문에서 ‘감사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자’라는 메시지를 듣습니다. 열 명의 나병환자들은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을 듣고 제사장에게로 가는 중에 나병이 치유된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신분을 떠나 한 마음으로 “예수 선생님이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하고 부르짖던 그들은 병이 나은 것을 알자 각자가 생각도 하는 일도 다 달라졌습니다. 제사장에게 나은 몸을 보여주고 그동안 겪었던 설움을 한시라도 빨리 떨치기 위해 더 빠른 걸음으로 달려가는 사람이 있었을 것입니다. 병이 낫자 그동안 같이 행동하던 사마리아 사람과 다시 거리를 두면서 이젠 모르는 사이로 살자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을 겁니다. 병을 치료해 주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는 마음보다 그동안의 암울했던 시기의 일들을 빨리 잊고 싶어 자신의 과거를 들먹알지도 모르는 예수님을 피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컸을지도 모릅니다.
그들에게 나병환자로 살았던 때는 수치스럽고 또 억울하며 기억에서 모두 지워버리고 싶은 때롼 남았을 뿐입니다. 아팠던 때를 반추하며 자신의 삶에서 무엇이 잘못됐었고 부족했었는지를 돌아보며 교훈을 얻지 못했기 때문에 그 기간은 그야말로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때였을 것입니다. 그런 그들은 몸의 나병은 고침을 받았을지 몰라도 그들의 영혼과 삶의 질병은 전혀 고쳐지지 않았을 것이 틀림없습니다. 아팠던 것도 그들에게는 남들은 경험할 수 없는 소중한 자산일 수 있지만 그냥 쓰레기로 버리기만 했을 뿐입니다.
하지만 한 명의 사마리아 사람은 달랐습니다. 그는 병이 나은 것을 알았을 때 제일 먼저 하나님을 생각하며 베풀어 주신 은혜에 감격하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습니다. 15절을 봅니다. “그 중의 한 사람이 자기가 나은 것을 보고 큰 소리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돌아와” 큰 소리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습니다. 그는 자신의 치료가 하나님의 은혜임을 고백했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는 몸만 치료받은 것이 아니라 그 질병으로 인하여 그의 영혼이 하나님과 더욱 가까워지는 역사도 일어나게 한 것입니다. 무엇 때문에 몸에 병이 생겼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마음에 하나님을 받아들이면서 다시는 옛 생활로 돌아가지 않는 은혜의 사람이 되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예수님께로 돌아와 발아래에 엎드려 감사했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 사마리아인은 구원자이신 예수님을 믿는 예수님의 사람으로 사는 은혜도 받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그는 나병에 걸렸던 일까지도 하나님께 감사했을지도 모릅니다. 곤란 중에 예수님을 만나 은혜를 입은 사람은 병이 나은 것보다 예수님의 은혜를 입어 죄를 씻음 받고 영생을 얻어 예수님과 같은 편의 사람이 된 것을 더 소중히 여기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충분히 그런 짐작을 할 수 있습니다. 병이 아니었으면 영원한 구주 예수님을 만날 수도 없었기 때문에 병에 걸린 것을 하나님이 부르신 것이라 믿고 감사하는 것입니다.
2020년 생후 6개월이던 둘째 아들을 급성심장마비로 떠나보낸 사람이 있습니다. 그는 영안실로 내려가던 그 길이 인생에서 가장 먼 길이었다고 그 때를 되새깁니다. 그는 "간절히 믿었던 하나님마저 내 손을 놓았다고 생각했지만, 국경을 넘어 만난 아름다운 이들을 통해 자신이 병들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고백합니다. 그는 4개월 전 엄마를 잃은 나탈리라는 아이를 만나며 치료받았다는 것입니다. 엄마를 잃고서 울고 싶지만 강해져야 하기에 울음을 참는 나탈리를 보며 “나탈리 하나님을 원망한 적이 있니?” “"아니요. 이 또한 하나님의 계획이겠죠."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지만 마음에 천국이 있는 아이를 보며 불평이 부끄러움으로 바뀌었고, 지금은 감사로 완성됐다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그는 절망 대신 아들을 천국에서 다시 만날 소망을 가지고 130여 명의 아이들을 후원하며 마음의 천국을 이뤄가고 있습니다. 유명 인플루언서 '비글부부'의 '하준파파'이자 HUG 대표인 황태환 성도의 이야기입니다.
감사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면 더 좋은 일이 생깁니다.
4. 본문의 마지막 메시지입니다. 예수님은 이 사마리아 사람에게 19절에서 “그에게 이르시되 일어나 가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느니라 하시더라”고 하셨습니다. 은혜에 감사하는 사람에게는 “일어나 가라”는 말씀이 주어집니다. 혹시 무슨 붏이익이라도 당할까봐, 혹시 치료비를 내라고 하지 않을까 싶어, 돌아가 사례하기를 주저하지 않고, 돌아가 감사했더니 1도 찜찜한 것을 남길 필요 없이 갈 수 있는 허락을 받았다는 말입니다. 또한, 은혜에 감사하는 사람에게는 믿음이 생기고 그 믿음을 예수님께 인정받는 복도 생깁니다.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느니라”는 말씀이 그것입니다. 이 사마리아 사람은 그의 행동이 믿음에서 나온 행동임을 인정받고 그 믿음이 나병과 죄로부터 구원하였다는 선언을 듣는 복을 받았습니다.
나머지 사람들도 그리스도의 권능에 의하여 병 치료를 받았습니다. 주님께서는 그들의 불행을 동정하시고, 그들의 기도를 응답하여 고쳐주신 것입니다. 그러나 이 사마리아인은 병 고침 이상의 것을 얻는 믿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감사를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불평’ ‘원망’이 아니라 ‘당연’이라 할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을 하나님의 은혜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모든 것에 감사할 수 있고, 그런 믿음이 주님께 인정받는 믿음입니다. 감사는 복에 복을 더하게 하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 당연한 일은 없습니다. 다 은혜일뿐입니다. 이것을 아는 믿음은 더욱 높이 오르게 되고 더욱 풍성하게 하며 더욱 많아지게 합니다.
영성 작가로 유명한 브레넌 매닝이 쓴 '모든 것이 은혜다'라는 제목의 책이 있습니다. 그는 알코올 중독자였던 아버지 밑에서 학대를 받으며 자랐습니다. 술에 취해서 아버지는 종종 그를 때렸고, 그의 어머니도 아이들을 돌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불량소년으로 자랐습니다. 성인이 되어서는 그 자신도 알코올 중독자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를 그냥 내버려 두지 아니하시고 붙드셨습니다. 그는 예수님을 믿고 알코올중독으로부터 해방되었습니다.
그는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한 후, 알코올 중독자를 아버지로 둔 것을 원망하지 않았습니다. 불량소년으로 산 것도, 자신도 알코올 중독자가 되었된 것도, 그것이 얼마나 무섭고 부끄러운 짓인지 깊이 깨달아 알 수 있기에 은혜로 받아들였습니다. 무엇보다 그런 자리에서 건져주신 주님의 십자가 은혜가 얼마나 크고 놀라운지를 누구보다 더 크게 깨달을 수 있어서 또한 은혜라 하였습니다. 본인이 많은 상처를 입었기 때문에 상처 입은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었고 자기의 부끄러운 과거에 대한 고백이 결과적으로 많은 사람이 치료받고 회복하게 한 것도 은혜였습니다. 그의 나이 77세이던 2011년, 그해에 자신의 인생을 뒤돌아보면서 마지막 저서를 썼는데 제목이 ‘모든 것이 은혜다’입니다.
모든 것이 은혜인 것을 아는 사람이 모든 것에 감사할 수 있습니다. 은혜에 크게 감사할 수 있을 때 더 큰 은혜를 발견하고 또 더욱 큰 감사를 하는 역사가 일어날 것입니다. 온 세상 사람이 나를 버리고 떠나도 주님은 나를 단단히 붙드시고 용서하시고 회복시켜 주시고 치료하시고 새 사람으로 만들어 주시는 은혜가 있습니다. 우리를 인도해 주시는 은혜가 있습니다. 우리가 알아도 몰라도 그 은혜는 그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감사할 것밖에 없습니다. 살전5,16-18 말씀과 롬8,28 말씀을 읽고 마치겠습니다
“(16)항상 기뻐하라 (17)쉬지 말고 기도하라 (18)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