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고스톱이나 포커가 성인들의 대표적인 놀이가 되었을까요?
어른들의 놀이문화를 따져들기 전에 먼저 재미있는 놀이의 요건은 무엇인가부터 살펴봐야 겠다.
놀이가 재미있을려면 언제어디서든지 좁은 공간과 적은 인원으로도 놀이가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한다. 또, 휴대하는 놀잇감이 복잡하고 무겁고 거추장스러우면 그 놀이도 잘 이루어질 수 없게 된다. 예를 들어, 전래놀이 중 '투호'놀이를 어른들의 대표놀이로 만들기 위해서는 어른들은 놀러 다닐 때에 투호통과 화살을 항상 준비하고 다녀야 할 것이다. 이런 번거로운 놀이를 누가 할려고 할 것인가?
놀이의 한판이 짧고, 단순하여야 한다. 놀이의 규칙이 어려워서 규칙을 잊기도 하고 규칙을 생략해버리기도 한다면 그 놀이가 명맥을 유지하기는 힘들 것이다.
또, 언제나 놀더라도 새로운 맛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지겨운 놀이는 놀지 않을 것이 당연하다. 오늘 놀 때에는 이런 재미를 느끼고, 내일 놀 때에는 또 다른 재미를 느껴야 그 놀이는 매일 매일 놀아질 것이다.
그럼, 어른들의 대표적인 놀이인 '고스톱'과 '포커'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위에서 언급한 재미있는 놀이의 여건에 거의 맞게 된다.
여기서, '고스톱'과 '포커'가 가지고 있는 재미를 다시한 번 열거해 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어른들이 하기에 체력적으로 심한 소모가 없다. 밤을 새는 사람이야 힘들겠지만, 2∼3시간 하기에는 문제가 없다. 또, 좁은 공간에서도 충분히 놀이를 할 수 있다. 어느 곳이든지 3∼4명이 모이면 놀고 있는 모습을 보면 충분히 알 수 있는 내용이다. 그 다음으로는 놀잇감이 가볍고, 휴대하기 편하기 때문이다. 놀이는 놀잇감이 있을 때 더욱 그 빛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놀이의 한판이 짧아서 지루해지지 않고, 변화무쌍한 놀이의 방법이 나올 수 있다. 또, 몇 번만 해보면 규칙은 단순하여 누구나 배워서 할 수 있다. 또, 어른들은 지적인 놀이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 머리쓰는 놀이로서도 손색이 없다.
이렇게 '고스톱'과 '포커'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여건을 지니고 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점 한가지를 더 꼽아본다면, '돈'이다.
돈이라는 매개체가 끼여 있어서 단순하게 끝날 수 있는 놀이를 좀 더 다양하게 이끌어 갈 수 있고, 그 놀이에 몰입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준다. 또, 어른들은 이런 돈이 걸린 놀이를 좋아하고, 일확천금을 꿈꾸는 심리가 어느정도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고스톱'이나 '포커'가 성인들이 즐기기에는 알맞은 놀이가 되었으나, 왜 좋지 않은 놀이로 취급을 할까?
그것도 '돈' 때문이다. '돈'이 빠지면 놀이는 재미없어지고, '돈'이 끼어들면 놀이는 활기를 띠고 사람들은 그것에 푹 빠져버리게 된다.
이렇게 '고스톱'이나 '포커'가 놀이의 일종이기는 하지만, 권할 만한 놀이는 아닌 것이다. 놀이란 무목적성을 가지고 있어서, 그 놀이를 단순히 재미있어서 놀고, 또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풀게되는 성격을 지니고 있는데, 이 '고스톱'이나 '포커'는 보통 목적이 '돈'인 사람들이 많다. 스트레스를 풀고, 새로운 에너지를 재충전해야 할 텐데, 이 놀이에 빠져들고, 지나치게 될 경우는 인간사이에서 풀어버려야 될 나쁜 감정들이 더욱 꼬여서 풀기 어렵게 되버리는 것이다.
어른들이 '고스톱'을 하는 이유는 "복권을 사는" 어른들의 마음들과 비슷한 것이다. 이러한 '돈'이라는 매개체가 없이 재미를 불러 일으키는 놀이가 있다면 그런 놀이가 어른들의 생활에 널리 퍼져야 되는데, 현재로서는 이런 어른들의 놀이문화를 대신할 만한 새로운 놀이가 없는 것이다. 빨리 새로운 놀이가 개발되어 우리의 정서를 좀먹는 이런 놀이는 사라졌으면 하는 것이 바램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