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07 하나님께서 언급하신 '우리'라는 복수의 의미는?
“하나님이 이르시되 우리의 형상을 따라 우리의 모양대로 우리가 사람을 만들고 그들로…모든 것을 다스리게 하자 하시고 하나님이 자기 형상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 (창 1:26~27)
구약에는 하나님의 대화중에 종종 '우리'라는 복수형이 언급된다. 인간의 창조 시에 “우리의 형상을 따라 우리의 모양대로 우리가 사람을 만들고"(창 1:26)라고 한다. 범죄 후에 인간을 에덴에서 내보낼 때, “이 사람이 선악을 아는 일에 우리 중 하나같이 되었으니 "(창 3:22)라고 말한다. 바벨탑 사건 때 "자, 우리가 내려가서 거기서 그들의 언어를 혼잡케 하여 그들로 서로 알아듣지 못하게 하자" (창 11:7)고 한다. 이사야 소명 계시에서 "내가 누구를 보내며 누가 우리를 위하여 갈꼬”(사 6:8)라고 한다. 이 모든 경우에 하나님이 언급하신 '우리'의 의미는 무엇인가?
그저 특별한 의미가 없는 복수형인가? 하나님 자신의 독백인가? 아니면 누구와의 대화인가?
그동안 다양한 해석과 설명들이 제시되었지만 크게 둘로 나누면 독백과 대화이다. 독백으로 보는 견해로는 (1) 단수 하나님의 위엄을 나타내는 문법적 형태인 '위엄의 복수. (2) 스스로 자신을 격려할 때 쓰는 어법인 자기 격려의 복수, (3) 가장 최근에 창조된 사물인 땅과의 대화, 등이 있다. 대화로 보는 견해로는 그 대상에 따라 (4) 천사와의 대화, (5) 다른 신들과의 대화. (6) 성령과의 대화 (7) 그리스도와의 대화, (8) 삼위일체의 대화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이 견해들을 간략히 비판적으로 분석해 보자.
첫째로 위엄의 복수는 숭엄한 인상을 주기 위한 복수형으로 단수 형용사에 의해 수식되며 단수 동사를 취한다. 예를 들어, '주인들'을 의미하는 아도나임이나 브알림은 문법적인 형태는 복수이지만 단수 동사를 취한다. 그러나 문제는 이 위엄의 복수가 동사 형태로는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히브리어는 '우리'라는 주어가 없어도 동사의 형태만으로 1인칭 복수를 나타낸다. 그런데 그런 동사 형태가 위엄의 복수로 사용된 사례는 없다. 또한 여자의 창조에서는 1인칭 복수 동사가 아니라 1인칭 단수 동사가 사용되었다. 즉 여호와께서 여자를 창조할 때에 '우리'가 아니라 '내'가 그를 위하여 돕는 배필을 지으리라”(창 2:18)고 말씀하셨다. 숭엄한 인상을 주기 위함이라면 왜 여자의 창조에서는 그렇게 표현하지 않았는가?
둘째로 하나님은 당신 자신을 격려하실 경우에도 '우리'가 아니라 '내'를 사용하셨다. 이사야 33장 10절은 "여호와께서 가라사대 내가 이제 일어나며 내가 이제 나를 높이며 내가 이제 지극히 높이우리니"라고 말한다.
셋째로 땅은 물론이요 심지어 천사라도 피조물은 창조 문제에 있어서 하나님의 의논 대상이 되지 못한다. 천사는 다만 섬기는 영"(히1:14) 일 뿐이다. 이사야 40장 14절은 하나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실 때에“그가 누구로 더불어 의논하셨느냐"고 묻는다.
넷째로 창세기 1장에서 다신교적 개념을 찾는 것은 그야말로 견강부회(牽强附會)를 작심하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 그것은 신구약 전체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예레미야는 “오직 여호와는 참 하나님이시요 살아 계신 하나님이시요 영원한 왕이시라... 천지를 짓지 아니한 신들은 땅 위에서, 이하늘 아래에서 망하리라”(렘 10:10~11)고 하였다.
결국, 창조 시에 언급된 '우리'는 전통적인 해석대로 삼위 하나님의 대화라고 이해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물론 이 구절 자체에 삼위일체가 직접 언급되어 있지는 않다. 그러나 성경 전체에서 삼위 하나님 개념은 분명하다(마 3:16~17; 고후 13:14; 벧전 1:2). 성령과 그리스도는 창조에 동역하셨다. 창세기의 창조 기사는 1절에 이어 곧바로 하나님의 신, 즉 성령이 “수면에 운행하시니라"(창 1:2)는 진술로 시작한다. 하나님은 "그 신으로 하늘을 단장"(욥 26:13) 하셨다. 욥기 33장 4절은 "하나님의 신이 나를 지으셨다고 말한다. 또한 시편 104 편 30절은 하나님께서 “주의 영을 보내어 저희를 창조하사 지면을 새롭게 하시나이다"고 약속한다. 요한은 그리스도에 대해 “만물이 그로 말미암아 지은 바 되었으므로 지은 것이 하나도 그가 없이는 된 것이 없었”(요 1:3)다고 하였다. 바울도 “만물이 그에게 창조만물이 다 그로 말미암고 그를 위하여 창조되었"(골 1:16~17)다고 하였다. 삼위 하나님은 창조에 동역하셨다. 그러므로 창조 시에 언급된 '우리는 삼위 하나님을 가리킨다고 이해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