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미술관이라고 불리는 박물관은
미국 뉴욕의 근대 미술관,
스페인 마드리드의 프라도 미술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에르미타주 미술관이 있답니다.
만일 내게 스페인을 여행할 기회가 다시 주어진다면 프라도 미술관 관람을 제1순위에 넣고 싶다.
프라도 미술관은 수도 마드리드에 있으며 스페인 왕궁의 역대 군주들이 수집한 미술품을 소장하고 있다.
가이드의 설명에 의하면 이곳에 소장된 대부분의 미술작품들이 스페인 왕실 등에서 소유해 왔던,
오직 스페인의 예술품이라는 거에 이 미술관의 자부심이 있다고 했다.
3000여 점에 달하는 미술품이 전시되어 있다는데 고작 2시간 동안에 몇몇 유명 그림을 스쳐 지나가듯이 본 것으로
이 미술관에서 느꼈던 감동을 어찌 감동이라 말할 수 있겠냐만.
살바도르 달리, 가우디 등 스페인을 대표하는 많은 예술가들이 이 미술관의 작품에서 그들의 예술적 영감을 얻었다고 하니
나 같은 문외한도 어떤 그림 앞에서는 짧게 지나치는 순간에도 도저히 발걸음을 뗄 수 없는 감동과 경이로움을 경험하였다.
프라도 미술관 입장권은 전시된 작품의 한 부분을 주제로 정하여 제작된다는데 올해는 작품 속 손이 주제라고 한다.
내가 받은 입장권 손의 주인공은 엘 그레코의 작품이다. 엘 그레코는 1500년대 말쯤 르네상스 시대에 활동한 화가인데
성서를 주제로 그린 그의 그림들은 내가 주로 보아 왔던 르네상스 시대 화가들과는 전혀 다른 화풍의 그림으로 확연히 구분된다.
프라도 미술관에서 엘 그레코의 그림이 전시된 방으로 들어섰을 때 내가 받았던 느낌은 고통이었다.
전혀 다른 분위기의 수태고지이다.
엘 그레코는 그 시대보다는 현대에 와서 더 조명받는 화가가 되었다.
그 당시 쓰였던 그림 안료들은 전부 자연에서 얻은 색들이었는데 자연의 색으로 표현된 풍부하고도 기품 있고 우아한 색감은
현대 회화에서는 도저히 발견할 수 없는 저 세상 고급스러움을 보여준다.
(위 그림의 사진과 더불어 앞으로 소개될 그림의 사진들은 인터넷상에서 캡처해서 색감이 엉망임을 미리 알려둔다.)
나는 위 그림에서 성모마리아의 의상 청색에 매료되었는데 마땅히 성모마리아께서 입어 마땅한 성스러운 색이라는 느낌이
팍 왔다.^^그 당시엔 원료를 쉽게 구할 수 없어 가장 비싼 염료였다고 한다.
이 그림이 그려진 시기에는 화가라는 직업이 그다지 높은 신분은 아니었다는데 자기애로 똘똘 뭉친 이 작가는 당당하게 자화상으로 자신을 드러내는데 주저함이 없다.왠지 이 금발의 꽃미남 화가는 그 시절 많은 여자들을 설레게 했을 듯하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그는 부유한 집에서 태어나 스스로 화가의 길을 선택한 자긍심 넘치는 화가였다고 한다.
위 그림은 첫 번째 세 번째가 두 번째 그림을 가운데로 하고 좌우에 배치된 3단짜리 병풍처럼 제작된 제단화이다.
이 그림의 제작 예상연도가 대략 1500년이라는 게 도저히 믿기지가 않는다.위에서부터 차례로 에덴동산, 타락한 현실세계,
지옥의 풍경을 묘사한 내용이다. 기괴한 모양의 동물식물들이 인간과 기묘한 조합으로 등장하며 그런 초현실적인 표현들이
음산할 듯도 하지만 전체적인 색감은 화사하고 부드러워 그림 자체는 유니크함으로 다가온다.
이 그림을 그린 히에로무니스 보스는 그 당시 인간의 타락을 경고하는 종교적인 엄격함을 강조했겠지만 21세기의 무신론자인
나는 재밌는 풍자화를 보고 있는 느낌이다.
그의 이런 기발한 회화적 상상력이 스페인의 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다고 한다.
내가 오버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고야의 이 두 그림을 보고 있자니 근대가 열리는 역사의 현장을 보는듯하다.
권력에 맞선 민중의 궐기와 탄압!신과 왕, 귀족이 그림의 주인공이던 시대는 가고 비로소 민중이 주인이 되는 시대의
신호탄이 된 그림 앞에 섰다.공포에 질린 총살 직전의 두 팔 벌린 이름 없는 이의 모습이 이곳에 전시된
그 어떤 성화보다도 거룩하다.
프라도 미술관 관람을 끝내고 나오니 스페인에 대하여 나름 많이 알게 되었다.
위치
티센 보르네미스사 미술관에서 도보 3분
메트로 : 1호선 Atocha 역에서 하차, 도보 10분(고야 문까지는 도보 15분)
버스 : 10, 14, 27, 34, 37, 45, N9, N10, N11, N12, N13, N14, N15, N17, N25번 Prado-Pza. Murillo에서 하차, 도보 2분
국립 프라도 미술관(Museo Nacional del Prado)
쾌락의 정원 - 히에로니무스 보스
〈쾌락의 정원〉은 보스의 작품 중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이다. 이 그림은 3부작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 ‘피조물’, ‘쾌락의 동산’, ‘지옥’을 묘사하고 있다. 왼쪽 패널의 ‘피조물’은 인간이 창조될 때의 모습을 담은 것으로,
에덴 동산에서 신이 아담의 뼈로 이브를 창조한 후, 아담에게 이브를 소개하고 있다. 가운데 패널인 ‘쾌락의 동산’은 세속에서
오직 즐거움만 탐닉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오른쪽 패널의 ‘지옥’은 쾌락의 즐거움으로 인해 지옥에 떨어진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초현실주의의 선구자라고 할 수 있는 보스의 작품들은 대부분 난해한 데 비해, 이 작품은 비교적 이해하기 쉬운 작품이다.
쾌락의 정원 - 히에로니무스 보스
삼위일체 - 엘 그레코
이 작품은 톨레도의 산토 토메 성당의 제단화로 그려진 것으로, 성모 승천 대축일을 기념해 제작된 것이다.
엘 그레코가 스페인 정착 초기에 이 작품을 의뢰받았고, 덕분에 그는 톨레도에 잘 정착할 수 있게 되었다.
이 그림의 주제인 삼위일체는 ‘성자’인 예수와 ‘성부’인 하나님, ‘성령’을 대변하는 비둘기를 뜻하며,
성부 · 성자 · 성령이 이 그림 속에 모두 담겨 있다.
삼위일체 - 엘 그레코
비너스와 아도니스 - 베첼리오 티치아노
이 작품은 그리스 신화 속 비너스와 아도니스의 사랑을 주제로 한 그림으로, 신과 인간의 슬픈 사랑을 묘사하고 있다.
비너스는 큐피트의 화살을 맞은 후 아도니스에게 반해 사랑에 빠지게 되는데, 아도니스는 신이 아닌 사람이었다.
이 그림은 아도니스가 멧돼지에게 죽임을 당할 운명이라는 것을 알고 그가 사냥에 나가지 못하도록 비너스가 말리고 있는
장면을 그린 것이다. 아도니스는 비너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사냥에 나갔다가 죽고 결국 아네모네꽃으로 피어나게 된다.
비너스와 아도니스 - 베첼리오 티치아노
가슴에 손을 얹은 기사 - 엘 그레코
이 작품 속의 기사는 전형적인 스페인 귀족의 모습을 하고 있다. 기사는 검을 가지고 있고, 왼팔은 등 뒤로 한 채,
오른손을 가슴에 얹어 마치 기사의 서약을 하고 있는 듯하다. 이 작품 속 주인공은 산타아고의 돈 후안 드 실바라고
짐작하고 있다.
가슴에 손을 얹은 기사 - 엘 그레코
브레다의 항복 - 벨라스케스
이 작품은 1625년 스페인이 네덜란드의 브레다 성을 포위해서 결국 항복을 받아 낸 사건을 묘사한 것으로, 스페인 왕궁의 알현실을 장식하기 위해 그린 것이다. 그림 가운데에 열쇠를 건네는 사람이 브레다의 사령관인 나사우이며, 열쇠를 받는 사람이 스페인의 사령관인 스피놀라다. 그림 속의 스페인은 승자이지만 거만하지 않고, 마치 패자에게 관용을 베푸는 것처럼 표현되어 있다.
브레다의 항복 - 벨라스케스
카를로스 4세 가족의 초상 - 프란시스코 고야
고야가 궁정 화가로 활동하면서 가장 마지막에 그린 왕가 일가의 초상화다. 이 작품 속에는 총 14명의 인물이 등장하는데,
화가 자신의 모습도 왼쪽 위에 그려져 있다. 이 작품에서 고야는 왕족의 모습을 현명한 모습보다는 멍청한 느낌으로 묘사하고
있는데, 이는 타락한 왕실의 모습을 풍자한 것이다. 당시 유럽에 퍼진 계몽주의와 프랑스 대혁명 등의 영향으로
고야는 군주제에 환멸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그림을 본 카를로스 4세는 매우 흡족해 했다고 한다.
카를로스 4세 가족의 초상 - 프란시스코 고야
1808년 5월 3일 - 프란시스코 고야
이 작품은 1808년 5월 3일에 스페인에서 일어난 역사적인 사건을 기록하고 있다. 1808년 나폴레옹이 마드리드를 점령하고
자기 동생을 스페인 왕으로 삼았는데, 이에 저항한 마드리드 시민들이 폭동을 일으키자 5월 3일 밤에 프랑스 군대가 폭동
가담자 수천 명을 처형했다. 고야는 처형당하는 시민들을 영웅적으로 묘사하기보다 사실 그대로 그렸다. 특히 강한 명암
대비가 긴장감을 극대화하고 있으며,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형수들의 절망적인 모습이 전쟁의 참혹함을 보여 준다.
1808년 5월 3일 - 프란시스코 고야
아들을 잡아먹는 사투르누스 - 프란시스코 고야
프라도 미술관에는 고야의 작품 중 〈검은 회화〉 시리즈도 많이 전시되어 있는데 그중에서 이 작품이 가장 충격적인 작품이다.
이 작품은 로마 신화에 나오는 사투르누스 신이 자신의 아들을 잡아먹는 장면을 그린 것인데, 그는 아들이 자라 자신의 자리를
빼앗을까 봐 두려워 아들을 낳는 족족 잡아먹었다고 한다. 이 그림 속에서는 피를 뚝뚝 흘린 채 아버지에게 먹히는 아들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이 작품을 통해 고야는 폭력성이나 인간성의 타락, 죽음에 대한 두려움 등을 표현하고 있다.
아들을 잡아먹는 사투르누스 - 프란시스코 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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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을 잡아먹는 사투르누스
고양의 검은그림 시리즈 중 하나.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노업의 신 사투르누스가 자신이 아들에게
모든 권력을 빼앗길 것이라는 가이아의 예언이 실현될 것을 두려워해서 결국에는 아들을 잡아먹는 모습입니다.
인간의 끝없는 욕망이 비극을 부른다는 메세지를 담고 있어요
아티스트 : 고야 / 전시실 위치 : 67번방
부의 미술작품 자신 촬영은 불가능하지만 입구쪽은 사진 촬영이 가능해서 찍어보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