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실상부 대한민국의 최고 대기업 중 하나인 SK그룹이 인사를 두고 큰 지각변동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우선 SK그룹 최태원 회장은 그룹 최고경영진인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장동현 SK㈜ 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을 일본으로 불러 퇴진을 요청했다고 합니다.
이는 최태원 회장이 SK그룹의 최고 경영진들을 세대교체 하며 새로운 활력을 돋우고 반도체·배터리를 비롯한 그룹 주력 사업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결단으로 보입니다.
또한 SK그룹은 오는 7일 단행하는 연말 인사에서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을 SK그룹 2인자인 ‘수펙스추구협의회(이하 수펙스)’ 의장으로 선임하는 안을 유력하게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참고로 최창원 부회장은 고 최종건 SK 창업주의 셋째 아들로, 최태원 회장의 사촌동생입니다.
최종건 창업주 사망 이후 동생 최종현 회장이 그룹을 이어받았다가, 최종현 회장의 장남인 최태원 회장이 경영을 도맡았습니다.
이후 최종건 창업주의 자녀들인 최신원·최창원 부회장은 각각 SK네트웍스, SK디스커버리를 사실상 분할해 경영해 왔습니다.
그리고 현재 최태원 회장의 자녀들이 아직까지 경영에 나서기에는 경험과 연륜이 부족하기에, 최태원 회장이 친동생인 최재원 수석부회장과 사촌동생인 최창원 부회장을 승계 후보로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예상됩니다.
만약 최창원 부회장이 2인자 자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역임한다면 ‘SK그룹의 형제 경영’ 전통이 ‘사촌 경영’으로 계승될 것입니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최창원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SK디스커버리와 자회사인 SK디앤디가 강세를 보였습니다.
한편, 재계에서는 SK그룹의 급작스러운 경영 인사 교체에 '독이 든 성배'가 될 수도 있다고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SK그룹은 2016년 이래 반도체·배터리·바이오 등 신산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카본 투 그린’(탄소에서 친환경으로) 전략을 필두로 그룹 체질 전환에 나섰습니다.
실제로 2017년 SK실트론 인수, 2018년 첫 미국 배터리 공장 투자, 2020년 SK넥실리스 인수, 2021년 인텔 낸드부문·베트남 빈커머스 지분 인수 등을 광범위적인 투자활동을 적극적으로 해왔습니다.
그런데 미국 금리 인상 랠리와 글로벌 경기 침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복합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공격적인 투자가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새로운 최고경영진이 오히려 큰 패착을 맞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