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토끼가 다니는 길은 산토끼가 잘 안다.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한 이야기다.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나이 많은 노인의 연륜은 무시할 수 없다.
백문(百聞)이 불여일견(不如一見)이라고 했다.
백 마디 말보다 한 번의 경험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인생 선배가 들려주는 조언은 때로는 그 무엇보다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지침이 될 수 있다.
중국의 고서(古書) 『한비자(韓非子)』 「세림(說林)」 편에
『어리석은 부모는 자식에게 황금을 물려주고 현명한 부모는 자식의 머릿속에 지혜를 남겨준다.』라는 이야기가 있다.
그렇다. 노(老) 부모님들은 생기는 대로 자식 낳아 공부시키고 결혼시켜, 전셋집이라도 하나 얻어 출가(出家)시킨다. 그리고도 성차지 않았던지 생활비에 자동차까지 사주고 소 팔고 전답 팔아 사업 밑천까지 대주다 보니 아뿔싸, 늙은 부부는 싸늘한 베름빡(벽)만 쳐다보는 신세가 되었다. ‘어리석은 부모는 자식에게 황금을 물려준다.’라는 말을 상기하며 땅을 치며 후회한들 이미 업질러진 물이다.
이 시대, 대한민국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그간 자식을 키우면서 스스로 여러 경험을 겪었다.
또한, 주변 사람들의 인생 사례 또한 많이 봐 왔다.
그렇게 경험이 풍부한 노인들이 어찌하여 무료 급식소를 찾고 일자리를 찾아 새벽부터 줄을 서야 하는가. 노후 준비는 왜 안 했을까. 등짝에 식은땀이 흐른다.
늙은 나이에 돈벌이하려고 사회에 나와 보니 푸대접에 모든 것이 서럽다.
노후에 부부가 행복한 시간을 보내야 하는데 매일매일 하늘로 가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다.
어디 그뿐인가. 평생 자식을 위해 살다가 정신을 차리고 보니
병원 처방전에 의지하며 목숨을 유지하다가 언젠가는 요양원으로 가야 한다.
이 시대 노인의 인생 끝자락이 너무 서글프다.
주변에는 늙어서 눈물 흘리는 노부부를 너무 많이 봐왔다.
무엇이 우리를 이렇게 힘들게 하는 걸까? 그 해답은 바로 자녀와 부모의 관계에 있었다.
젊을 때는 몰랐지만, 늙어 보니 “무자식이 상팔자다.”라는 옛말이 생각난다.
이제라도 자식과 과감하게 이별을 선언해야 한다.
산속 동물도 새끼가 태어나면 일정 기간 사냥법과 생존 훈련을 시킨다.
어미와 눈물의 이별을 하고 떠나보낸다. 그것이 삼라만상의 법칙이다.
우리 인간도 이처럼 밀림의 자연법칙을 동물에게서 배워야 한다.
자식에게 언제까지 먹이를 물어다 줄 것인가.
자식이 성인이 되면 남보다 조금 가까운 남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