登迦葉廢寺 폐쇄된 迦葉寺를 오르며
僧去寺空草自靑 중 떠난 절에는 空虛하게 풀만 나니 푸르고,
詩人到此幾雄爭 시인이 이곳에 왔으되 누구와 實力을 겨루겠는가?
無靈老佛還多㤼 영혼 없는 늙은 부처만 도리어 겁만 잔뜩 먹고,
慣客仙禽故不驚 늘 오던 이라서인지, 산새들은 놀라지도 않는구나!
西流漢水歸滄海 서쪽으로 흐르는 한내의 물은 바다로 흘러들고,
北走苞山鎭白城 北에서 달려온 苞山은 안성에 머무르네!
五十年前誰閉者 오십 년 전에 이 절을 누군가 폐쇄하였으니,
開門不見守仁名 문 열어 仁義를 지키는 자를 찾아도 보이질 않네!
※가섭사: 위치 불명이나 제2권 남유일기에서 陰城 沙峴고개를 넘어 북쪽에는 迦葉山 고개가 있고 고개 남쪽에는 성재 고개가 있다고 기술하고 있으나, 가섭사는 진현리에 위치하는 것으로 추정됨.
※漢水는 한강이 아닌 漢川(‘한내’라고 불림)으로 용인의 쌍령산과 두루봉이 있는 원삼면 독성리에서 시작하여 고삼저수지를 거쳐 안성천으로 흐르는 물줄기임.
※苞山은 구포산으로 안성에 있는 비봉산의 뒤를 구불구불하게 빙 둘러막고 있다(九苞山飛鳳之後 障盤紆回旋者也). 白城은 안성을 뜻함. 安城의 名稱은, 奈兮忽로 고구려 때의 고을 이름이라는 설도 있으며, 757년(경덕왕 16) 白城郡으로 고치고 940년(태조 23) 지금의 이름인 安城縣으로 고쳤다. 1018년(현종 9) 水州(지금의 수원)에 넣었다가 뒤에 郡으로 승격되기도 하였다. 1413년(태종 13) 충청도로부터 경기도에 편입되었으며, 1895년(고종 32) 관례에 따라 안성군이 되었다. 내혜홀은 낮골, 즉 지역이 낮은 고을로 풀이하고 있으며, 안성의 토박이말로도 낮골로 불리었다.
※守仁: 王陽明(1472∼1528)의 號, 양명학의 창시자, 心學의 大成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