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승려 우번조사의 설화가 깃든 <우번대>, 남명선생의 시귀에 등장하는 <종석대>,문수대,서상대
한꺼번에 많은 대(臺)를 답사해야한다.
노고단대피소 코앞에 있는 종석대를 올라야하기 때문에 맑은 날씨라 걱정은 되지만 그곳을 올라야만 한다.
비장한 마음으로 성삼재에서 내려 500M쯤 오르다가 사면을 치고 능선길로 오른다
▼ 지리산 온천이 있는 산동면에 황금 들녘
▼ 노고단 정상을 중심으로 왼쪽으로 노고단 고개가 보이고 오른쪽으로 송신탑이 있다.
▼ 간미봉 능선
▼ 오른쪽으로 종석대가 보이지만 동선때문에 우번대를 먼저 가야한다.
▼ 억새가 반짝이는 사면을 치고 내려간다.
▼ 구례 시내가 한눈에 보인다. 섬진강 건너 자라를 닮은 오산(鰲山)도 보인다.
▼ 점점 높아지는 종석대
신라 승려, 우번은 지리산에 입산해 10년 수도를 결심하고 천은사 골짝의 상서로운 기운이 가득한 상선암에 자리를 잡았다. 용맹정진 9년째 수도를 하던 어느 봄날, 아름다운 여인이 나타나 요염한 자태로 그를 유혹했고, 여인의 미모에 홀린 우번은 수도승이란 자신의 처지를 잊고 그녀를 따라나선다. 그 여인은 기화요초 만발한 아름다운 숲을 지나 자꾸만 높은 곳으로 올라갔다. 우번은 여인을 놓칠세라 정신없이 산 정상까지 따라 올랐는데, 유혹하던 여인은 간데없고 관음보살이 자신을 굽어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깜짝 놀란 우번은 관음보살이 자신을 시험한 것임을 알아채고, 그 자리에 엎드려 자신의 어리석음을 뉘우치니 관음보살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 바위만 우뚝 서 있었다. 우번은 자신의 수도가 크게 부족함을 깨닫고 산자락에 토굴을 파고 수도 정진해 도승이 됐는데, 우번조사가 도를 통하던 순간, 석종소리가 들려왔다고 한다.
우번대(牛飜臺)에는 우번조사의 전설과 함께 또 다른 전설도 전해온다. 우번(牛飜)이란 의미처럼 ‘소가 몸을 바꾼 자리’라는 뜻도 있다. 옛날 문수보살과 함께 길을 가던 길상동자가 남의 밭에서 조 세알을 따 먹은 후, 갑자기 소로 변했다. 소로 변한 길상동자는 그 빚을 갚기 위해 3년 동안 밭주인에게 일을 해주고 다시 동자로 화신했다는 전설이다.
지금의 암자는 50년 전쯤 스님의 스승인 백운 스님이 지었다. 범어사와 봉암사에서 수행을 하던 법종 스님은 스승인 백운 스님이 이곳 우번대를 소개해서 들어온 후 지금까지 40년 넘게 이곳에 머물고 있다. 법종 스님은 세속 나이 77세로 오랜 세월 혼자 지내다보니 낯을 가리는것 같다.
▼ 우번암(11:00)
▼ <알프스산맥>님이 가져오신 두유
▼ 우번암(牛飜庵) 현판
▼ 산신각
▼ 사람들의 인기척에 나오신 <법종>스님, 그옆으로 <물곰>님 (Photo By 땅띤님)
▼ 우번암 별체에서 기념촬영
▼ 종석대를 오르기위해 험로를 오른다.
▼ 종석대는 차일봉 능선으로 이어진다
돌종이란 의미를 지닌 종석대(鍾石臺·1361m), 정상 암봉이 종 모양을 닮아서라거나 바람이 바위에 부딪칠 때 돌종 소리가 나서 그렇게 부른다는 말도 있긴 하지만, 우번조사가 도를 통하던 그 순간, 이곳에서 신비롭고 아름다운 석종소리가 들렸다고 하여 이곳을 종석대라 부른다. 명칭도 여러 개다. 우번조사가 도를 깨쳤던 곳이라 하여 ‘우번대’라고도 하고 관음보살이 현신했던 곳이라 하여 ‘관음대’라고 부르기도 한다.
▼ 코재로 바로 내려가자는 제안에 바로 실행에 옮긴다. 허릴 숙이고 열심히 달려 키 작은 나무 사이로 몸을 숨긴다. 긴 행렬을 이루면서 내려온다.
▼ 부처님의 가피를 입어 무사히 도착했다(11:53)
▼ 송신탑 방향으로 향한다. "출입금지"표시도 있고 CCTV도 있다.경고방송이 몇차례 나오더니 국공아저씨가 내려온다ㅠㅠ
▼ 전망대에서 내려 우회를 한다.
▼ 노고단 전망대에서 빤히 보인다ㅠㅠ
▼ 기지국 아래로 험로를 째고 간다.
▼ 좋은 길이 있길래 트랙을 확인해보니 다른 길로 가고 있었다. 경험상 방향과 고도를 보니 이 길도 문수대로 이어져 있을것 같다,
▼ 정낭이 걸쳐진것으로 보아 스님은 없는것 같다.
문수대가 자리한 노고단은 예전에 길상봉으로도 불렸다. '(묘)길상'은 문수를 가리키는 말이다. 암자가 있는 골짜기도 문수골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으니 이 일대는 문수보살의 화신인 것이다. 문수(文殊)란 무엇인가. 이름 그대로 지혜를 상징한다. 백두산이 흘러내려 이루어진 산이 지리산이다. 지리산은 원래 대지문수보리보살(大智文殊師利菩薩)에서 '지(智)'와 '리(利)'를 따왔다고 한다. 중생을 제도하는 문수 보살의 지혜가 깃든 산이라는 의미이다. 말 그대로 지리산은 지혜의 산이다.
<중략>
문수대는 50m가 넘는 아찔한 벼랑 아래에 아늑하게 자리하고 있다. 예부터 육산에는 바위가 있는 곳이, 골산에는 부드러운 흙이 있는 곳이 기운이 모이는 곳이라 했으니 문수대는 육산인 지리산의 바위 벼랑 아래의 부드러운 대지에 터를 잡았으니 애써 명당이라 말할 필요가 없다. 한두 사람이 머물기에는 물도, 땅도 넉넉하니 예부터 수도하기에 좋았던 것이다. 지금도 화엄사의 스님이 이곳에서 수도 중이다. 이곳에 암자가 처음 들어선 건 1803년 경 화엄사의 초운대사에 의해서라고 한다. 그러나 자세한 내력은 알 도리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