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소풍입니다.
차로 약 50분...괴산에선 꽤 먼 쪽의 음성군에 있는 능산초등학교 1,2,3학년 친구 20명이 책방으로 소풍을 나왔습니다. 전교생이 40명 남짓한 작은 학교에서 저학년 3개 학년이 나들이 온 건데요...
개구진 이 녀석들, 처음엔 조용조용 말도 잘 듣더니만...잠깐의 시간을 지나 조금 친해졌나 했더니 책방이 들썩들썩합니다.
열 명씩 두 모둠을 지어 오늘은 <손바닥 나무 그림책> 만들기 체험을 진행합니다.
체험을 위해 노마 샘이 열심히 나무를 자르고 사포질해 반질반질 만들어놓은 작은 나무조각들이 한 장 한 장 종이처럼 쓰여지고 4장의 나무를 엮으면 나만의 작은 그림책 한 권이 탄생하는 것이죠.
솔직히 말해서, 우리 어른들에게 이런 과제를 주고 제 자리에서 그림책 한 권을 완성해보라 하면 아마도 30분 내내 멍하니 앉아있을 것 같습니다...그런데 어린이들은 어쩜 그렇게 짧은 시간에 4장, 8쪽짜리 그림책의 구성을 생각해내고 쓱싹쓱싹 30분 내에 글과 그림을 넣어 책 한 권을 완성해내는 걸까요....
신기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고, 사실 쫌 미안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책방지기의 이런 미안함을 무색하게 하는 건 역시 아이들의 놀라운 순발력과 창의력.
오늘도 참 멋진 작품이 탄생하고야 말았습니다.
어떤 친구는 곤충백과를, 어떤 친구는 음식백과를, 어떤 친구는 로봇전투를...각자의 맘속에 숨어있는 이야기들을 한껏 끌어올려 책 한 권씩 가슴에 품었습니다.
책만들기를 마치고, 내가 사고 싶은 책 한 권씩 모두 고르고...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점심식사 시간.
아이들 마음은 책만들기를 할 때부터, 책을 고를 떄부터 이미 콩밭에 가 있었죠...
엄마가 정성껏 싸주신 도시락도 있고, 편의점 도시락과 분식집 김밥 도시락..ㅎㅎ...다양한 도시락과 과자 간식들이 상 위에 올려지고 아이들은 책방 정원에서 신나는 소풍을 즐깁니다.
전교생 40명의 작은 시골학교, 저학년 친구들의 책방 나들이, 책소풍은 이렇게 맛난 도시락과 함께 마무리되고
오늘도 아이들은 노란 쇼핑백 하나씩 들고 책방 문을 나섭니다.
나도 맛있는 도시락 싸들고 가을소풍 가고 싶다....생각해봅니다.
첫댓글 저도 '손바닥 나무 그림책' 한번 채워보고 싶어지네요. 난 뭘로 채울까? 지금부터 생각하기에 들어가나요? ㅋㅋㅋ 말해놓고도 궁금해지네요... 음~~~ 정말 30분동안 멍~~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