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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춘계 일본 오키나와 여행 >
일시 : 2017. 02. 14(화) ∼ 02. 18(토) - 4박 5일
장소 : 일본 오키나와 일원
참가자 : 한경호, 황경철. 이봉석 (3명)
♠여행단 구성 (총 3명)
· 한경호(HAN KYUNG HO) : 사진, 여행 후기 작성, 경리 담당
· 황경철(HWANG KYUNG CHEOL) : 여행 진행 총괄
· 이봉석(LEE BONGSUK) :
< 여행준비물 >
1. 여행자료(서류)
여권, 항공권, 한국 돈, 현지화폐, 신용카드, 시티은행직불카드, 여행자 보험증, 운전면허증, 국제운전면허증, 여권용 사진 3매, 수첩, 가이드북, 필기도구, 카메라, 휴대폰(로밍), 충전기, 복대, 포켓와이파이.
★ 해외여행 시 여권이 가장 중요하니 보관에 유의하고, 여권 분실에 대비하여 여권의 사진 있는 면을 복사하여 여권과 다른 장소에 보관하고, 스마트폰으로 촬영하여 저장. 여권용 사진 2매도 준비.
2. 가방, 의류
가방(Carrier), 배낭(大), 배낭커버, 배낭(小) 또는 보조가방, 긴팔셔츠(남방,T), 반팔셔츠(남방,T), 긴 바지, 반바지, 잠옷, 런닝 셔츠, 팬티, 양말, 오리털패딩, 방수바람막이(비옷 대용), 바람막이(여름), 등산 자켓. 모자장갑, 마스크, 신발(트레킹화, 스포츠샌들, 슬리퍼).
3. 위생용품
칫솔, 치약, 수건, 비누, 샴푸, 세제(가루), 화장품(로션), 선크림, 면도기, 빗, 휴지, 물티슈, 손톱깎이, 면봉, 평소 복용하는 약, 비상약품(진통제, 소화제, 감기약, 지사제, 일회용밴드, 소독약, 연고)
4. 식품
볶음고추장, 볶음김치, 깻잎통조림, 햇반, 컵라면, 즉석 국, 소주(페트병), 개인용 수저, 포크, 여행용 쿠커, 김, 마른안주, 커피믹스, 녹차티백
5. 기타(있으면 유용한 물품)
맥가이버 칼, 손목시계, 작은 자물쇠, 비닐봉지(지퍼 백), 우산, 빨랫줄, 만능어댑터(콘센트), 가벼운 선물(인형, 액세서리, 열쇠고리, 엽서...) 집개, 봉지 묶을 철사끈.
6. 여행준비물 TIP과 짐 꾸리기 요령
★큰 배낭(캐리어) : 렌터카 여행이나 패키지여행이 아니라면, 가방이 지퍼를 열었을 때 완전히 펼쳐지는 여행용 가방이 적당하다. 특히 배낭여행의 경우에는 짐의 무게가 가벼울수록 즐거운 여행이 되므로, 짐의 무게를 최소화하도록 한다. 그리고 짊어지고 있는 순간에도 도난의 위험이 있으므로, 주머니가 많은 것보다는 끈이 많이 달린 배낭이 적당하다.
★작은 배낭 : 작은 배낭이 있으면 가벼운 소지품과 간식, 음료수, 지도 등을 넣고 다니기에 편리하다. 특히 저녁에 야간열차로 이동할 계획이라면 역이나 터미널의 코인 라커에 큰 배낭을 보관하고, 시내관광을 할 때는 작은 배낭을 이용한다. 평상시에는 앞으로 메고 다니면 된다.
★복대 : 허리에 두르고 옷을 입으면 보이지 않는 것으로 준비하여 절대 잃어버려서는 안 될 여권, 항공권, 여행 경비, 신용카드, 교통 패스 등을 넣어둔다. 내용물은 비닐에 싸두어 젖지 않도록 한다.
★옷 : 짐의 부피를 가장 많이 좌우하는 것이 옷이다. 여행지의 기후에 대한 정보를 자세히 알아본 후 최소한의 옷을 준비하고, 유스호스텔이나 캠핑장, 호텔 등에 마련된 코인세탁기를 이용한다. 세제는 현지에서도 구입할 수 있지만 포장 단위가 크므로, 몇 회분 분량을 필름 통 등에 담아 가져가는 것도 괜찮다.
★신발 : 걷기에 편한 것이 기본, 새것보다는 길들인 헌 신발이 더 편안하며, 가볍고 바닥이 두툼한 운동화가 많이 걸어도 발이 편해서 가장 좋다. 여름에는 스포츠 샌들도 편리하다.
★세면도구 : 수건, 칫솔, 치약, 비누, 샴푸 등이 필요한데, 현지에서도 구입이 가능하므로 작은 것으로 준비한다. 이외에도 개인적인 필요에 따라 화장품, 빗, 면도기, 헤어드라이기 등을 준비하며, 장기간 여행 시에는 손톱깎이와 면봉 등도 유용하다. 여름에는 선블록 크림도 필수.
★비상약 : 감기약과 진통제, 소화제, 설사약, 1회용 밴드, 피부 연고제 등 기초 상비약을 준비한다.
★필기도구 : 여행일정을 적거나 가계부를 적는다면 지출을 계획적으로 할 수 있고, 다음 여행을 계획할 때도 유용한 기초 자료가 된다. 요즘에는 여행을 다녀온 후, 다음 여행자를 위해 인터넷에 글을 올리는 사람이 많아졌는데, 이럴 때 여행지에서의 기록은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비상식량 : 음식이 입맛에 맞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면 튜브에 든 볶음고추장을 조금만 가져간다. 식비를 아끼려면 라면과 인스턴트식품을 적당히 챙겨가는 것도 좋다.
★가이드북과 지도 : 배낭여행에 꼭 필요한 품목 중 하나. 최근에 나온 것으로 준비한다.
★여행 가방 싸기 요령
먼저 부피가 가장 큰 옷가지를 넣은 후 가방의 남는 모서리에 속옷이나 양말, 신발 등을 넣는다. 세면도구와 속옷 류, 신발은 서로 섞이지 않도록 입구를 봉할 수 있는 비닐봉지에 따로 싸서 가방 가장자리의 빈 부분에 넣는다. 또 가볍고 부피가 나가는 것을 밑에 넣고, 무거운 것을 위에 넣으면 배낭을 어깨에 맸을 때 덜 무겁게 느껴진다. 배낭의 경우 바깥쪽에 주머니가 많이 달린 것이 많은데, 중요한 물건은 외부에서 손대기 쉬운 주머니에 넣지 않도록 한다.
★ 휴대폰 문제
요즘 해외여행은 구글 맵을 이용하거나 내비를 이용하는 등의 휴대폰 사용이 필수적이다. 휴대폰 관계는 데이터 로밍이나 유심 교환 등의 방법이 있으나 하루 약 3,500원 정도로 대여하고 돌아올 때 반납하면 되는 포켓 와이파이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1대를 대여하면 10명이 같이 사용할 수 있으므로 상당히 경제적이다. 일본의 경우 우리나라 공항에서 대여 후 현지에 도착해 와이파이를 작동하여 지시에 따라 사용하면 된다. 어렵지 않지만 도착 후 기계를 반납해야 한다.
★ 국제운전면허증
관할 경찰서에서 본인 여권, 운전면허증, 여권용 사진(3.5*4.5), 혹은 칼라반명함판(3*4) 1매와 정부수입인지(우체국 판매) 8500원 어치를 사서 가면 즉석에서 발급해 준다. 유효기간은 1년이다. 운전 시에는 반드시 본인 여권, 운전면허증과 국제운전면허증, 이 세 가지를 함께 지참해야 한다.
★ 그 외
- 겨울의 경우 10°C이하로 내려가지는 않으나 강풍 때문에 체감 온도가 낮다. 1∼2월의 경우 두꺼운 옷을 챙기는 것이 좋다.
- 시차는 없고, 전압은 110V이므로 멀티어댑터를 준비해야 한다. 물건 구입 시 세별(稅別)이라 적혀 있으면 8%의 소비세를 더 내어야 한다. 즉 1000¥稅別이라 적혀 있으면 1080¥을 지불해야 한다.
< 예상 경비 지출표 >
< 기차 관련 경비 지출 > (단위 : 원)
(황) (누님) 출발 시 도착 시 좌석번호
2/14 대구 – 구포 : 6600 4600 7시 40분 – 09시 04분 (2호 3.4번)
2/18 구포 – 대구 : 6600 4600 18시 05분 – 19시 30분 (7호 69.70번)
계 13,200 9,200
2/14 청도 – 구포 : 4000 08시 14분 – 09시 04분 (2호 8번)
2/18 구포 – 대구 : 4000 18시 05분 – 18시 58분 (7호 72번)
계 8000
< 숙소 관련 경비 지출 > ( 단위 : 엔 ― 환율은 100엔에 1,000원 정도 )
일시 숙소 비용 (2명) (1명) 계
2월 14일 (나하) 오키나와 호텔 컨티넨탈 6,800 4,200 11,000
2월15-16 (나조) 리조트 클럽 코요 24,240 19,920 44,160
2월 17일 (나하) 오키나와 호텔 컨티넨탈 10,600 10,600 21,200
총 4박 41,640/2명 = 20,820 34,720 76,360
< 나머지 예상 지출 >
OTS 렌터카 : 17,780엔, 주차비 : 5,000엔, 연료비 : 3,000엔 통행료 : 4,000엔
= 30,300엔
식대 : 14일 (2식), 15일(3식), 16(3식), 17일(3식), 18일(2식)
계 13식 * 1200엔 * 3명 = 46,800엔 + 음료수 900엔 : 47,700엔
입장료 : 8,000엔 * 3명 = 24,000엔
계 102,000엔/3명 = 34,000엔
황경철 : 13,200원 + 54,820엔, 한경호 : 8,000원 + 54,820엔
누 님 : 9,200원 + 68,750엔
< 오키나와 여행 준비 >
소주 : 640ml 각 2병, 컵라면 : 각 2개 정도, 부식 : 김, 커피,
저녁 술자리 문제 : 호텔 주차 후 식당 – 호텔 주변 맛집(술집) 확인
각자 복용 약 지참
바람이 강하므로 방풍과 보온에 유의
관광지가 해변이 많으므로 스쳐 지나는 정도
스케줄 확인(전날) : 유동적
첫날 준비 철저 : 모노레일, 랜터카, 호텔, 식당 등 미리 예약
< 예상 일정 >
2017. 02. 14 (1일 차) 일정
7시 40분 (대구 출발) → 8시 12분 (청도 출발) → 9시 04분 (구포역 도착) → 구포역 앞 승강기를 이용해 도시철도 3호선 구포역 승차 → 세 정거장 째인 대저역에서 환승해 경전철로 세 정거장 째 김해국제공항 (9시 정도). 포켓 와이파이 수령(국제선 3층 CJ대한통운 수하물 센터 – 1566-8886. 휴대폰 데이터 로밍 문의) 및 탑승 수속.
10시 50분발 비행기 → 12시 45분 오키나와 나하 도착.
1) 입국 수속 후 모노레일 승차권 발권 (1회 230-330엔, 1일 승차권 700엔) 혹은,
2) 렌터카 이용 시 한국에서 예약하면 출국장에 직원이 대기함.
3) 호텔 체크인 후 관광 시작(14:30분 경)
4) 국제통 관광, 저녁 식사 및 음주, 안주 준비
2017. 02. 15 (2일 차) 일정
호텔 체크아웃. 짐을 싣고 출발
평화기념 공원, 오키나와 월드(옥천동), 차탄(아메리칸 빌리지- 회전스시 점심 : 스시 한 접시 : 200엔 전후 098-926-3222), 류쿠무라, 잔파곶, 비오스의 언덕(입장료 710엔*3=2,130엔. 입장료+승선세트 : 1,230엔*3=3,690엔) 물소차(780*3=2,340엔), 리조트 클럽 코요 숙박.
식당 키노카와(영업시간 : 11:00-15:00 098-047-5230) 고야 찬푸르(750엔), 지마미두부(300엔), 고등어 정식, 덴뿌라 정식.
키시모토(11:00-17:30 098-047-2887, 수요일 휴무)오키나와 소바(650엔-대, 500-소)
2017. 02. 16 (3일 차) 일정
최북단 헤도곶, 코우리 대교 및 섬 일주(코우리 섬 : 둘레 7.9km 융기 산호초섬. 해양박물관에서 30분 거리 – 코우리 오션타워 입장료 800엔*3=2,400엔), 츄라우미 수족관 관람 및 오키나와 소바 중식, 후쿠기 가로수길, 해중도로(이케이지마), 리조트 클럽 코요 숙박.
식당 하나우이 소바, 소고기숙주 볶음정식 등(900엔) : 098-958-4111
2017. 02. 17 (4일 차) 일정
만좌모(코끼리 바위 – 입장, 주차 무료, 098-966-1280), 차탄(아메리칸 빌리지- 회전스시 점심), 수리성(정전 입장 820엔*3=2460엔, 주차 320엔) 098-886-2020, 오키나와 콘티넨탈 호텔 숙박
야기야 098-998-2774 아사소바 set 980엔
대성 튀김 098-948-4530 1개 60엔)
미바루 비치 (주차 500엔, - 드라이브 코스)
2017. 02. 18 (5일 차) 일정
09 : 30 호텔 체크아웃.
복주원(200엔*3=600엔)
식명원 (입장 400엔*3=1,200엔, 주차 가능) 098-855-5936
12:00 랜터카 반납
12:30분 나하 공항 도착 후 수속 및 선물
14:35분 발 비행기 16:30분 김해 도착
구포역에서 돼지국밥 및 소주 1병
18:05발 기차 예매 - 청도 및 대구로 해산.
< 오키나와의 개괄적 이해 >
오키나와는 일본 열도의 최남서부로 인구는 144만 명 정도이며, 면적은 2,281.12㎢로 1847.1㎢인 제주도의 1.235배이지만 타원형인 제주도에 비해 오키나와는 북동에서 남서쪽으로 길쭉한 형태로 고속도로까지 있다. 부산공항에서 비행시간은 2시간 15분 정도이며, 일본의 신자체로는 오키나와를 ‘沖縄‘라고 쓴다. 우리와 시차는 없고 전압은 110v이므로 멀티어댑터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현청 소재지는 ’나하‘이다. 해안선을 따라 얕은 리프(Reef – 산호초, 암초)가 펼쳐지고 산호초 군락이 형성되어 있다. 육지는 산호초가 융기하여 만들어진 류큐 석회암으로 형성되어 있다. 특히 감청색 바다와 흰 모래밭이 특징이다. 이 지역은 대체로 온대 기후에 속하며, 남쪽의 야에야마 제도는 열대 기후에 속한다. 지진은 본토인 일본에 비해 그리 잦은 편이 아니나 2010년에 7.0의 지진이 가장 최근 일이다. 오히려 태풍의 진로에 있어 8,9월에 자주 영향을 받는다. 강수량은 연간 2,000mm정도이며, 해수욕장은 4월 개장, 10월 폐장을 하나 시즌은 5월부터 9월까지이다.
류큐 제도의 문화는 일본, 중국, 조선, 동남아시아 등 주변 여러 문화로부터 영향을 받았다. 류큐 민족은 19세기까지 독립적인 문화권을 형성했으나, 일본에 합병된 이후 일본 문화권에 흡수되었고, 제2차 세계 대전 이후로는 미국 점령 등의 영향으로 미국 문화의 영향도 받았다. 류큐 제도의 토착민은 류큐 민족이다. 이 지역에는 1429년에 건국된 류큐국(琉球國)이 있었으나, 1879년에 일본 제국에 의해 강제 병합되었다. 그러므로 일본에 대해 상당히 적개심을 가진 듯하다.
오키나와 섬은 태평양전쟁 때 가장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곳 중 하나로 1945년 4월 미군이 합동 상륙작전을 감행했고, 미군은 이 섬을 완전히 장악할 때까지 3개월 동안 벌인 전투에서 전사 1만 2,000명, 부상 3만 6,000명의 피해를 입었고, 일본군은 10만 명 정도 전사했다. 1972년 일본에 반환되었으나 광범한 미군시설은 계속 작전용으로 남아 있다.
주요 경제활동으로는 다랑어 잡이, 목축업, 제당업 및 파인애플 통조림 제조업이 있으나 1인당 소득이 일본 전체에서 두 번째로 낮고 실업률도 매우 높다. 최근에는 경제적 성장을 위해 관광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미군속이 많아 미군 기지의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 여행의 출발 >
♠제 1 일 (2017. 02. 14. 화) 김해 - 나하
2월 14일 7시 40분에 대구역에서 황선생 일행이 출발하고 8시 12분에 청도역에서 내가 타니 2호차 맨 앞좌석에서 두 사람이 반갑게 맞는다. 이번 여행은 우여곡절 끝에 황선생의 친척 누님 되시는 분이 일행이 되어 세 명이 한 팀이 되었다. 9시 04분 구포역 도착하여 구포역 앞 승강기를 이용해 도시철도 3호선을 구포역에서 승차 후 세 정거장 째인 대저역에서 환승해 경전철로 세 정거장 가 김해국제공항에 도착하니 9시 30분 정도가 되었다. 10시 50분발 비행기라 시간이 넉넉하리라 생각했는데 발권하고 짐을 부칠 때까지 우리가 맨 꼴찌였다.
비행기는 30분 정도 지연되어 출발을 했다. 지연은 내가 좋아하는 여학생 이름이므로 여행 시 지연이를 만나는 것은 일상이라 상관이 없었다. 하지만 문제는 제주항공은 저가항공이라 나의 왕복 비행기 삯이 238,100원이라는데 있었다. 이때까지 나는 저가항공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모르고 있었다. 겨우 좌석이 좀 좁고 서비스가 2번 나올 게 한번 나오는 정도로 안이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점심시간을 훌쩍 넘긴 13시 15분, 오키나와의 나하 공항에 착륙할 때까지 나는 제주 삼다수 생수 한 잔을 서비스 받았을 뿐이다. 그것도 내가 요구하여 커피도 주스도 아닌 생수 한 잔을 더 마셨다. 비행기 타는 재미 중 기내 도시락을 기대하는 것과 먹는 것과 먹은 뒤 설거지를 깔끔하게 하는 재미가 얼마나 큰데 그걸 송두리째 빼앗는 것이 저가항공이란 말이더냐!!!! 나는 마음 속 깊이 절규하고 있었다. 제주항공은 이날 기내 폭력이 일어나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알아야 할 것이다.
오늘은 ‘발렌타인데이’에다가 음력으로 내 생일이다. 아침 일찍 미역국에 밥 한 덩이 말아 먹고 먼 타국 일본의 나하공항에 오후 두시나 되어서야 쫄쫄 굶으며 도착하니 고생길이 훤하게 열린 듯하다. 렌터카 이용 시 한국에서 예약하면 입국장에 직원이 대기한다고 했는데 과연 ‘OTS’렌터카 직원이 기다리고 있었다. 공항 밖에 대기 중인 버스를 타고 ‘린쿠토요사키 영업소’에 가서 일단 중요한 운전교육을 구두로 받은 후 4박5일 15,780엔의 기본요금에 안심 펙키지 2,160엔과 와이파이 2,000엔을 합하여 19,940엔을 지불하니 원 계약보다 한 단계 위의 급인 토요타 필더를 내어 주었다. 여기 영업소에서 오키나와월드, 류큐무라, 비오스의 언덕, 츄라우미 수족관의 입장 할인권 4종류를 13,800엔에 구입하였다. 물론 이때까지도 세 사람 모두는 강제적이며 간헐적인 단식을 계속하고 있었다.
< 렌터카에는 국제 면허증과 국내 면허증, 그리고 여권이 필요하다. 일본차는 운전석이 오른쪽이며 차의 진행방향이 우리와 반대라서 좌우회전 후 헛갈리는 경우가 많다. 단 한번 타본 운전석. >
운전은 핸드 브레이크와 풋 브레이크를 밟은 상태에서 터치로 시동을 걸면 내비게이션이 켜진다. 영업소에서 나누어준 안내책자에서 맵 코드를 찾아 입력 후 한국어로 지시하는 데 따라 운전을 하면 된다. 일본의 관광지, 유적지, 호텔 등은 맵 코드가 부여되어 있어 네비 사용이 편했다. 물론 전화번호를 이용할 수도 있는데 맵 코드가 편했다. 우리나라도 이런 제도를 받아드리면 좋겠다.
네비를 다루는 방법을 한국어로 안내한 책자가 조수석 앞 데시박스에 있었다. 네비에 따라 운전하면 된다는 말은 쉽지만 좌우가 뒤바뀐 상황이라 황선생은 운전을 하고 나는 네비에서 지시하는 정보를 해석해 인간 네비가 되어 한참 동안을 헤매고 몇 번의 긴장 끝에 호텔 부근에 도착했다. 어딘가 두리번거리니 웬 젊은이가 나오더니 호텔을 상세히 안내를 해주고 인근 주차장 차 세우는 것까지 도와주었다. 이 청년의 정체는 며칠 후 밝혀진다.
< OTS영업소에서 준 오키나와 도로지도, 제일 중요한 건 이 책에 있는 map code로 관광시설, 세계유산, 박물관 미술관 수족관, 명승지, 리조트 호텔, 쇼핑센터 등 오키나와에 조금 유명한 곳은 대개 기재되어 있다. 여기 없으면 여행 안내책자에서 전화번호를 이용해 네비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
오키나와 콘티넨탈 호텔은 거창한 이름과 달리 6층짜리의 아담한 규모였다. 호텔 체크인 후 우리는 2층에 방 배정을 받고 방을 살펴보니 욕실의 면적이 입구 쪽이 1.2m, 거울이 달린 쪽이 1.8m로 공간을 최소한으로 좁힌 구조였다. 영화에서 가끔씩 신혼부부가 욕조에 둘이 들어가 포도주잔을 들고 욕조의 물을 바깥으로 흘려보내며 그윽한 눈으로 서로를 응시하는 로맨틱한 장면은 아예 꿈에도 못 꿀 비낭만적 구조였다. 그러나 여기도 일본인 특유의 작은 배려는 있었으니 비눗곽 위의 손잡이였다. 욕실에서의 낙상사고가 노인들의 사망 원인 중 아마 몇 번째가 될 것이다. 내가 아는 사람 중 몇 명 정도는 욕실에서의 미끄럼으로 인해 돌아가셨다는 점을 상기했을 때 이런 배려는 작지만 꼭 필요한 장치라 보였다. 나도 집 욕실의 타일이 미끄러워 아예 화강암으로 바닥을 교체했다. 왼쪽 다리도 부실하거니와 자주 술을 마시는 편이기에 작은 사고라도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생각에서였다.
< 좌측이 호텔의 욕실이다. 정면에 보이는 것이 비눗곽 겸용 손잡이다. 세면대가 욕실의 공간을 일부 침범할 정도로 붙어 있다. 우측은 나하 공항 남자 소변기. 왼쪽에 옷이나 가방 등을 걸 수 있는 작은 배려가 보인다. >
대학 후배 한 명이 같은 직장에 근무하다가 혈액암에 걸려 몇 년 전 명예퇴직을 하고 또 몇 년간 투병생활을 하더니 결국 작년에 부고가 날아 왔다. 결국 혈액암을 못 이기고 죽었나보다 하고 장례식장에 갔더니 욕실에서 한 다리로 서서 한 다리를 세면대에 올려 씻다가 뒤로 미끄러져 뇌진탕으로 죽었다는 것이었다. 문득 이 친구가 과거에 발을 그런 자세로 씻는 것을 본 것이 머리에 떠올랐고 그런 욕실에서의 사소한 버릇이 사망의 원인이라 생각하니 생사의 길이 이승에 있다고 한 월명사의 제망매가 한 구절로 조상(弔喪)하는 수밖에 별 도리가 없었다.
국제거리에는 교통이 복잡하고 주차장도 잘 없다고 해서 택시로 나가기로 했다. 나들이 준비 중 갑자기 황선생이 화장실로 가더니 구토(嘔吐)를 시작했다. 아마 제주항공의 비인간적 영리추구로 위장에 든 것이 없는 상태에서 잔득 긴장을 해 운전을 하니 신경성 위경련으로 위산이 역류된 것이리라 짐작은 했지만 첫날부터 일원 중 한 명이 건강에 적신호를 보이니 여행 전반이 상당히 걱정이 되었다. 거의 4시가 되어서 국제거리에 도착해 우선 식사부터 하기로 했다. 회 정식(850엔) 2개와 소고기 두부정식(780엔) 1개와 오리온 맥주 1병(500엔)을 시켰다. 누님은 기름진 육류와 회 종류를 즐기지 않는다고 하니 앞으로의 음식 선택에 많은 고난이 예상되었다. 황선생은 속이 좋지 않아 맥주도 거의 마시지 못하고 있었다. 아! 우리의 여행은 과연 순탄할 것인지, 신이시여! 자비를 베푸소서.
국제거리는 시골장날 비슷한 면이 있어 티셔츠 3장 1000엔, 치마 한 장에 500엔 등의 저가 옷을 파는 곳과 각종 음식 파는 곳, 술 파는 곳 등이 있었는데 우리는 흑설탕으로 만든 튀김과자 2봉지를 500엔에 사서 한국에 올 때까지 먹었다. 날도 늦고 하여 주류전문점에서 25°짜리 일본소주 1병과 패밀리마트에서 6°짜리 오리온 캔맥주 500ml(210엔 정도) 4개와 안주 등속을 샀는데 이 경비는 누님이 한턱낸다면서 황선생이 지불하였다. 택시를 타고 돌아와 샤워 후 우리 방에서 조촐한 자리를 마련했는데 다행히 황선생의 컨디션도 회복이 되어 맥주 4개와 일본 소주 1/3병 정도를 마시고서야 자리를 파하였다.
< 2/14일 경비 지출 >
1. 렌터카 17,280엔 (OTS가입 1,500엔 할인 15,780엔 )
안심 펙키지 2,160엔, 포켓와이파이 사용료 2,000엔 계 19,940엔
2. 할인 관람증 4종 × 3사람 = 13,800엔
3. 국제거리 저녁 식비 : 회 정식 850엔 × 2개, 소고기 두부정식 780엔 × 1개, 오리온 맥주 500엔 × 1병 계 2,850엔
4. 흑설탕 튀김과자 250엔 × 2봉지 500엔
5. 국제거리 왕복 택시비 1,590엔
6. 호텔비 11,000엔, 주차비 1,000엔 계 12,000엔
총 수입 155000엔 중 50,680엔 지출, 104,320엔 잔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