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를 둘러봐도 초록초록이 마음까지 싱그럽게 하는 산골에서 문안드립니다.
달짝지근한 바람과 길어진 저녁시간이 좋아 괜히 마당에서 서성대는 식구들의 웃음소리는 하루의 고단함을 풀어주지요...
쑥도 캐고 싶고, 새끼 난 고양이도 궁금해서 들여다보고 싶고, 어느새 익어버린 오디도 따야하고... 하루가 짧은 식구들의 일상은 보기만 해도 평안합니다.
가진 것, 아는 것 아무것도 없이 은혜로 살아가는 모습이 귀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인생은 해석이라 했으니 이만하면 족한 줄로 해석하려 합니다.
30년을 함께 살아온 혜경씨의 소식입니다.
말씀은 못하지만 눈치와 표정 손짓 발짓으로 소통하며 살아왔습니다.
원래 소대변 가리는 것이 어려웠지만 요즘 화장실 가는 도중에 실수가 잦았지요.
숨 쉬는 것도 불편해 보여 병원에 갔고, 결국 인공심박동기를 달았습니다.
부정맥이 있고 맥박이 느리게 뛰어서 힘들었던 것이지요.
우리 식구들이 50세만 넘으면 노화가 어찌나 빨리 오는지 안타깝습니다.
사시는 동안 평안하기를 저절로 기도가 나옵니다.
73세의 동란 할머님은 응석받이 아이처럼 눈만 마주치면 다쳤던 곳을 보여 줍니다.
스스로 걸려 넘어지기 일쑤인 걸음걸이 때문에 늘 불안하지요.
잡아주는 것도 싫어하시고 혼자 맘대로 다니고 싶어 하십니다.
그러다가 넘어지면 무릎과 손바닥 다치신 것을 자랑하듯 보여 주시지요.
작년에 넘어진 자국부터 올해 넘어진 자국까지 날마다 보여주십니다.
말씀을 못하시니 “떼떼떼”로 모든 것을 전하셔도 우린 다 알아듣지요.
아가한테 하듯 응석을 받아주며 가엾다고 하면 금방 아이처럼 우십니다.
어린아이 같은 마음으로 평생 사시니 그 마음이 천국이지 싶습니다.
카페동산 소식입니다.
카페사역을 시작한지 엊그제 같은데 6년째로 접어들었습니다.
배고픈 아이들 먹이고 저녁에 먹을 컵밥도 챙겨 주고, 갈 바를 몰라 어찌할 줄 모를 때 길을 알려 주기도 하고, 주변의 믿음의 사람들을 통해 장학금으로 생활고를 해결해 주는 사역을 하며 아이들의 입장과 하나님의 마음을 헤아려보게 됩니다.
교회 나가게 하려고 공짜로 준다는 말 듣지 않으려고 참 많이 애썼습니다.
그래서 장학금 주시는 분들과 컵밥과 라면 보내주시는 분들의 믿음을 자주 크게 어필해서 전하며 간접적으로 하나님이 하시는 것임을 알리고 있습니다.
마음에 갈급함이 있지만 차분히 하나님을 느끼게 해주는 것만이 할 일이지 싶네요.
나눔의동산도 카페동산도 하나님 마음에 맞는 공동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힘이 되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2024년 5월 26일 나눔의 동산에서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