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1) 삶이란 무엇인가
인생이란 너무 짧아서
덧없다고 중얼대는 푸념이다
겨우해야 한생이 보름인 것을
우리네 인생마저도
*빛다발 내는 *한밤의 반딧불이다
겨우겨우 살아도
우리네 인생이란
한겨울에 들소가 내쉬는 숨소리 같아
아슬아슬하지만
너와나의 인생이란
저녁노을에 묻혀버리는 작은 그림자
인디언 원주민은
인생은 걸어가는 그림자라고
*삶이란 아침 이슬 같다
한낮을 울어대는 버드나무 매미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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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다발:빛을 발하는 의미를 지시하는 다른말
*한밤의 반딧불:인디언의 추장 크로프트의 인생을 바라는 시각
*삶이란:중국고전 한서(漢書) 소무전(蘇武傳)
(시2) 수성마을 삼월은 꽃의 축제
비슬산의 바람이 수성마을에 내려서면
수성구 *살림청의 앞뜰은
꽃의 낮빛들은 축제장이다
오가는 이웃들의 시선을 모으고서
눈가에 미소를 짓는다
세상은 찌들어서 하루의 삶이 절실해도
수성구청 뜰을 지나치면 하루의 시름이
말끔하게 지워진다
사진작가 아니라도 지나치는 이들은
꽃들을 사진에 담는다고
꽃샘바람이 불어와도
수성구 살림청의 일꾼들의
내일을 약속하는 땀방울이
하루에 지친 이웃들에게
미소있는 가슴을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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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청:수성구의 살림청은 수성구청을 말한다
(시3) 나의 삶의 그림자
산골의 봄은
산새마을에서 싹튼다
침묵의 계곡들이 모여서
봄소리를 만들어내면
철쭉이 곱게 웃음지음하고
복수초는 벌써
떠나고 있다
그 자리에는 어느새
라일락이 피어오르고
연초록은 초록을 지나서
녹음으로 몸피를 바꾸고 나선다
초록이 지나면 녹음이 되어
서늘한 바람이 일면
어느새 입추를 맞는다
그럴 때면 나는 언덕배기에 올라
이른 봄에서 가을에까지
대지의 시간부름을 마중한다
꽃들이 지면 열매를 남기는데
난 어떤 과일을 맺었는가?
그럴 때면 나는 너무 허전하여
먼 하늘을 바라본다
(시4) 매미들의 비가를 들으면서
꽃들의 축제가 저물어가면
녹음 무리들이 꼭지점을 이어간다
그리고 나면
매미들이 한여름을
불러 모아서 한판의 축제를 하고서
정점을 그려낸다
여름길이가 몽당연필처럼 같다고
애잔한 목소리로 높여댄다
저들은 땅속에서 일곱 해나 기다려서
겨우 한여름 손가락 셈법처럼 보내는데
아름다운 세상 허물어 버리지 말고
오순도순 살아가라고 버드나무 매미가
허스키 목소리로 일러주고 있다
어느새 아파트 정원에는 풀벌레들이
저쪽에서 가을시간을 엿보고 있다
(시5)허공에 아픈 마음을 던진다
땅거미가 저 너머서
찾아드는 시간이면
나는 산에 오른다
오솔길 같은 하루를 오가다가
서편을 바라보면서
세속의 하루라는
퍼즐들이 맞추어지고 있다
바람과 구름과
나무들에 눈맞춤하고
산새들과 떠남 인사를
나눈다
서편이 물들면
질펀한 세상살이의 하루
텅빈 오늘 하루를
허공에 그려낸다
마치 연줄을 자르듯이
그렇게 하루를 접는다
홍경임(1973년생)
경북 군위 출생
계명대학교 대학원 교육학과 졸업(교육학 석.박사)
2018년 문학예술 겨울호로 등단
현)수성구의회 의원(3선)
전)계명문화대학, 대구한의대학교, 영진사이버대학 시간강사
(42006)대구시 수성구 달구벌대로 2317(수성동4가, 우방사랑마을)
H.P : 010-3542-9534 / (053)666-2047
E-mail : hki7255@hanmail.net
첫댓글 옥고 감사합니다.
수성마을 삼월은 꽃의 축제
*1연: 꽃의 낮빛들은 - 낯빛
시4
*꼭지점- 꼭짓점
* 시1
겨우해야 - 기껏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