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남원시 산내면 팔랑마을 김채옥(75) 할머니의 사계절을 지내는 일상이 ‘인간극장’을 통해 소개됐습니다. 철쭉꽃으로도 유명한 ‘지리산 신선
둘레길’ 해발 700미터에 팔랑 마을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일곱 가구 사는 작은 마을에 억새집이 특히 눈에 뜁니다. 마을이 모두 현대식인 집에 비해서 200년 된 억새집을 지키는 할머니께서는
막걸리를 팔며 민박까지 운영 중입니다. 해마다 봄이면 주민들의 도움을 받아 억새 집의 지붕을 새로 입히는 일로 무척 바쁩니다. 눈이 오면 택배
수거차와 가스 배달이 오지 않아서, 어렵게 운전면허를 취득하여 직접 경차를 운전합니다. 현재 컴퓨터를 활용해서 메일과 블로그를 운영하고 키보드를
배우고 있으며, 또 다른 꿈을 이루기 위해 하루도 빠짐없이 저녁에 일기를 씁니다.
암 투병중인 며느리와 하나밖에 없는 아들에게 직접 지은 농산물과 힘들게 채취한 산나물을 가득 실어 보냅니다. 가까운 곳에 살고 있는
언니들을 방문하며 챙깁니다. 친구들을 초대해서 맛있는 음식을 대접합니다. 겨울에 먹을 것이 없는 산짐승을 위해 도토리와 사과를 짊어지고 산에
가져다 놓고 내려옵니다. 근면 성실하게 생업에 종사하는 한 편, 꿈을 향해 노력하며 주위 사람들과 산짐승들까지 챙기며 베푸는 삶은 팔랑치의 철쭉
꽃이 무색하리만큼 아름답게 빛났습니다.
프랑스의 105세인 로베르 마르샹 할아버지가 사이클에 도전했습니다. 1시간동안 국립경륜장에서 2.547km를 달려 105세 이상
연령대 세계기록을 세웠습니다. 생계 때문에 운동은 꿈도 꾸지 못하고 지내오다가 68세에 사이클을 시작한 것입니다. 경기를 마친 로베르
마르샹 할아버지는“챔피언이 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105세지만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서 이 자리에 있습니다.”라고 소감을 밝혀
관중들의 큰 박수를 받았습니다. 만약에 무엇인가 시작하기에는 늦었고 이제 살 만큼 살았다는 생각으로 허송세월 했다면, 이런 성취감은 맛보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1979년 미국 오하이오 주, 노인들에게 7일간의 무료 여행을 보내준다는 광고가 실렸고 80대 남성 총 8명이 선발됐습니다. 이
여행엔 두 가지 규칙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집안일을 스스로 하는 것과, 20년 전인 1959년으로 돌아간 것처럼 생활하는 것이었습니다. 7일
후에 수도원에서 나온 노인들은 훨씬 젊어진 모습이었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사람들의 생각이 신체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아보기 위한 하버드대의 한 교수가 진행한 실험이었습니다. 나이가 많고
정신은 온전하고 몸은 불편해도 큰 병은 없는 사람으로 엄격하게 선발했습니다. 1959년으로 생각하게 만들기 위해 당시 개봉한 영화 포스터나 당시
인기스타의 사진, 당시 유행하던 스타일의 옷으로 옷장을 채워 수도원 내부를 1959년인 것처럼 꾸몄습니다. 이야기도 20년 전 일을 현재
일어나고 있는 것처럼 얘기하기 했고 젊었을 때처럼 모든 일을 직접 해야 한다는 규칙을 넣었습니다.
실제 이 노인들은 혼자 힘으로 서 있기도 힘들었으나 가벼운 운동을 할 정도로 활기가 있어지고 식사량이 두 배 이상 늘었으며 표정도
밝아졌습니다. 그리고 신체 검사 결과 8명 모두 시력, 청력, 기억력, 지능, 악력 등이 50대 수준으로 나왔습니다. ‘생각의 중요성’을 보여준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지난 1월, 세계적인 과학잡지 '네이처'에 소식과 장수에 대한 지금까지의 논란에 '마침표'를 찍을 만한 논문이 발표됐습니다. 미국
위스콘신대학 로잘린 앤더슨 교수팀은 논문을 통해 소식은 노화를 지연시켜 건강한 수명 연장을 돕는데, 40~50대에 소식(小食) 할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방법으로는 키와 체중을 고려한 필요 열량에서 70~ 80% 정도만 섭취하는 식사법입니다.
이제 ‘백세 시대(百歲 時代)’라고 말합니다. ‘백세에 저 세상에서 또 데리러 오거든 극락왕생할 날을 찾고 있다 전하라.’는 ‘백세
인생’ 노래가 한참 열풍을 일으켰습니다. 하지만 준비 없이 노년을 맞이할 경우에 축복으로만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에 처하기 쉽습니다.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에 노인 빈곤률 1위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행복한 노인의 숫자가 적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장수하는 노년을 재앙으로
생각하지 않도록 더 길게 인생을 그리며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하겠습니다.
기사입력: 2017/02/14 [13:31] 최종편집: ⓒ 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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