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리 특집 두번째입니다. 이 곳은 가시리 사무소 맞은편에 있는 식당입니다. 사실 가시리가 큰 동네가 아닌 만큼 식당들도 모두 한 자리에 모여있긴 해서 각각의 위치를 이야기하는 것이 그다지 의미가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식당마다의 소소한 차이가 있기에 네 군데의 음식을 비교해보는 것은 나름 재미가 있습니다. 이번엔 가스름 식당엘 들어가보죠.
건물이나 간판은 가장 최근에 단장된 듯한 느낌입니다.
메뉴를 보면 아시겠지만 이 동네 음식값은 비교적 저렴한 편입니다. 요즘 돼지값이 무척이나 올랐는데 고기값 보세요. 믿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우리는 순대백반과 두루치기를 주문했습니다.
주문을 하자마자 가스버너에 불이 켜지고 미리 준비된 불판에 양념된 고기가 올려집니다.
양념에 골고루 버무려진 고기의 윤기가 보이시나요?
고기가 불 위에 올려지면 바로 밑반찬들이 나옵니다. 옆의 파절임과 콩나물 무침은 고기가 익으면 넣어질 야채들이죠. 이 집 밑반찬의 특징이라면 멜젓이라 부르는 멸치젓갈이 짜지 않고 감칠맛이 도는 것이 맛이 좋다는 겁니다.
고기가 다 익어가고, 그 위에 파절이와 콩나물을 올려 잘 섞어 익힙니다.
조금 급한 마음으로 다 익었음을 확인합니다.^^
그 사이 주문한 순대백반이 나오네요. 약간 붉은 빛깔이 도는 국물인데 명문사거리 식당과 마찬가지로 돼지육수에 메밀가루를 풀었습니다. 하지만 걸쭉하기는 조금 덜합니다. 간은 약간 심심한 정도라 할까요?
순대는 명문사거리 식당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선지의 비율이 높고 찹쌀이 들어가 순대에 끈기가 느껴집니다. 선지가 많다보니 맛도 조금 남다릅니다. 좀 더 깊은 맛이 난달까..
순대와 함께 들어간 고기는 살코기뿐 아니라 머릿고기 비슷한 종류들도 들어가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간이 약간 심심하지만 돼지육수의 맛이 좀 더 살아있는 맛입니다. 그리고 모자반을 조금 넣은 것이 다른 집들과의 차이인 듯 한데 그것이 맛에 있어 큰 차이를 만들어내지는 않습니다. 고춧가루를 넣어 약간 매콤하지만 부담스럽지도 않아 아이들도 잘 먹습니다. 국물의 붉은 빛깔은 선지의 비율이 높다보니 생긴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네요.
역시 다 비워냈습니다. 두루치기는 간이 조금 심심하긴 하나 자극적이지 않아 좋았습니다. 돼지고기의 질감과 맛이 잘 살아있고 냄새도 많이 나지 않습니다. 고기의 품질 면에서는 가시리라는 지역의 특성답게 어딘가 독특한 면이 있는데 결론적으로는 가격면으로나 신선함으로나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순대국은 위에서 말한 대로 가시리의 전형적인 특성이 잘 배어있는데 이 집은 간이 조금 심심하지만 모자반을 넣어 특성을 살렸고 붉은 빛이 돌 정도로 순대에 선지비율이 매우 높습니다. 그리고 순대가 입안에서 끈적인다는 느낌을 줍니다. 주말 낮시간에 갔던 곳인데 그 시간에 마을 분들로 보이는 분들이 고기를 구우며 회식을 하고 있더군요. 이 집의 고기는 또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극적인 맛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조금 아쉬울 수 있지만, 가스름식당은 누구에게도 추천해줄 만한 충분한 매력이 있는 식당이었습니다. |
출처: 칼을 벼리다. 원문보기 글쓴이: 민욱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