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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향연 (아가2:11-13) 478장
춘삼월 하나 둘 피어나기 시작했던 매화를 시작으로 눈처럼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벚꽃, 가지가 휠 정도 늘어뜨린 노란 개나리, 산자락 가득 떡가루 뿌려 놓은 듯 뽀얀 배꽃, 들판 가득 보랏빛 자운영 등 어디든 눈 길 닿는 곳이면 아름다운 꽃들이 가득합니다. 우리학교 교정에도 가지가지 몽골몽골 겹 복사꽃, 자목련, 라일락, 팬지와 수선화를 필두로 앞으로 진달래 영산홍 철쭉 그리고 줄 장미와 천리향 등 줄줄이 봄꽃들이 피어오를 것입니다. 꽃을 보면 그냥 좋습니다. 가슴이 설렙니다. 그래서 마냥 봄은 좋기만 합니다.
그래서 봄의 노래가 나도 모르게 흘러나옵니다. 봄이 오면 산에 들에 진달래 피네. 진달래 피는 곳에 네 마음도 피어 건너 마을 젊은 처자 꽃 따러 오거든 꽃만 말고 이마음도 함께 따 가주. 봄이 왔네 봄이 와 숫처녀의 가슴에도, 나물 캐러 간다고 아장아장 들로 가네. 봄 처녀 제 오시네 새 풀 옷을 입으셨네. 하얀 구름 너울 쓰고 진주이슬 신으셨네. 꽃다발 가슴에 안고 뉘를 찾아오시는고. 봄의 교향악이 울려 퍼지는 청라 언덕 위에 백합 필적에 나는 흰 나리꽃 향내 맡으며 너를 위해 노래, 노래 부른다. 봄 봄 봄 봄 봄이 왔어요. 우리들 마음속에도.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구름 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등 내 마음속 깊이 잠들어 있던 수많은 노래들이 흥얼거림으로 깨어납니다. 이렇듯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립니다. 라일락 꽃망울에 입맞추는 햇살의 맑은 웃음소리가 들립니다. 그래서 말씀드리기 전에 봄노래를 같이 불러보면 좋겠습니다.(봄이 오면을 같이 부름)
'봄'은 '보다'의 명사형이라고 합니다. 뭔가 볼 것이 많은 계절이니 '봄'이라는 이름이 붙여졌을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봄은 보는 것입니다. 볼거리가 많아 봄이기도 하지만, 좋은 것을 많이 보라고 봄입니다. 꽃만 보라는 것이 아닙니다. 동토를 뚫고 나오는 새싹을 보듯 희망을 보라는 것입니다. 메마른 가지에 새순 돋아나는 생명의 신비를 보라는 것입니다. 좋은 것을 보는 것은 아무나 하는 것 같지만 아무나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천지를 만드시고 가장 처음 한 일과 처음 한 말씀이 바로‘보시기에 좋았더라’입니다. 그러기에 봄에 좋은 것을 보는 것은‘하나님 따라하기’입니다. 봄을 계절 중 맨 앞에 두는 것은 한해를 봄(보는 것)으로 시작하라는 뜻입니다. 여름 가을 겨울 다 두 자인데 봄만 한 자인 것은 보는 데는 여러 말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봄, 보다, 보고 싶다, 그것은 사랑이고 생명이고 희망이고 마음까지 간질이는 따뜻한 말입니다.
봄은 바라보는 것입니다. 꽃들을 보면서 우리가 보아야 할 것은 그 속에 숨어있는 하나님의 숨결을 보는 것입니다. 공중 나는 새와 산의 백합화를 보며 그들을 키우시고 가꾸시는 보이지 않는 손길을 보라는 것입니다. 보이는 것을 통해 보이지 않는 것도 보라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보는 대로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을 바라보면 소망이 나옵니다. 그래서 히브리서 기자는 믿음의 주요 온전케 하시는 예수를 바라보라고 합니다. 사람의 마음은 땅과 같기에 빛이신 하나님을 온전히 바라보면 봄처럼 평안과 기쁨의 꽃이 피고 선한 열매를 맺게 됩니다. 이는 하나님을 바라보면 우리의 소망하는 것들도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하나님을 잠잠히 바라보면 봄에 개나리나 벚꽃이 활짝 피는 것처럼 마음에 사랑의 꽃, 감사의 꽃, 찬양의 꽃, 기쁨의 꽃, 평안의 꽃이 활짝 피게 됨을 체험하게 됩니다. 누구나 하나님을 바라보면 마음이 꽃처럼 밝고 아름답고 향기롭게 된다는 사실입니다. 창조주께서는 봄을 통하여 하나님을 바라보아야 사람의 마음에 봄이 온다는 것을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나다나엘 호돈의 [큰 바위 얼굴]에 나오는 주인공 어네스트가 매일 큰 바위얼굴을 보고 자라 스스로가 큰 바위 얼굴이 된 것처럼 우리들도 꽃을 보며 그 뒤에 숨어 계시는 주님을 바라보아 주님을 닮아갔으면 좋겠습니다.
봄은 영어로 spring이라고 합니다. spring의 뜻은 뛰다, 도약하다, 춤추다, 팔짝[껑충] 뛰다, 날아오르다, 싹트다, 분출하다, 샘솟다, 생기, 활기, 튀어 오르다 등이 있습니다. 얼음을 녹이고 맑은 물이 콸콸 솟아나게 하고, 어둠과 절망을 이기고 솟아나는 샘물처럼 샘솟는 기쁨을 노래하라는 것입니다, 생기도 솟아나고, 활기도 넘쳐나고, 무엇보다 가슴 깊은 곳에 숨어있는 샘에서 지혜를 길러내고 열정을 품어내라는 것입니다. 개구리가 겨울잠을 깨고 튀어나오듯 찬란한 봄을 맞이하여 창공으로 날아오르라는 것입니다. 조금만 움직이면 누구나 솟아오를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예배 후에는 모두가 공중 부양하듯 팔짝 뛰어보고 또 그런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보면 좋겠습니다. 마치 하늘을 나는 것처럼, 아니 그렇게라도 봄을 활짝 맞이하고 싶습니다. 지금이 바로 그 때입니다. 조금만 움직이면 솟아오를 수 있습니다. 봄이 오고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