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미진>
서울에서도 이런 텁텁한 식당을 만날 수 있다. 그것도 한복판 광화문에서 말이다. 얍샵한 음식이 아닌 포시란 음식을 만날 수 있는 곳, 기계 아닌 인간이 만든 음식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메밀이 주요음식이나 따뜻한 음식도 많아 선택의 여지가 있다.
1. 식당대강
상호 : 광화문미진
주소 :서울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종로타운 1층 116-2,117호
전화 : 02-730-6198
주요음식 : 메밀
2. 먹은날 : 2024.3.5.저녁
먹은음식 : 돌우동 11,000원, 메밀비빔국수 11,000원, 메밀전병 7,000원
3. 맛보기
조금 일찍 가서 다행히 한 두 자리 남은 곳에 앉아 주문을 해서 가게 상황이 잘 파악이 되지 않았다. 나중 나오면서 보니 줄이 한참 길다. 1,2층 자리는 모두 빽빽하여 앉을 데가 없고. 맛있고 푸짐한 데 어찌 사람들이 못 알아보겠는가. 미슐랭 구르망 맛집으로도 몇 년째 선정된 집이다. 미슐랭, 신뢰할 수 없는 곳도 많은데, 이곳은 제대로 맞췄다. 미슐랭의 행운이다.
손님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다. 광화문 넥타이부대도 총출동, 아재도 총출동, 젊은 여성들도 빠지지 않아, 손님의 그룹은 전방위로 구성된다. 한끼에 한 테이블에 적어도 다섯 번 이상 손님이 바뀌지 않을까. 광범위한 고객 분포도와 놀라운 회전력에도 종업원들은 친절하고, 음식은 가감없이 상큼한 맛과 면모를 가지고 등장한다. 높은 집세가 서울 음식의 적임은 분명한데, 이렇게 극복하는 식당도 있다.
회전이 빠르니 모든 식재료가 신선하고, 음식에서도 그 기운이 느껴진다. 김치는 맛이 그야말로 청량하다. 화학적인 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신선한 물김치, 그거 하나로도 충분히 입맛이 동한다. 메밀집이어서 주문한 비빔메밀국수와 메밀전병이 확실히 메밀맛을 보여준다. 전병은 대부분 냉동식품으로 만들어진 것을 내는데, 여기는 손으로 만든 전병이다. 서울집답지 않게, 메밀맛이 향토적인 맛을 그대로 안고 있다.
돌솥우동, 비빔면이 매울까봐 주문한 돌솥우동, 우동인데 돌솥에 나와 일본티를 조금 벗는 거 같은 분위기, 사실 일본에서는 이런 우동 못 만난다. 일본의 기계적인 국물맛을 완전히 벗어나 있는 덕분이다.
비빔메밀. 비싼 식재료는 눈에 안 띄지만, 맛은 일류다. 소스에서 상큼하고 깊은 맛이 나온다. 콩나물을 넣어 더 산뜻하다. 탱탱한 필수 식재료들이 어우러져 싱싱하면서도 구수한 맛을 낸다.
돌냄비우동, 우동인데 일본식 국물맛이 아니다. 간장보다 젓갈 베이스의 맛이 난다. 그래서 질리지 않는다. 내용도 실하다. 한그릇으로 양이 어지간히 찰 듯하다. 개운하고 부드러운 국물맛에 유부에 오뎅의 실속있는 건더기에 면발이 우동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메밀전병. 통상 보아오던 납작 전병이 아니다. 당면보다 더 많이 눈에 띄는 두부와 기타 양념, 거기다 기름에 굴리지 않고도 찜으로만 순수하게 맛을 냈다. 손으로 만든 전병을, 그것도 맛있는 전병을 종로바닥에서 먹어볼 수 있을 줄은 생각 못했다.
물김치, 생김치인 거 같으면서 살풋 익은 맛이 들었다. 여린 얼갈이와 열무김치다. 입에서 녹는다. 간도 맞는다. 너무 맵지도 않은 걸 보아 국산인가보다. 사각거리는 배추의 식감이 그만이다.
4. 먹은 후
1954년부터 해 왔다는 미진, 지금도 계속 확대 일로다. 2014년에는 서울 미래유산으로 선정되었고, 2018년부터 7년 연속 미슐랭에 선정되었다. 오감을 만족시키는 식당이다.
서울에도 이런 집이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풋풋한 맛과 손맛의 정성을 살려 서울의 맛을 살려나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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