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16일 발레 "백조의호수"
2월21일 오페라 "춘희"
2월26일 오페라 "나비부인"을 지휘했다.
올해 지휘한 모든 공연중에 내맘에 드는 공연은 하나도 없다.
오늘 공연후에 부리야트 공화국 문화장관 "티무르"와 극장장 "아유나" 등 이 초대하여 함께 식사를 했다.
티무르가 나에대하여 여러가지를 나열하면서 칭찬을 했고 극장 가수들 역시
내가 지휘자로 오고나서 음악적으로 성장했다고 칭찬을 해주었다.
그러나
나는 아직 만족은 커녕 풀어야할 것들이 너무 많이있다.
어떻게하면 최상의 공연을 만들수가 있을까?
이유를 막론하고 내가 더 철저히 연습플렌을 짜고 솔리스트와 개인적인 연습을 더 많이 해야하겠다.
물론
매달 15회가량의 공연이 열리기에 연습을 많이 하기가 어려운 실정이지만
관객들이 우리의 사정을 어떻게 알겠는가?
연습을 철저히 하는수 밖에 없다.
발레를 지휘하고나면
매번 발레리나가 편하게 춤출수 있게하기위하여 안정된 템포와 음악사이에서 고민되는 것이 많다.
발레는 솔리스트의 테크닉과 그날의 몸상태와 감정 또 연출자에 따라서 원하는 것들이 많은것 같다.
물론 내가가진 음악과 템포로 반주하고 집에가면 끝이다.
발레단원들은 대채로 착한사람들이라 왠만하면 이해를해주는 편이지만
그래도 그들이 편하게 춤출수있게 하여 함께 관객이 만족하는 공연을 만들어주어야 다음에 또 보러올 것이기때문이다.
발레선생 타티아나는 경험은 많은데 같이 작업하기에는 피곤한 스타일이다.
음악보다는 템포에 너무 치중하니까 가끔 음악을 만들기가 어려울때가 있다.
그렇다고 타티아나의 템포가 매일 일정한 것도 아니고 ...
좋은 발레리나가 되려면 춤은 당연히 잘 추어야하고 또 음악을 잘 알아야 음악에 맞추어서 자신있는 멋진 동작이 나오는것 같다.
타티아나는 가끔 오케스트라가 쉽지않은 템포변화를 주문한다.
물론 연습시간이 많다면야 부분마다 단원들에게 템포변화를 알려주어서 발레에 맞추겠지만
극장의 실정상 이런식의 템포변화는 쉽지않다.
오페라 "춘희" 니즈니노브 고로드극장 크라스토다르 극장, 불가리아 국립극장 등 여러극장에서 많이 지휘했다.
오페라 춘희는 많이 지휘했기에 어떤 상황에서도 음악을 만들수가 있지만 솔리스트의 가진것 까지만 가능하다.
러시아에서 공부한 가수들을 데리고 이태리적인 느낌을 만들려고하니 쉽지가 않다.
러시아처럼 키릴문자를 사용하는 불가리아역시 러시아와 비슷한 상황이다.
가수들이 누르고 끄는 러시아적인 스타일을 바꾸지않고는 이태리오페라를 잘 표현하기는 불가능하다.
이태리 오페라를 할때만큼이라도 러시아적인 것들은 모두 집에두고 출근하라 !!!!!!!!
이태리오페라 특유의 느낌과 강약 또 언어가 가지고있는 뉘앙스를 살리려고하니까 쉽지가 않다.
비올레따역의 빌리그마와 몇번 공부를 했다.
빌리그마가 테크닉이 좋아서 하는말을 잘 받아들이지만 하늘로부터 받은 능력까지만 가능하다.
바이르잡역시 워낙 "알프레도"역을 많이 했기에 노련하지만 너무많이 불러서 그런지
아니면 상대역과 사랑의 감정이 생기지 않는지 ...
빌리그마에게 사랑의 감정을 요구하면
상대역의 바이르잡을 보면서 노래를하다보면 사랑의 감정이 생기지 않는다고한다.
음악가들 중에는 부부성악가가 있는데
부부가 함께 주역을 할 경우 "사랑" 의 감정이 나오지 않아서 힘들다고 한다.
오페라에서 가장 중요한 "사랑" 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감동이 오겠는가?
물론 우리극장의 가수들에게 요구할때마다
둘다 표현하려고 노력은 한다.
사랑의 감정은 노력한다고 되는것이 아닌것 같다.
21일 공연때
사랑의 느낌없이 노래하는
빌리그마와 바이르잡의 두엣을 지휘하면서 보고있는 나역시 음악에 몰입이되지가 않는다.
오페라가수는 노래만 잘하는것이 아니고 연기가 중요함을 절실히 느끼는 요즘이다.
지휘를 하면 할수록 느끼는것은
뛰어난 예술가는 하늘이 만드는 것이지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는것 같다.
어느 정도까지는 공부와 노력으로 가능하지만 그이상은 하늘이내리는 선물같다.
21일 오페라 "춘희"때는 한국 바리톤 "윤혁진"선생이 알프레도의 아버지 "제르몽"역을 노래했다.
윤혁진선생이 표현력이 좋은데 감기가 걸려서 제대로 노래를 하기가 힘들었다.
그래도 재치있게 목소리를 아끼면서 "라 프로벤짜 내고향" 을 잘 불러서 관객들에게 위안이 되었다.
작년 12월12일에 이어서 26일날 또 "나비부인"을 지휘했다.
그때는 러시아어로 했는데 느낌이 살지 않아서
이번에는 이태리에서 오랫동안 공부했고 유럽에서 활동한 "정태성"선생이 핑크톤역을 "윤혁진" 선생이 샤프레스"역을 노래했다.
나비부인역의 아유나에게 벌써 작년 12월말에 이태리어로 공부해 놓으라고 했는데
갑자기 유럽공연이 생기고 또 마린스키 극장에서 "아이다"섭외가 들어와서 우리극장에는 공연 이틀전에 왔다.
그래서 나비부인을 아리아 부분만 이태리어로 불렀다.
아유나가 러시아 최고의 마린스키 극장에서 활동하게되고 또 여러 언론과 방송에서 인터뷰를 하느라 공연준비가 부족했다.
물론 아유나는 나비부인역을 수없이 많이 했지만 항상 러시아어로 불렀다.
이틀전에 이곳으로 와서 시차적응이 힘들었을 것이다.
특히 상대역의 정태성선생은 이태리어로하고 아유나는 러시아어로하니까 서로 헷갈렸다.
또
아유나와는 피아노와의 연습시간이 없이 바로 오케스트라와 총연습한번으로 공연을 하다보니
템포변화가 많은 "나비부인" 을 잇발이 맞게 깔끔하게 마추기가 쉽지가 않았다.
특히 3막 후반부에서는 박자를 쉬다가 나오는 부분이 많아서 제대로 나오기가 쉽지가 않다.
이런 상황속이었지만 공연은 무난히 마쳤다.
마음좋은 울란우데 관객들은 좋아라 했지만 나는 왠지 허전하다.
말이 필요없다.
이런 상황이 올것을 몰랐던것도 나의 불찰이고
이떤 이유에서든지 연습을 만들어서 좋은 공연을 올려야한다.
다행인것은 스즈끼역의 옥사나와 고로등 조역들이 워낙 경험이 많아서 잘 받쳐주었다.
하나의 작품을 깔끔하게 만든다는 것은 고도의 집중력과 음악성이 요구되는것 같다.
당연히
지휘자 혼자서는 안되고
좋은성악가에 조역들까지 연기로 받쳐주고
오케스트라역시 근성으로 반주하는것이 아니라 가사를 음미하면서 음악의 흐름을 따라가면서 성악가와 함께 가야한다.
가끔은 비브라토로 가끔은 갑자기 소리를 죽여서 성악가의 가사와 감정이 들어나도록 도와주어야한다.
모든 오페라가 잘 하기는 힘들겠지만 특히 나비부인은 여러가지가 요구되는 오페라다.
음악성외에도 일본인들의 성격과 아시아적인 나비부인과 미국적인 핑크톤과 샤르프레스의 감성까지 ...
언제쭘
내가 만족하는 오페라를 제대로 올릴수 있을지 ......
위의 포스터는 12월에도 사용했던 포스터인데 나쁘지 않은것 같아서 이번에도 그대로 사용하라고 했다.
이것을 도안한 여자 디자이너는 일을 잘 못한다고 극장장이 1월말에 잘렸다.
그런데 이번에 새로 들어온 남자 디자이너는 이것을 도안한 디자이너보다 능력이 더 떨어지는것 같다.
뭘하나 제대로 한다는 것은 참 쉽지가 않다.
2014년 2월26일 오페라 "나비부인" 공연을 마치고 ...
첫댓글 음악인에게 자기 만족이란 참 요원한 일인것 같습니다~
대중을 의식하고 만족시키는것보다는 자신을 만족시키는게 몇배는 더 어렵다는걸 음악인들 스스로는 너무 잘 알고
있는것 같습니다. 다만 그렇게 노력하고 더욱 준비하다보면 언젠가는 완성체??^^에 흔히 말하는 대가의 반열에
어느순간 올라와 있을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노교수님 힘내시고 한국에서 더욱 응원하겠습니다~ 화이팅!!
응원감사합니다.
여전히 바쁘지요.
하여간 노력해야겠습니다.
사랑의 감정이 안생겨서 힘들다니 안타까우면서 왜 웃음이 나올까요? 참 억지로 안되긴하겠죠. 부부는 오래되면 가족이 되어버리죠. ㅎㅎ
대단하십니다. 그 바쁜 와중에 장문의 글까지 남기시랴....공부하시랴....존경스럽습니다. 단원들의 표정에 비치는 존경의 의미를 이제야 조금 알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