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로고루((瓠蘆古壘)성> 해바라기 광장, 임진강
연천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얼마나 깊은 역사적 함의를 간직하고 있는지, 호로고루성을 보면 한눈에 보인다. 고구려의 성은 외적 방어로 목숨을 지키려는 성이 아니라, 아름다운 휴양지를 위한 건축물같다. 오랜만에 접하는 고구려 유적에 마음이 아프면서도 설렌다.
멀리서 바라보니 더 아름답다. 성벽 아래 임진강 아래로 떨어지는 절벽은 아름다운 초록이고, 모래톱 발달된 임진강은 물이 아니라 결로 느껴진다.
당시 성은 예술과 자연의 목숨을 지키는 곳이었나보다.
소재지 : 경기도 연천군 장남면 원당리 1257-1
구경날 : 2021.9.14.
1. 소개
사적 제467호. 임진강 북안에 있는 연천 호로고루는 현무암 대지 위에 구축되어 있는 삼각형 모양의 강안평지성(江岸平地城)이다. 2001년 이후 4차에 걸친 발굴조사를 통하여 견고하게 쌓은 성벽과 목책(木柵), 대형집수시설 및 각종 건물지가 조사되었으며, 연화문 와당과 치미를 포함한 많은 양의 기와, 토기, 철기유물 등이 출토되어 성곽의 구조와 함께 고구려 축성기술과 고구려의 생활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를 제공하였다.
호로고루는 6세기 중엽 이후 약 200여 년간 고구려와 신라의 국경하천(國境河川) 역할을 했던 임진강 유역에서 가장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에 있고, 상대적으로 위계가 높은 유물이 다량으로 출토되어 고구려 국경 방어사령부에 해당하는 유적으로 평가되고 있다.(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인용)
<동국여지지>(제2권 / 경기(京畿) 우도(右道) 장단진(長湍鎭))에는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호로고루(瓠蘆古壘) 부 동쪽 32리 호로탄(瓠蘆灘) 가에 있다. 그 동쪽은 바로 적성현(積城縣) 경계이다. 두 누(壘)가 강을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 보고 있는데, 석벽(石壁)으로 인하여 견고하다. 전하는 말로는 삼국 시대 때에 군대를 주둔하여 지키던 곳이라고 한다.
아름답고 의미 깊은 성에 또 하나의 의미와 아름다움을 더한다. 해를 바라는 것은 통일을 바라는 것, 해바라기가 통일 바라기가 된다. 호로고루성 입구에 세운 마을사람들의 망부석같은 비석이다.
성에 오르기 전에 우선 해바라기성에 갇혀야 한다.
너무 아름다운 모녀가 성벽 사진 박스에 잡혔다. 이 아름다운 곳을 드라마도 놓칠 리 없다.
계단에서 거꾸로 임진강쪽을 내려다 보면 이렇다. 임진강을 끼고 있는 성의 위상이 제대로 감지된다.
성벽 꼭대기에 올라 다시 마을쪽을 보면 해바라기 멀리 성벽의 보호를 받는 편안한 모습이 보인다.
망향단. 호로고루 성 광장 끝에 있다. 남북을 자유로이 흐르는 임진강을 보며 한을 달래는 곳이다.
호로고루 끝에 망향단을 조성해놓았다. 임진강을 넘어 북의 가족을 그리는 정을 나눌 수 있다.
솟대. 임진강 쪽으로 솟대를 가득 세워 놓았다. 그것도 가지가 여럿 뻗어나간 풍년 든 솟대다. 북한 사람들의 염원도 함께 담은 것 같다. 모두의 염원, 그것은 성과 강을 넘는 통일의 염원이 아니겠는가.
고성 아래 펼쳐진 임진강
호로고루성 홍보관
*광개토왕릉비. 뜻하지 않게 이 어마어마한 유적을 만난다. 물론 복제본이지만.
북한에서 제작해서 보내온 것이란다. 이대로 협력이 계속되고, 남북 공동체 의식이 확산된다면 해바라기가 정말로 통일바라기가 될지도 모르겠다.
광개토왕릉비.
414년(장수왕 2)에 세운 <광개토왕릉비>(廣開土王陵碑)는 사실을 기록한 자료로 소중한 의의를 가지기만 하지 않고, 훌륭한 문학작품인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문학사에서 한문학이 출현해 중세문학이 시작된 증거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한문학이 동아시아의 공동문어문학이 된 시기를 명확하게 한다.
비문에 나타나 있는 왕의 정식 시호는 “국강상광개토경평안호태왕”(國岡上廣開土境平安好太王)이다. 국토를 크게 넓히고 나라를 평안하게 한 훌륭한 대왕이라는 말이다. 비 이름도 그렇게 불러야 하지만, 약칭을 사용하는 것이 관례이다. 높이 6미터가 넘는 우람한 자연석 사면에다 글을 새겨, 고구려의 웅대한 기상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글씨체도 중국의 전례를 그대로 따르지 않는 고구려의 기풍을 잘 나타냈다.
고구려 수도 환도성 옛터전인 남만주 집안(集安)에 그 비가 아직도 서 있다. 1,775자로 헤아리는 비문이 오랜 세월을 견디느라고 일부가 마멸되었다. 탁본을 놓고 해독을 하면서 의견이 엇갈린다. 사료로만 여기고 일본과의 관계를 언급한 부분에 대한 해독과 해석이 첨예한 논란거리가 되어 널리 관심을 가지는데, 비문 전체를 문학작품으로 살펴 특징과 의미를 찾는 데 힘써야 한다. (조동일, 한국문학통사 1권 인용)
한국의 비경으로 이곳 사진을 활용할 것을 추천한다. 멀리 언덕이 호로고성이다. 성 아래 절벽이 낮은 나무와 덩굴, 풀로 덮여 있어 절경의 정점이 되고 있다. 호로고성 마을 입구에 있는 커피숍에서 촬영한 것이다. 여행 후에도 이곳 풍광이 계속 눈에 삼삼하다.
임진강이 한강과 어떻게 다른지 극명하게 보여준다. 한강이 이미 인간을 위한 강으로 개조되었다면, 임진강은 자연 자체로 흐를 뿐 누구의 도구도 아니다. 아마도 남북 대치 상황이라 자연 그대로 보존될 수 있었던 것 같다. 남한 가운데를 흐르고 있었으면 무슨 명분으로든지 제 모습을 잃었을 가능성이 크다. 분단의 혜택인가?
거기다 남북을 가로질러 흐르니 강은 이미 통일이 되어 있는 셈이다. 분단은 인간이나 하는 짓이다. 통일의 강, 임진강을 다시 보고 통일을 미리 누린다.
해바라기는 호로고루성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온 도시를 휘감고 있다. 연천이 해바라기고 해바라기가 연천이다.
길가 해바라기는 가로수가 아니라 가로화(街路花)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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