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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청해진 함 갑판 (오전)
- 준과 태현, 송준위, 최 상사, 조상사, 이중사, 윤중사 등 주요대원들이 잠수장비를 점검
하고 있다.
그 옆으로 노래를 흥얼거리며 사과를 들고 슬그머니 다가오는 박 중사.
박 중사: (하늘 한 번 바라보고) 아이 고마 ……. 날씨 한 번 쥑이네 …….
(준의 눈치보고) 그치예?
- 준, 박 중사가 건네는 사과 하나 받아 ‘와작’ 씹어 먹는다.
박 중사: (슬쩍) 저기, 김 대위님 ……. 그 아가씨랑은 잘 됐십니꺼?
준: 누구?
박 중사: 거 아있습니꺼 ……. 저번 달에 저랑 시내에서 헌팅한 가시나 …….
준: 아, 왕 수박?! 어우 ……. 생각난다!
걔가 (손으로 가슴 가리키며) 뎁따 크긴 컸지?
야, 임마 ……. 근데 그게 언제 얘긴데 지금 하고 있냐?
박 중사: (반가운) 그럼 지금은 안 만나십니꺼?
준: (단호한) 냄비의 유효기간은 무조건 한 달!
- 작업하던 대원들, 웃음을 띠고
박 중사: 그럼 한 가지만 더 물어보겠심더.
저 ……. 그러니까 그 왕 수박 아가씨랑 대위님이랑 ……. 그것이 ……. 저 …….
준: (‘오입’ 의미의 왼손주먹과 편 오른손을 부딪치는) 이거?
너 내가 안 했다고 하면 믿을래?
박 중사: 당연히 안 믿지 예! ……. 했습니꺼?
준: 안 했어.
박 중사: 했지 예?
준: 씨팔, 안 했다니깐?
박 중사: 대위님, 그럼 그 아가씨 연락처 좀 저한테 주이소.
준: 야, 한 발 늦었다! 송준위한테 줬어.
- 장비를 손질하던 송준위, 움찔하고 뒤돌아 앉는
박 중사: (깜짝) 송준위님요? 유부남한테 아가씨 연락처를 왜 줍니꺼?
(흥분하는) 단란한 가정에 와 돌을 던집니꺼?
박 중사: 송준위님, 정말 이럴 수 있는 겁니꺼?
송준위: 뭐가 임마!
박 중사: 어째 유부남이 처녀를 꾀고 다니는 건데예?
송준위: 누가 누굴 꼬셔, 새끼야? 외로운 사람끼리 만나서 밥 한 끼 먹고,
술 한 잔 하고, 그리고 …….
박 중사: (흥분하는) 그리고?
송준위: 말 안 해, 임마.
박 중사: 아, 정말 미치겠네?
이 대위님, 송준위님의 이런 불법행각은 군법으로 처벌 안 됩니꺼?
태현: (웃으며) 글쎄, 군법에도 그런 조항이 있나 한 번 찾아볼까?
박 중사: 연락처 주신 김 대위님도 공범으로 잡아 넣으이소!
준: 야! 왜 나한테 불똥이 튀냐? 씨팔, 법대로 해!
박 중사: 송준위님 ……. 진짜 그러면 벌 받습니더.
우리 최 상사님이나 조상사님 ……. 노총각들 눈 시퍼렇게 뜨고 있는데.
최 상사: 야, 내가 보기엔 니 눈이 더 시퍼래!
- 대원들 한바탕 웃는데, 양하사: 뛰어와 준과 태현에게 서류 건네며
양하사: 작업 명령서 나왔습니다.
- 준, 서류를 훑어보면서 점차 얼굴이 일그러진다.
#9. 청해진함내 함실 (오전)
- 최중령이 의자에 앉아 책상에서 무언가를 보고 있고, 그 앞으로 준의 손이 서류를
내려놓는 모습이 보인다.
그제야 최중령, 천천히 고개를 들어 앞의 준과 태현을 바라본다.
최중령: 뭐야?
태현: 작업명령서에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저와 함께 최 상사와 이 중사를 인양 작업 조에 편성하셨던데요.
최중령: 그런데?
준: (버럭) 대원들의 작업일지는 파악하신 겁니까?
최 상사는 근래에 잦은 잠수로 인해 피로가 누적된 상탭니다.
게다가 이 중사는 부대에 어제 복귀해서 신체리듬과 적응력에
문제가 있다는 거 모르십니까?
최중령: (귀찮은) 오더는 충분히 검토해서 결정한 거니까 그대로 진행해!
태현: 잠수는 체력적으로 최정상일 때만 가능한 겁니다.
작업엔 무엇보다도 팀워크가 중요 …….
최중령: 지금 날 가르치는 건가?
준: 사실을 얘기하는 거 아닙니까!
최중령: 입 닫아!
- 최중령의 목소리에 갑작스런 적막이 흐르고
준은 최중령과 계속해서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최중령: 그리고 이봐, 김준 ……. 넌 내가 잘 알지.
왜 나를 작업 조에 편성시키지 않았냐 ……. 그거 아닌가?
하지만 이젠, 다른 사람들에게도 공을 세울 기회를 줘야하지 않겠나?
준: (어이없는) !
최중령: 김 대령 시절엔 자네가 물 만난 고기였는지 몰라도, 난 내 방식대로 해
가 일정치 않게 오르락내리락 한다.
그 화면을 보고 있던 사병,
사병: 대장님, 미사일 후미의 인력중량이 일정하지 않습니다!
- 깜짝 놀라서 그 쪽으로 다가가는 최중령과 준.
준, 불안정한 게이지를 살펴보고 데스크의 마이크를 집어 든다.
준: (마이크를 들고) 넘버원, 넘버원! 후미의 와이어 점검하라!
반복한다, 후미의 와이어를 점검하라!
#17. 심해 (낮)
- 준의 통신을 듣고 다시 미사일로 향하는 태현.
미사일 후미의 너트가 헐렁거리며 덜덜 움직이고 있다.
어느 순간, 너트가 ‘핑’하며 빠지고 와이어가 스르륵 풀리기 시작한다.
후미의 와이어가 맥없이 풀리면서 그물망의 후크가 뜯어져나가며 중심을 잃은 미사일이
점차 세로로 기울기 시작하더니 중간에 고정시킨 볼트가 머리부분으로 쭈욱 미끄러져
간다.
완전히 세로로 기울어 위태하게 와이어에 매달려 있던 미사일, 결국 머리부분의 와이어도
벗겨지며 다시 수중으로 떨어지기 시작한다.
그러자, 미사일의 적색등이 빠르게 점멸하며 “띠띠띠띠” 소리를 연발한다.
일촉즉발의 상황!
태현: !
#18. 청해진 함 구조지휘소 (낮)
- 태현의 카메라를 통해 보고 있는 모니터, 마치 카메라를 향해서 떨어지는 미사일의 모습.
최중령: (당황스런) 대원들, 대피하라! 빨리 대피하라!
#19. 심해 (낮)
- 떨어지는 미사일을 중심으로 스프레이처럼 재빨리 유영하며 상승하는 대원들.
#20. 청해진 함 구조지휘소 (낮)
최중령: (내부의 대원들에게) 모두 충격에 대비해!
- 지휘소 안의 모든 사람들 폭발에 대비해 내부의 지형지물을 잡고 있는.
준은 의아한 표정으로 최중령과 눈이 마주친다.
#21. 심해 (낮)
- 미사일, 결국 바닥으로 떨어지고!
하지만 미사일은 다시 가라앉으며 폭발하지 않는다.
수면 위로 힘껏 상승을 하다가 아무 일 없자, 멀리서 미사일을 바라보는 태현과 최 상사,
그리고 이중사.
태현: (추락한 미사일을 보고) 미사일 이상 무.
(최 상사와 이중사를 살펴보고) 전 대원 이상 무.
#22. 구조지휘소 (낮)
- 모니터에 보여지는 미사일을 보고 깊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최중령.
#23. 심해 (낮)
- 태현, 다시 미사일을 향해 유영하며
태현: 통제본부, 여기는 넘버원.
미사일 인양작업 재개하겠다.
최중령(소리): 잔존산소량이 얼마 남지 않았다.
대기조에게 인양을 맡기고 부상하라.
태현: 아직 시간은 충분하다 ……. 우리가 마무리하겠다.
- 그 때, 최 상사의 유영이 조금 부자연스러워 보인다.
최 상사: 자 ……. 잠깐만. 헉헉헉 ……. 넘버투다.
호흡곤란이 오는 것 같다 ……. 헉헉 ……. 조치 바란다.
- 태현, 그 소리를 듣고 미사일로 다가가다가 다시 최 상사를 향해 돌아선다.
최중령(소리): 작업 조는 최상사를 데리고 당장 복귀해!
인양은 대기조에게 맡긴다.
태현: (어쩔 수 없는 듯) 알겠다.
- 결국 미사일을 놔둔 채, 태현은 이중사와 함께 최 상사를 부축하며 스테이지로 향한다.
#24. 청해진 함 구조지휘소 (낮)
- 최중령, 이마에 흐르는 땀을 손수건으로 닦으며 한숨을 내쉰다.
준, 여전히 못마땅한 표정으로 최중령 바라보는
최중령: (준에게 버럭) 자네 지금 여기서 뭐 하는 거야!
준: 충격에 대비하라니 ……. 무슨 뜻입니까?
최중령: (버럭) 뭔 소릴 하는 거야?
대기조 잠수준비 안 하나? 당장 작업 준비해!
- 준, 최중령을 쏘아보다가 결국 구조지휘소 밖으로 나간다.
#25. 심해 (낮)
- 대기조인 준과 송준위, 박 중사가 미사일을 향해 내려온다.
#26. 청해진 함 위 (낮)
- 배로 올라온 최 상사에 대해 김중위를 비롯한 의료진들의 의료행위가 시작되고.
조상사는 최 상사의 옆에서 상태를 보며 걱정스러운 모습이다.
한 쪽에 주저앉아 그 모습을 허탈하게 바라보고 있는 태현.
#27. 심해 (낮)
- 준과 대원들은 기동성 있게 미사일에 쇠그물을 씌우고 와이어를 감는다.
송준위와 박 중사, 작업이 끝나자 준에게 O. K 사인을 해 보이고
준: 작업 완료했다, 인양하라.
- 물 속의 와이어가 작동하고, 송준위와 박 중사는 스테이지를 향해 유영하고 있다.
바닥에서 끝까지 미사일의 움직임을 살피던 준, 갑자기 뒤로 휘청하며 심한 경련을
일으킨다!
바르르 떠는 손을 다른 손으로 잡아보는 준, 다른 대원들은 그런 준의 모습을 눈치 채지
못한다.
최중령(소리): 넘버원은, 그물망을 다시 한 번 확인하라.
- 잠시 후, 준이 잡고 있던 손을 놓으면 경련이 멈추었다.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수면으로 오르는 미사일을 밑을 따라 천천히 해수면으로 따라
올라가는 준.
#28. 바다 위 (낮)
- 결국 가라앉았던 미사일이 와이어에 묶여 수면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그러자 재빨리 EOD대원을 태운 보트가 다가와 그물망을 풀고는 미사일을 싣는다.
잠시 후, 수면으로 오르는 송준위와 박 중사, 그리고 준.
청해진 함 안에서 바다를 지켜보던 SSU대원들이 그들에게 환호성과 박수를 보내기
시작하고, 그 뒤의 최중령은 결과를 지켜본 후에 지휘소 안으로 사라진다.
대원들 사이에서 뭔가 아쉬움으로 표정이 어두워지는 태현의 모습이 대조적이다.
미사일에 둘러싸여서 무언가 작업을 시작하는 EOD대원들.
동시에 미사일을 싣고 어디론 가로 떠나는 보트와 그 주위의 호위선들.
#29. 구조대장실 (저녁)
- 구조대장직을 떠나는 김 대령의 개인사물들을 박스에 넣는 일반 사병들과 김 대령의 모습이
보인다.
그곳으로 들어오는 준.
준: 필승! 대위 김준, 중령님 …….
아니, (웃으며) 대령님 호출 받고 왔습니다.
김 대령: (사병들에게) 아그들아 ……. 담배 한 대씩 피고 하자!
- 사병들, 사무실 밖으로 나가면
김 대령: (개인사물을 박스에 담으며) 이 대위는?
준: 뒤가 급했나? 오자마자 어디로 막 달려가던데요?
김 대령: (웃는) 미친 새끼 ……. 미사일 작업하느라 욕봤다.
준: 대령님도 진급하시느라 욕보셨습니다.
- 준, 김 대령에게 다가가 일을 도와주는
김 대령: 너 내가 전 대장으로 간다니까 박수치고 제일 좋아했다며!
시어미 사라지니까 좋아 죽겠냐?
준: 십 년 먹은 체증이 단번에 내려갔죠!
김 대령: 이런 씨버럴 놈이 ……. (책상 위 재떨이 집어) 확!
준: (손으로 얼굴 막으며) 아이, 전대장님 입에서 씨버럴이 뭡니까?
교양 떨어지게 …….
김 대령: 내가 교양 같은 거 있었으면 넌 예전에 잘렸어.
그리고 ……. 너 임마 영국파견 지원서 아직 안 냈지?
준: 저 영국 안 갑니다.
김 대령: 야이 새끼야, 나라에서 비싼 돈 들여서 선진국 잠수 배워오라는데 왜
안 가?
준: (과장된 표정) 제가 뭐 더 이상 배울게 있다고 영국까지 생고생하러
갑니까?
김 대령: 어이구 ……. 저 주둥이를 진짜!
이대위도 지원서 냈는데 정말 같이 안 갈 거야?
준: (김 대령을 껴안으며) 저는 김 대령님 옆에 계속 있을 겁니다.
김 대령: 눈물 나도록 고맙다, 이 빌어먹을 자식아.
너도 알겠지만, 최중령 말야 ……. 출세욕이 아주 강한 사람이야.
너 같은 놈 나니까 눈감고 넘어가지, 최중령: 밑에선 어림도 없어.
성질 죽이고 알아서 처신 잘 해, 임마. 알았어?
준: 안되면 확 받아버리죠!
김대령: 뭐? (주위에 집을 거 찾으며) 진짜 이 자식을 …….
준: (재떨이 먼저 집어 재떨이로 경례하며) 그럼 전 갈랍니다. 필승!
#30. 부사관 샤워실 (저녁)
- 뿌옇게 김이 서린 내부, 아무도 없는 샤워실 안에서 혼자 몸을 씻고 있는 이중사.
잠시 후, 샤워실의 문을 부서질 듯 박차며 안으로 들어오는 태현.
이중사, 태현을 힐끗 한 번 쳐다보더니 계속해서 샤워를 하고 있다.
이중사의 바로 앞에 다가가는 태현, 샤워기의 물보라 때문에 군복이 조금씩 젖어간다.
태현: 왜 그랬나?
이중사: …….
- 태현의 질문에 아랑곳없이 샤워를 계속하는 이중사.
어느 순간, 샤워기에서 떨어지던 물이 뚝 끊긴다.
이중사, 샤워기 밸브를 쳐다보면 태현이 밸브를 움켜쥐고 있다.
이중사: 실수였습니다.
- 이중사, 태현이 쥐고 있는 밸브를 움직이려는데 꿈쩍하지 않는다.
이중사, 태현을 노려보더니 그의 코앞으로 다가가 신경전을 벌인다.
이중사: 대체 왜 날 못 잡아먹어서 안달입니까?
어쨌든 작전은 성공하지 않았습니까?
태현: 미사일에 와이어를 고정하는 거 ……. 그런 건 초등학생도 실수하지 않아.
이중사: 제게 책임을 묻고 싶다면, 또 영창을 보내보시죠.
- 태현, 울컥하며 왼손으로 이중사의 뒷덜미를 잡아채고는
태현: 니가 날 물 먹이고 싶어 안달이 난 건 알고 있어.
하지만, 오늘 네놈 때문에 작전이 실패할 뻔했어.
이중사: (귀찮은 듯) 잘 알겠습니다. 그러니까 ……. 이 손 좀 치워주시겠습니까?
- 이중사, 자신의 어깨에 올려진 태현의 손을 치운다.
두 사람간의 일촉즉발의 상황.
이중사: 이미 찍힐 대로 찍힌 부사 관이랑 장래가 창창한 장교랑 싸워봤자 누가
손해인지는 잘 아시지 않습니까?
(피식 웃는) 대위님 진급에만 손해니 괜한 힘쓰지 마시죠.
- 끌어 오르는 화에 온몸을 부들거리는 태현.
잠시 후, 샤워실 밖에서 부사관들의 웅성웅성하는 소리가 들리고 그제야 태현이 뒤돌아
걸어간다. <F. O>
#31. SSU 부대 밖 (낮)
- 작업복 차림의 사병 셋이 부대 밖에서 땅을 파고 나무를 심으려하고 있다.
그들 앞으로 칼같이 자른 단발머리에 선글라스, 치마정장을 차려입은 한 여자가 큰
여행가방을 들고 지나간다.
여자의 매끈한 다리와 가슴, 잘룩한 허리, 그 모습을 보고 다들 눈이 휘둥그레지며 입을
벌리는 사병들, 휘파람 불고 난리다.
병장: 우와~ 가시나 쥑이네!
어이, 아가씨! 누구 면회 왔는데?
- 지나치던 여자, 병장의 말에 걸음을 멈추고 돌아서서 다가온다.
병장의 앞에 다가서는 여자의 뒤로 따사로운 햇살이 비추고 있다.
병장, 눈이 부신 듯 얼굴을 찡그리는데
여자: 제대 며칠 남았나?
병장: (일어나며 의아한) 제대? 아! 잘 생각했네?
병장 하나 잘 꾀면, 밖에서 질질 짜며 기다릴 필요도 없지!
(희롱하듯 수진의 머리카락을 만지며) 내는 일주일 남았는데,
어째 한 번 찐하이. 사기볼까, 아가씨?
- 병장의 대답에 천천히 선글라스를 벗으며 웃는 여자, 수진이다!
수진, 새까만 피부에 다부진 체격을 봐서 여자이지만 전형적인 군인임을 알 수 있다.
수진: 일주일이라 ……. 참, 재수도 없지.
- 수진, 갑자기 병장의 복부를 발로 지르고!
병장이 배를 움켜쥐며 고개를 숙이면 허리를 부여잡고 땅에 파놓은 구멍으로 머리부터
처박아 버린다.
사병들: (수진에게 달려드는) 이런 씨발!
- 수진, 돌진하는 사병들을 가볍게 피한 뒤에 두 명의 얼굴을 그대로 부딪힌다.
두 사병, 신음소리와 함께 쓰러지면 코가 깨져 피가 흐르고 있다.
수진: 너 같은 놈들, 제대해서 SSU출신이라고 자랑하고 다니면 죽는다?
알았나?
사병들: (영문도 모르고 잔뜩 겁먹은) 네!
- 수진, 주머니에서 다시 선글라스를 꺼내 쓰고 부대 건물을 향해 걸어간다.
잠시 후, 흙구멍에 처박혀 바동대던 병장이 겨우 고개를 들고 입에서 흙을 뱉어내며
병장: (흥분한) 저년, 저거 뭐꼬?!
#32. 체력 단련실 (낮)
- 여러 가지 운동기구들이 구비되어 있는 부대 안의 체력 단련실.
준과 태현, <누워서 바벨을 들 수 있는 기구> 앞에 모여 있다.
준: (신중한 표정) 저녁내기?
태현: 오케이!
- 태현이 먼저 눕고, 그 앞에 서 있던 준이 걸개에 올려진 무거운 바벨을 같이 들어 태현의
가슴 앞으로 내려준다.
태현, 숨을 가다듬으며 “하나, 둘, 셋” 바벨을 세 번 올렸다 내렸다를 반복하고.
이은 준의 차례, 준은 옆에 있는 1Kg짜리 쇠뭉치를 바벨에 더 매단 다음에 역시 태현의
도움을 받아 “하나, 둘, 셋” 힘들게 세 번 올리고 일어난다.
태현, 준의 성공을 보고 바벨에 쇠뭉치 1Kg을 더 매달고 눕는다.
그 모습을 보고 놀라는 표정을 짓는 준.
태현이 다시 “하나, 둘”을 하고 셋을 올리려는 순간, 갑자기 장난스럽게 태현의 옆구리를
간질이기 시작하는 준.
태현: 야, 임마. 하지 마!
- 태현, 간지러움에 손을 바르르 떨다가 미처 올리지 못하고 가슴에 내려놓는다.
준: (바벨을 걸개에 올려주며) 휴~ 그나저나 대갈빡 돌아버리겠구먼!
최중령: 보고 있자니 군 생활 왕창 꼬일 거 같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