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5월 11일 목요일
미국 여행 이틀째.
새벽 4시 30분쯤에 잠이 깼다.
살며시 일어나, 어제의 일상을 정리해서 카카오스토리에 올리고, 오늘 일정을 살펴본 후 잠깐 책을 읽었다.
창밖을 내다보니 라스베가스의 야경 조명은 여전히 빛나고 있었고, 새벽 5시부터 인근 건축 공사장에서는 인부들이 작업을 하느라 요란스러웠다.
7시에 체크아웃 후, 한식당 '김치'로 가서 우거지해장국으로 아침식사를 했다. 깍두기, 배추김치, 콩나물 반찬이었고 맛이 아주 좋았다. 한국인 교포가 24시간 운영하는 식당이라고 했다.
식사 후 라스베가스를 떠나 11번 고속도로를 타고 콜로라도강을 건넜고(후버댐 옆을 지나), 93번 국도를 타고 애리조나주로 들어섰다. 네바다주에서 남동쪽으로 애리조나주로 들어감에 따라 해발고도는 점차 높아지고 사막에서 점차 식물들이 듬성듬성 자라는 모습으로 풍광이 바뀌어 가기 시작했다.
끝없이 펼쳐진 메마른 대지에 태양광발전소 패널이 길게 펼쳐졌다.
09:40 킹맨이라는 자그마한 도시에 도착해 15분간 휴식을 했다. 우리 여행팀이 사용하는 전용버스에 주유를 했는데, 하도 오래 하길래 탱크 용량을 물어보니 800리터라고 했다.
40번 고속도로를 따라 그랜드캐년의 관문인 윌리엄스라는 작은 마을에 12시경에 도착하였다.
해발 1,900m에 있는 이 마을은 서부 개척 시대에 처음 동서 관통 동맥이었던 66번 도로가 지나가는 마을로 유명세를 탔던 마을인데, 옛 정취가 물씬 풍기는 마을 풍경을 지금도 간직하고 있었다.
66카페에서 햄버거로 점심을 먹고, 40번고속도로(역사 속 66번도로)를 타고 세도나를 향했다. 멀리 플래그스태프시 뒤편에 험프리스피크(3,851m, 애리조나주에서 가장 높은 산)가 보였는데, 봉우리 군데군데 잔설이 하얗게 빛나고 있었다.
플래그스태프를 지나 17번 고속도로를 한참 달린 후, 179번 도로로 들어서 세도나 에어포트메사에 14:55에 도착했다. 메사는 산의 정상부가 테이블 모양으로 평평한 형태인 곳을 말하는데, 여기서 바라보는 남부 세도나 풍경이 한 폭의 그림같이 아름답고 이색적이었다.
이곳 세도나 지질은 붉은색 사암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지구 전자기파인 볼텍스가 지구상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곳 중 하나이며, 벨락은 특히 그런 곳이라고 한다. 이곳 사암의 독특한 색상에서 유래한 세도나레드라는 말까지 생겨났다고 한다.
에어포트메사에서 주변을 조망한 후, 벨락 주차장으로 가서, 1시간 40분가량 벨락(Bellroks) 트레일 코스를 걸었다. 팀 일정상 산자락 중턱까지만 올라갔다 내려왔다. 정말 아주 멋진 풍광이었다. 일행의 사정으로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갈 수 없었음이 좀 아쉬운 점이었다. 세도나 4대 경관인 보인트 캐년과 대성당 바위를 제대로 볼 수 없었던 점도 역시 아쉬웠다.
5시 15분에 벨락 주차장(해발 1,300m대)을 떠나 17번 고속도로(아리조나 베테랑 하이웨이)를 따라 다시 북쪽으로 1시간 20분쯤 이동하여 숙소가 있는 플래그스태프(Flagstaff, 2,100m)로 이동하였다.
저녁식사는 Sizzler에서 스테이크&랍스타를 단체로 주문한 메뉴였는데, 나는 미디움을 주문해서 먹었다. 맛이 아주 좋았다.
숙소 La Quinta로 들어와 짐을 풀고 잠자리에 들었다. 내일의 그랜드캐년 트레킹을 꿈꾸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