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르드성지 정원에 모신 소화데레사상
2024. 3. 20
판관기 6장에서 10장까지!
(판관 6,15)
보십시오,
저의 씨족은 므나쎄
지파에서 가장 약합니다.
또 저는 제 아버지 집안에서
가장 보잘것없는 자입니다.”
(판관 6,16)
“내가 정녕 너와 함께
있겠다. 그리하여 너는 마치
한 사람을 치듯 미디안 족을
칠 것이다.”
묵상ㅡ
오늘 주목할만한
인물은 판관 기드온이다.
므나쎄 집안에서도
가장 약하고 보잘것
없는 사람을 택한 거다.
우리의 생각과 다른
주님의 생각이 다시금
신의 한 수처럼 펼쳐진다.
자신감과 자존감이
바닥인 기드온의 반응에
주님께서는,
"야 기드온, 너 아직도
날 모르는구나.
집안, 가문의 위력,
강한 힘, 그딴거 전혀
중요하지 않어. 내가
정녕 너와 함께 있을건데
시방 뭣이 걱정이다냐.
네가 마치 한 사람을 치듯
미디안족을 치게 해줄텨.
긍게 걱정 붙들어 매거래이"
용기주시는 주님,
이때부터 하나씩,
늘 해왔던 작업을
착수하신다.
이름하여 기드온과
군사들의 힘빼기,
가장 약하고 보잘것 없는
자를 선택한것만 봐도
주님의 설계도를
가늠할수 있겠다.
두려워하는 기드온을 위해
영을 지닌 사람 여호수아에게 하셨듯이
(판관6,33)
주님의 영이 기드온을 사로잡았다.
그리하여 기드온은
힘을 얻고 나팔을 불어
자기를 따르라고
아비에제르 사람들을 소집하였다.
그러던 중, 주님께서는
분기탱천하여 적수들과
맞서는 군사들을 보고는,
“네가 거느린 군사들이
너무 많아, 내가 미디안을
너희 손에 넘겨줄 수가 없다.
이스라엘이 나를 제쳐 놓고
‘내 손으로 승리하였다.’
하고 자랑할까 염려된다."
(판관 7,2)고 말씀하시며,
자기힘이 아닌 주님의 힘에
의지할 수 있는 군사들만
추리신다. 여기서 또 추려서
군사 삼백명만 남기시고는,
나는 이 삼백명의 적은 수로
너희를 구원하겠다고 선언하신다.
주님께서 나자렛 산골에
사는 힘없고 보잘것없는
처녀 마리아를 선택하시어
주님의 구원사업을 이루신
방법과 왠지 비스무리한것
같지 않나.
므나쎄중에서도 가장 약한
기드온을 택하신 것도
모자라서 있는 군사들마저
2만명 넘게 추려내시다니!
그 설계도의 핵심은,
"너희가 나를 제쳐놓고
내힘으로 승리했다."라고
자랑할까 염려해서다.
주님 직감력 100점 만점,
당연히 자랑할게 뻔하다.
탈출기부터 지금까지
백성들이 한 짓을 봐봐.
징글징글하잖아.
사람이면 염치가 있어야
하잖아. 근데 사람같지
않은 자들이 수두룩했잖아.
그걸 뻔히 아시는데
주님이 그냥 막 믿어주고,
밀어주고 그러시겠냐고!
고작 300명으로 적수들을
쳐부수겠다니, 기드온
등골이 오싹, 다리가
저릿저릿. 옴마야, 주님께
바싹 붙어서 정녕 저와 함께
해달라고 매달릴수밖에!
주님의 업적을 제쳐놓고
내 힘으로 승리했다고
자랑질 하는 거, 나두 그랬었어.
아주 자주, 그랬더랬지.
창창한 나이에 능력인정
받으며 방송작가로,
수퍼우먼 엄마로, 해결자
아내로, 착한 딸로 살다가,
나이 마흔에 각혈을 하며
투병을 해야 하는 상태로
전락했던 적이 있다.
돈 명예 사람이라는 우상을
하느님보다 더 중요하게 섬기며,
안되는것도 되게 하라는
신념에 매어, 손만 대면
성과를 내고 승승장구,
요즘말로 잘 나가는 사람이었다.
내능력, 내힘으로 악착같이
살다보니, 구교에 모태신앙에
순교자가 탄생한 집안인데도
세상 욕망에 사로잡혀 살게
된거다. 하느님께서는 그런
나를 보시며 어떤 맘이셨을까.
무력하셨을꺼야. 뭐 좀
도와주고 십자가 무게를
덜어주시고 싶었을텐데
도통 하느님을 찾지 않고
힘센 고아처럼 혼자
다 감당하면서 사니까.
얘 이러다 죽겠구나.
제 힘을 빼야 나를 찾을거야.
그래서 강행하신 주님의
구원과 치유 프로그램,
나를 약하게 하신 거다.
"하느님 잘못했습니다.
용서하세요. 살려주세요"
라고 기도하며, 첫 영적독서로
읽은 책은, 예수회 신부님이
쓰신 '나를 약하게 하소서'였다.
세상에나 맙소사.
그 책속엔 내가 왜 주님께
의탁하지 못하고 내힘으로
살아야만 했는지 그리고
주님께 온전히 아기처럼
의탁하려면, 내가 약해져야
한다는 것, 그래야만 주님께서
약하고 보잘것없는 나의
심연에서, 크고 강하신 당신
능력과 힘을 쓰실수 있고,
그 안에서 불가능한 일들이
가능해지는 기적들이
일어나는 거라고 기록돼 있었다.
눈물범벅이가 돼서 회개를
했던 나는 그때부터,
소화데레사 성녀의 작은길
영적어린이의 길로 인도되어,
지금까지 걸어오게 된거다.
기드온을 보며, 내힘으로
강한척, 잘난 척 살다가
병마로 인해 힘이 빠지고
약해진 나를 통해, 주님이
이루어오신 구원의 역사가
오버랩되었다.
하느님의 도우심없이
우리는 아무것도 할수 없는
존재(소화성녀)이면서도
감히 하느님없이 살아온
내가 바로 성경속 교만한
인물들이었던 거다.
가장 초라하고 두렵고
아프고 약했던 그 광야의
때에, 밑줄 쫙 치면서,
아멘아멘을 연발하며
읽었던, '나를 약하게 하소서'
가 얼마나 큰 축복의 선물인지
다시금 느껴진다.
하여 나는 지금,
주님의 영에 사로잡혀
힘을 내고, 주님의 손 꽉 잡고
함께 싸웠던 기드온처럼
매순간 작고 약한 나의
영육을 주님께 맡겨드리고
도우심 청하며 아기처럼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그렇더라도 나의 구원은
계속되고 있다는 거,
아래의 말씀이 그걸 증명한다.
(판관 10,13)
그런데도 너희는 나를
저버리고 다른 신들을 섬겼다.
그러므로 나는 너희를 다시는
구원해 주지 않겠다.
여기에 참과 거짓이 있다.
나를 저버리고 다른 신들을
섬겼다.(참)
나는 너희를 다시는
구원해주지 않겠다.
(거짓)
주님!!!
판관기의 구원 역사가
지금 우리에게도 반복되고
있습니다.
정말 징글징글하시죠.
근데 저도 그렇습니다요.
그게 저이고 우리인걸요.
저희를 너무 믿지마셔요.
그러다 상처받으셔서
홧병도지시고, 그러다
또 용서하셔야 하니,
오죽하시면, 당신의
생떼같은 아드님을
보내셔서 죄인들의
어린양으로 죽게까지
하셨을까요.
어흑 주님, 면목이 없습니다.
사순이 지나기 전에,
제 힘을 내려놓고
당신의 힘에 더 의탁해볼게요.
부디 저를 약하게 하소서
첫댓글 묵상 글 잘 읽고 갑니다.
묵상 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