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書評)/윤원로(최성희)의 ‘37년 서부 아프리카 선교이야기’
『광야를 지나』를 읽고
나무그늘 임승훈
저자소개
저자 윤원로선교사는 서울신학대학교(75학번)와 대학원에서 공부하고느는 곧 Doulos 호를 타고 OM 선교사(1984-1986)로 활동하였다. 2년간 전 세계를 돌면서 둘로스 호가 기항하는 곳마다 내려서 복음전도 활동을 하였다. 1986년 가을 아프리카 서부해안 카메룬의 한 항구에 내린 것이 기회가 되고 하나님의 부르심이 있어 1987년부터 지금까지 기독교대한성결교회의 서부아프리카 불어권 선교사로 활동 중이다. 카메룬, 챠드, 나이지리아,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등 서부아프리카 프랑스어권 국가들을 중심으로 복음전도, 교회개척, 신학교 설립, 유치원 초∙중∙고등학교와 대학교까지 설립하는가 하면, 2천년대 들어서는 의과대학교와 병원까지 세웠다. 그가 37년간 이룬 선교사역은 말할 수 없이 많다. 그리고 빛난다. 틈틈이 안식년으로 한국에 들어올 때마다 공부하여 모교에서 선교학석사(Th.M) 학위를 받았고, 서울신학대학교 100주년이던 2011년에는 명예신학박사(D.D)를 수여받았다. 또한 연세대학교로부터 ‘언더우드 선교대상’을 받은 바 있다.
핵심단어
돈보다 사람, 사람보다 하나님, 청지기 정신, 헌신과 열정, 아버지 하나님의 마음
내용요약
그는 선교현장에서 다양한 사역과 하나님의 부르심이 많다 보니 책을 집필할 여력이 없었다. 하지만 2000년 코로나19로 인해 귀국한 이후 본서를 내놓았다. 『광야를 지나』(서울, 미성문화원,2021). 이 책은 그가 지난 37년간 서부아프리카 현장에서 경험한 선교 노하우들과 여러 가지 사례와 사건들, 인물평 위주로 두서없이 그려내고 있다. 더욱이 현장의 사진들이 한두 장씩 곁들여지다 보니 엊그제 만났던 사람인 듯 친근감을 느끼게 한다.
현재 카메룬의 수도(야운데) 한복판, 야운데 국립대학교 정면에 세운 그의 교회는 개척 10여년 만에 일천여명으로 성장했다. 대학생뿐 아니라 교직원들까지 현지 최고의 엘리트 그룹이 출석하는 교회로 성장했다.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를 설립하고, 근자에는 의과대학과 병원, 신학대학까지 설립하였다. 의과대학에서는 금년에 졸업생을 배출하였기에 병원의 개원과도 연계되었다.
책에는 숱한 사건사고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윤원로선교사는 선교사의 유형을 3가지로 든다. 사장 같은 선교사, 가르치기만 하는 교사 선교사, 아비 선교사. 아비 선교사는 복음으로 자녀를 잉태하여, 해산의 고통을 감당하며, 성장한 자녀를 독립시켜 세상에 내보낸다. 자녀를 위해 재물을 아낌없이 사용하고, 자신까지도 내어주는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품고 있는 헌신적 가치관이다.
저자는 선교 초기부터 지금까지 현지인 목회를 하였다. 그리고 그것을 사명이요 철학으로 주장한다. 직접 복음을 전파하고 가르치고 목양을 한다. 그래야 현지인들의 불요불급(不要不急)한 필요들을 알고 실천해 내기에 적합하다는 것이다. 카메룬 의료 인력은 1명당 1만 명을 웃돈다(WHO 권장 의료인 1명당 1천 명의 10배). 더욱이 실력도 없고 부패가 심하다. 어린이가 주사를 맞고 사망하는가 하면, 위세척을 잘못하여 기도를 막아 질식사하는가 하면 심한 경우는 엉뚱한 부위를 수술해 후유증으로 죽기도 한다는 것. 그래서인가 그가 세운 비전의과대학과 병원의 역할이 기대가 된다.
나의 관점
2000년 4월 출판협회장과 점심을 하고 난 뒤 커피를 마시는 시간에 윤원로선교사님의 전화를 받았다. 책을 썼고 출판이 진행 중이라는 말이었다. 나는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려고 곁에 있는 기독교출판협회장 친구를 바꾸어주었다. 장시간의 통화가 이어지고 책의 발행보다는 보급에 어떤 경로가 더 유익한지를 서로 질문하고 답한 것으로 안다.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난 5월 초, 윤선교사는 나를 보자마자 내게 사명을 하나 주었다. 『광야를 지나』란 책을 꺼내 주면서 서평을 써달라는 요청이다. 개인적 분주함으로 차일피일 미루어지다 총회를 다녀온 후 잠시 시간을 냈다.
그는 오랫동안 카메룬을 중심으로 챠드와 인근 나라들을 드나들며 복음전도를 위해 애썼다. 누구는 책을 쓰는데 몇 년이 걸리지만 그는 책을 쓴다는 말이 있고는 한 달 만에 탈고하였다. 그리고 책이 나왔다. 그것은 그만이 가능한 일이다. 왜냐하면 그에게 있어서 선교는 곧 자신의 삶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37년이 지나는 긴 시간 중에도 하나하나 사건이 기억되고 에피소드가 뚜렷하게 살아나 뛰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현지인들을 가르치고 일어서도록, 존귀하신 하나님 앞에 직접 나아가도록 목놓아 기도하였다. 그리고 그렇게 살아냈다. 흡사 조선의 초기 서구선교사들처럼 헌신적으로 자신을, 가족들을 돌볼 여유 없이 카메룬을 비롯한 서부 아프리카인들을 목회하였다. 그랬더니 그의 후학과 제자들이 많이 생겨났다. 현지인들이 제2의 윤원로가 되어 서부 아프리카를 활보할 것이다.
「광야를 지나」는 윤원로 선교사가 쓴 첫 작품이다. 인물과 사건, 그리고 에피소드 중심으로 선교지에서 일어난 편린(片鱗)들을 모은 책이지만 그 속에는 하나님의 놀라운 역사, 복음으로 아프리카인들을 살리고 구원해 내는 그의 열정과 헌신, 하나님의 놀라운 기름 부으심과 성령의 역사들이 과감 없이 빛을 발하며 소개되고 있다. 언더우드는 31년간 조선에서 헌신하였지만, 윤원로선교사는 그보다 6년이나 더 긴 37년간 한결같은 마음으로 카메룬에서 헌신했다. 오늘날은 카메룬만이 아닌 서부아프리카 불어권역 10여 개국을 두루 누비고 있다. 코로나19 예방접종을 마치고 사모님과 함께 떠날 채비를 하고 있는 뒷모습을 보았다.
얼마 후 현지에서 윤선교사님의 은퇴 소식이 성결신문을 통해 전해왔다. 아직도 그의 발은 아프리카대륙을 딛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면서 계속해 달리는 진행형이다. 훗날 또 한 권의 책이 나올 것을 기대하며...
카메룬비전의과대학교를 통해 수많은 의사들과 간호사들이 배출되리라.
야운데병원을 통해 수많은 연약한 생명들이 살아나고 복음으로 거듭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