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특강 ㅡ 강사 : 이승구(안드레아) 서울대교구 사목국 항심기도 전담신부
일 시 / 장 소 | 주 제 |
3월 9일(토) 오후 7시 대성전 | 내가 변화되지 못하는 이유 |
3월 16일(토) 오후 7시 대성전 | 왜 향심기도가 필요한가? |
3월 23일(토) 오후 7시 대성전 | 내 안에 계신 하느님을 찾아가는 여정 |
▼ 아래글은 글쓴 본인의 허락하에 기재합니다. - 특강을 듣기전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출처] 향심기도
작성자 박은경 가타리나 - 내 영혼 하느님을 찬미하며 지금 여기 이 땅에서 먼저 하늘나라에 간 아들과 함께 하늘나라를 미리 살고 싶습니다.
안녕? 형년아.
새벽에 잠깨어 나와보니 부엌에 환한 달빛이 하나 가득 저 혼자 놀고 있는거야. 밤새도록 나보고 나오라고 얼마나 손짓을 했을까? 창문을 열어보니 오늘의 11월 보름달은 태양같이 아주 강렬한 황금빛 빛을 내뿜고 있네.
지난 밤 수많은 생명이 저 달빛을 받아 태어났을 게고, 저 아름다운 달빛으로 치유된 사람도 아주 많을 거야. 일찍 깨서 달을 보며 산책을 좀 하고 이야기도 좀 할 걸.
엄마는 요새 아침과 밤에 한번씩 향심기도란 것에 맛들이고 있는 중이야. 향심기도가 뭐냐구? 요새 가톨릭에서 새롭게 시작된 기도방법인데, 쉽게 말하면 불교의 명상적인 방법을 도입한 기도란다.
하느님과의 대화인 기도에도 수준 차이가 있다는 건 너도 잘 알지?
가장 초보적인 청원기도부터 저절로 주님의 은혜를 느끼고 행복을 느끼며 하게 되는 감사기도, 주님의 뜻대로 살지 못했음을 뉘우치는 통회의 기도, 가장 높은 수준의 기도로 그냥 하느님과 일치하여 더 이상 아무 것도 구할 것이 없이, 말도 필요없이 하느님을 바라보고 흠숭만 하는 관상기도까지 여러 수준이 있는데, 대부분의 성인성녀들은 이 관상기도의 상태에 아주 자주 몰입한 사람들이더라구.
물론 엄마야 거기까지 가고 싶은 마음만 있지 실제로 기도 수준이 향상되지 않아서 조금 고민했었거든. 그런데 하느님은 얼마나 좋으신 분이신지 가만 있어도 나를 그 높은 경지로 이끌어 주시려고 애 쓰시는가 봐.
지난 달 프란치스코 월례회 모임에서 내 준 숙제가 바로 관상기도를 자주 해보도록 하라는 거였는데 활동적인 걸 좋아하는 엄마는 실제로 눈감고 가만히 앉아 있어도 분심만 잔뜩 들고 금방 졸리기만 해서 거의 효과가 없었어.
그런데 우리 성당에서 대림특강으로 매주 수요일마다 향심기도란 것을 주제로 강의를 나오신 이승구 안드레아 신부님이 바로 관상기도에 이르는 방법인 향심기도를 개발해서 그 방법을 구체적으로 가르쳐 주시는거야.
지난 주 수요일 내 안에 하느님이 현존하심을 여러 가지로 설명하신 신부님이 명상이란 아무 것도 안 하고 가만히 앉아있는 게 아니라 '깨어있는' 상태로 나를 온전히 하느님께 맡기고 그 안에서 편하게 쉬는 거라고, 구체적으로 분심을 쫓는 방법을 알려 주시고, 아침 저녁 시간까지 20분간 정해주시고 기도하는 숙제를 내 주시더라구.
나같은 범생이(?)는 무슨 숙제든 숙제는 꼭 하는 수준이니까 그날부터 마음먹고 정해진 시간에 가만히 앉아서 나를 통해 숨을 쉬시고 활동하시는 하느님을 의식하고 동의하며 관상에 들어가도록 노력을 해 봤어.
처음엔 가만히 아무 것도 안 하는 시간이 지루하고 아깝고 그 시간에 차라리 성경공부를 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니, 어제 아침엔 몸이 휠씬 가벼워지고 기쁨이 차오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아서 아주 기분이 좋았어.
나는 아무래도 예수님 발치에 앉아 예수님을 바라보며 말씀을 듣는 마리아의 몫보다는 예수님께 식사를 대접하려고 이리저리 분주한 마르타의 모습이 어울리긴 하지만, 그래도 이제는 조금씩이라도 하느님을 순수하게 맛들이는 기쁨에 젖을 수 있게 관상의 상태로 들어가고 싶어.
아침 저녁 20-30분씩 꾸준히 명상의 자세로 나를 비우고 그분 안에서 온전히 쉴 수 있도록, 그리고 그 시간을 늘려 갈 수 있도록 네가 엄마를 도와주렴. 그럼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