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 김현정 지음
- 출판사
- 느리게읽기 | 2012-11-17 출간
- 카테고리
- 건강
- 책소개
- 아프면 어떻게 할 것인가? 병원에 가면 무조건 수술부터 하자고 ...
100세 시대를 거론하며 첨단 의학에 대한 언론의 마이크는 핑크무드 일색이다. 이젠 암도 대~충 정복했고 죽고 싶어도 죽을 수 없는 시대가 왔다고 말하기도 한다. 돈이 문제인지는 몰라도 꺼져가는 생명도 일단 수술대에 올려놓으면 다시 살린다는 거다.
[성경섭이 만난 사람]이란 라디오를 듣고 김현정이란 정형외과 의사를 알게 됐다. 네이놈에 검색을 하니 좋아했던 가수 김현정이랑 이름이 같은 김현정 박사가 나왔다. 신선했다. 의사가 우리나라의 과잉 의료 체계나 의료행위에 대해 상식에 반하는 내용들을 조분조분 들려주는데 너무 신선했다. 의사가 직접 방송에 출연해 자기 업에 대한 비하이기도 하고 애환이기도 한 얘기를 말할 수 있는 용기가 참 좋게 보였다. 언젠간 읽을 테야, 하고 있던 차에 결국 책을 주문했다.
라디오에서 기억나는 내용:저자는 책을 쓰고 여러 출판사에 문을 두드렸지만 전부 고개를 갸웃거리더란다. 글쎄 출판전문가들이 한결같이 현직 의사가 쓴 어찌보면 엉뚱한 내용들이 과연 팔릴까, 회의했다는 것. 고민 끝에 박사가 직접 출판사를 차리고 책을 내게 됐다. 그런데 책은 벌써 5쇄, 6쇄를 넘어가고 있다. 지금은 더 나갔겠지?
자기 전공분야지만 내용이 생각보다 그리 탄탄하지가 않았다. 주로 개인 감성과 주관에 기대 쓴 데다 반복이 많다. 그리고 주장하는 내용과 대비들이 잘 맞지 않고 엇나가 보인다. 너무 환원주의로 해석하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판단하면 복잡한 현상을 너무 엉뚱하기도 하고 국소한 요인으로 해석하는 여지가 있어보인다.
거기다 교조적이다. 그럼에도 책이 읽을 이유가 충분한 건 의술에 반하는 발언을 할 수 있는 용기와 시사성에 있는 것 같다.
발췌할 부분이 많다.
...정형외과 의사들이 무릎 수술이나 어깨 수술을 받는 일은 그들 사이에서 특이한 뉴스거리가 될 만큼 희귀하다....왜 의사들은 자신의 환자들에게 권유하는 처방을 자신을 위해서는 선택하지 않을까? 첫 번째 이유는 '잘 알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많은 투병과정과 죽음을 이미 지켜봤다. 의료란 양날의 칼과 같은 것이다. 나를 치유하게도 하지만 나를 다치게 하기도 한다. 현대의학에는 혜택뿐 아니라 한계와 허상도 있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웬만한 검사나 치료에 섣불리 몸을 맡기지 않는다.
두 번째 이유는 '기다리기' 때문이다. 요즈음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픈 것을 참지 않는다. 되도록 빨리, 가능하다면 당장 낫기를 원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자신의 노력을 기울여서 차근차근 얻을 수 있는 근본적인 치유책보다, 꼼짝 안하고 저절로 낫는 방법에 더 솔깃한다. 이 쪽 병원에서 신통한 처방이 나오지 않으면 바로 다른 병원으로 가서 약을 타고 수술을 받는다. 하지만 근원적인 치료는 자기자신에게서 나오는 거시며, 여기에는 시간이 걸린다. 13
만일 세상 환자들이 모두 그 은사님 같다면, 요즘처럼 야단법석에 가까운 건강 열풍이나 의료 과잉현상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세상이 한 목소리로 건강을 찬양하고 있다. 미디어와 인터넷은 날마다 새로운 건강법에 대해 알려주고, 별의별 질병과 치료에 대해 속속들이 취재하여 그 방대한 지식을 시시콜콜 쏟아내고 있다. 14
티비에 단골로 나오는 의학전문기자 홍혜걸이 생각난다. 의료나 건강에 대해 변하지 않는 명제라도 되는 양 일방으로 몰아가는 말들이 나는 옳지가 않아~~~.
그리고, 의료 기술과 장비의 발달도 한 가지 원인을 제공했다. 예전 같으면 몸에 지니고 있으면서도 평생 모르고 지나가 천수를 누리다 죽었을 것을, 첨단 검사법이 온갖 시시한 병들까지 샅샅이 밝혀내는 바람에 졸지에 수술 받는 중환자가 되어 버린다. 굳이 아는 게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33
의료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의료서비스를 팔고, 약을 팔고, 장비와 기구를 팔고, 보험을 팔기 위해, 때로는 억지스러운 노력들을 하기도 한다. 진단 기준을 바꾸기도 하고, 새로운 증후군을 만들기도 하고, 심지어 사람들 사이에 건강에 대한 과장된 불안을 퍼뜨리기도 한다. 보험사들과 결탁한 의료상품을 출시하자 어느 특정 질병과 그에 대한 시술이 갑자기 수십 배 증가해버리는 아이러니한 해프닝도 일어난다. 34
이가 아프면 갈아 끼면 되고 (임플란트),
다리 아파도 갈아 기면 되고 (인공관절),
심장 아프면 또 갈아 끼면 되고 (스텐트),
생각대로 하면 되고.
인공 디스크, 인공 판막, 인공 수정체, 인공와우, 혹은 콩팥이식, 간이식, 심장이식... 세상에 인공과 이식이 넘친다. 하지만 인공에는 늘 한계가 있다. 갈아낀다고 해서 말짱해지리라는 것은 환상이다. 본래 자연산보다 더 뛰어난 것은 아직 없다. 일단 수술 후에는 돌이킬 수 없고 평생 감수해야할 부분이 반드시 발생한다. 58
첫댓글 이 책 소개를 저도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습니다. 용감솔직한 의사로구나 했지요^^
한번 읽어볼 만은 합니다. 의술이 꼭 능사는 아니라고 생각을 하죠 절대적인 건 아니지만 자칫 하다간 병을 도리어 키우게도 되겠죠? 현명한 판단이 좀 필요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