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희망의 길찾기 첫걸음순례]9.27 순례 23일차.
⓵용두해수욕장에서 군사지역과 소황사구 지나 서천군 서도초등학교까지15km.
⓶밥모심:아침-사랑어린.밥상
점심-사랑어린.도시락
저녁-사랑어린.밥상
간식:음료,포도,과자(사랑어린)
⓷잠자리:공암마을회관
⓸지원:박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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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에서 서천군으로 왔어요. 여기는 공암마을회관.
새벽부터 내린 비가 출발할 때쯤 잦아들어서 비옷 벗고 걸었네요.
저녁에 <다함께 세줄詩> 주제어를 '엄마'라 주었더니 그때부터 7학년이 아니라 7살이 되어 울먹입니다. 한참을 서로 울고 웃고 안아주고~~~. 이제는 편지를 쓰겠다고 다들 부쳐달라합니다.
그러면서 배고프다며 라면끓여 먹겠다고. ...
그래서 "니네 눈물 다 모으면 라면도 끓여먹겠다!!!" ㅎㅎㅎ
9명인데 야식으로 라면 아홉개 끓인답니다^^
오늘도 좋은날^^
아쉬울 것 없이 同行.
<순례지도공책에서>
길을 걷고 있는데 갑자기 ‘쿠쿠쿠궁’하는 소리가 나서 하늘을 보니까 전투기가 빨간걸 쏘았다. 무서웠다. 군사지역의 바다를 보니까 미사일 표적이 된다는 섬이 보였다. 뭔가 찡했다.
엄마가 진짜 많이 보고 싶다.
갈매기는 내 가는 곳마다 있다. 똥도 있다. 첫 번째로 쉴 때도 갈매기가 있다. 내가 쫒아가면 도망간다. 처음에는 몰랐는데 오늘 보니까 귀여운 거 같다. 오늘 갈매기가 물을 먹는 걸 봤다. 신기했다.
너는 문을 통해서 너를 부르는 소리를 듣는다.
물에서 나온 고기처럼 파도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돌아오라,
돌아오라, 네가 깊이 사랑하는 그것을 향한 돌아섬이 너를 구원하느니. -루미
[세월호 희망의 길찾기 첫걸음순례]9.28. 순례24일차.
⓵서도초등학교에서 마을길, 바다길, 산길, 바다길, 마을길 걸어 송석초등학교까지18km.
⓶밥모심:아침-사랑어린.밥상
점심-사랑어린.도시락
저녁-사랑어린.밥상
간식:두유,과자(사랑어린)치킨(서천 국민의 당관계자)
⓷잠자리:송석마을회관
⓸지원:전진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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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석마을까지 4:40경 도착.
오늘 저녁은 일제히 그릇들고 김치와 밑반찬 탁발하기부터 시작합니다.
잠시후 여기 저기서 가득들고 옵니다.
마을회관에 전화벨이 몇 번 울립니다. 잠시 할아버지 한분 들어오시며 전화를 해도 안 받아서 왔다고. 아까 김치 얻으러 왔는데 할머니 없어 그냥 보냈다고. 보내고 할머니한테 물어 보니 김치 있다고. 직접 오셨어요. 아. 이런 마음. 잊지 않겠습니다!
오늘도 좋은날^^
아쉬울 것 없이 동행.
<순례지도공책에서>
바다 옆길을 걷는데 파도가 처음엔 그냥 쏴아~~ 밀려오더니 점점 갈수록 파도가 거칠어졌다. 바다에 관한 생각을 하다보니 사람들이 왜 굳이 바다에다 걱정을 던져 버리는지, 그리고 왜 바다에 가면 걱정이 사라지는지. 바다는 모든 생명의 근원지이니 엄마와 걱정을 이야기하다 보면 걱정이 사라지듯이 바다에 가서 걱정을 털어 놓으면 걱정이 사라지는 것 같다.
걷다가 보리밥이 너무 오지 않아서 여기서 잠깐 쉬었다 갔는데 여기 아주머니 표정이 처음엔 안 좋은 것 같았는데 엄청 친절하셨다. 자기 집 문에 우리의 노란리본을 달게 해 주셨다. 그리고 쿨피스와 배까지 깍아 주시고 화장실도 쓰게 해 주셨다. 우리 순례단이 대단한 것 같다.
길가다 잠시 쉰 집 주인아주머니께서 맛있는 음료와 과일을 주셔서 기쁜 마음으로 먹고리코더 연주를 해 드렸다.
[세월호 희망의 길찾기 첫걸음순례]9.29. 순례 25일차.
⓵송석초등학교에서 장항을 지나 드디어 금강하구둑을 건너 금강체육공원까지18km.
⓶밥모심:아침-사랑어린.밥상
점심-사랑어린.도시락
저녁-사랑어린.밥상
간식:음료(사랑어린)
⓷잠자리:군산복음교회
⓸지원:전진택/군산복음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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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자욱한 길을 걷고 걸어 장항항. 일제강점기 수탈의 현장이기도 한, 미곡창고였던 곳이 문화예술공간으로 탈바꿈한 까페에서 점심밥모심. 흔쾌히 우리들의 순례이야기를 들으시고 자리를 내어주셨어요. 모처럼 아주 우아하게 밥모심하고 책도 보고 피아노도 연주하고 인형극연습하시는 것도 구경하고 차도 한잔 마시고~~~.
더구나 산티아고순례길을 걷고 있는 89학년 언님들의 답장을 받은 날이라 참좋았어요^^...
채만식문학관에서 마무리를 하고 군산복음교회에서 이틀밤을 신세지기로 했지요. 고마운 인연입니다.
따뜻한 물로 샤워도 하고 처음으로 따뜻한 방에서 잠들 수 있어 고맙습니다.
오늘도 좋은날^^
아쉬울 것 없이 동행.
<순례지도공책에서>
오늘은 특별한 날이다. 원래는 밥을 정자 아니면 벤치에서 밥을 먹는데 오늘은 까페 미곡이라는 데서 먹었는데 그 안은 너무 시원하고 넓어서 정말 좋았다. 아이스티도 구랑실이 사 주었다. 정말 우리를 응원하고 있는 사람이 많다는 걸 다시 떠올렸다.
아침에 몸풀기할 때 앞에 소나무가 보였다. 둘은 다른 뿌리지만 서로 태어난 시간도 다르지만 영원히 함께 할 것이다. 나와 세월호처럼.
방조제에 노란 꽃이 많아서 세월호 생각이 많이 났다. 아름답지만 슬펐다. 그러나 슬픈 마음을 억누르고 세월호를 좋은 기억으로 남기려고 했다.
[세월호 희망의 길찾기 첫걸음순례]9.30. 순례 26일차.
⓵채민식문학관에서 새만금방조제가기 전, 내초공원까지18km.
⓶밥모심:아침-사랑어린.밥상
점심-소고기무국(이철호목사님)
저녁-한식부페(김환용)
간식:음료(사랑어린)빵,음료(장여숙)
⓷잠자리:군산복음교회
⓸지원:전진택/군산복음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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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만식문학관에서 새만금방조제 입구까지.
드디어 순례단이 온종일 비옷입고 총총 걸었어요. 더구나 오늘은 군산시내를 걷는 구간이라 발걸음을 조심조심 해야겠다 마음모으는데 비님까지 동행하신다니~~~.
아침나절 갯벌을 보며 자전거길을 걷기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한줄로 걷던 한. 순례자가 순간. 사라졌어요..
"뭐가 쿵 하더니 뭔가 했는데 그게 나. 더라고"...
오른쪽 갯벌쪽으로 떨어진 거지요. 졸았나봐요.
다행이 무릎에 상처가 좀 나긴 해도.
좀 진정되고 나서 어찌나 웃음이 키득키득.
점심은 얻어 먹었어요. 무우국. 비맞으며 걷고 나니 꿀맛. 밥선생 왈 "해 주는 밥이 최고야" 이제 열다섯인데 아줌마같은 소리하며 밥 추가!!! 갯벌로 굴러떨어진 어린. 순례자는 구랑실과 숙소로 돌아가 잠시 쉬었어요.
오늘은 비도 오시는데 길게 걸었어요. 거의 5:30까지.
많이 지쳤는데 횡재했어요. 저녁밥도 얻어먹게 된 거죠. 한식부페. 다들 그릇들고 분주하게 왔다갔다. 그리고 빵 간식도 얻어 먹고 천연비누도 만들었지요.
돌아와 따뜻한 물로 샤워하고 마무리모임.
순례지도 그리고 뭐 어쩌고 하느라 11:00가까이 침낭속으로 쏙.
오늘도 좋은날^^
아쉬울 것 없이 동행.
[세월호 희망의 길찾기 첫걸음순례]10.1순례27일차.
⓵새만금방조제를 걷고 걸어 새만금휴게소까지 18km.
⓶밥모심:아침-사랑어린.밥상
점심-김밥, 통닭(도법스님)
저녁-사랑어린.밥상
간식:떡(김환용)빵,음료(장여숙)
⓷잠자리:신시도복지회관
⓸지원:전진택/군산복음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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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방파제를 온종일 걸었지만 아직도 남아서 내일까지 걷습니다.
스스로 길을 걷는 공부를 했어요. 이름하여 자율학습.
오늘은 스님 오셔서 우리 순례단 춤도 추고. ...
본디 야영을 하려고 했는데 비님 오셔 신사도 마을회관에 짐을 풀었습니다.
우주가 우리한테 주시는 선물. 생각을 많이 한 날입니다.
들판에 누워 흐릿한 하늘을 올려다보고 누워 '산다는 게 이런 거구나' 그러니 눈물이 선물처럼 오더라구요. 얼굴에 나리는 빗물이 함박눈처럼 느껴졌어요.
'너는 너 자신을 정기적으로 방문하는가?'
홀로 걸으라. 이 소리 다시 듣습니다.
오늘도 좋은날^^
아쉬울 것 없이 동행.
<다함께 세줄詩>
선물을 받는 사람이
아니라
선물을 주는 사람으로
어딜 가든
우린 항상
선물을 받고 있다
선물은 돌고 도는데
나는 많이 받았다
내가 줄 것은 뭘까?
[세월호 희망의 길찾기 첫걸음순례]10.2순례28일차.
⓵신시도복지회관에서 새만금홍보관까지 km.
⓶밥모심:아침-사랑어린.밥상
점심-순대국밥(김준호)
저녁-삼겹살(예온이네)
간식:
⓷잠자리:변산해수찜
⓸지원:장여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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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방파제는 긴 방파제입니다.
인천항에서부터 걸어오는 동안 많은 방파제들을 만났지만 이 새만금방파제는 이틀동안 걷게 되었는데 수많은 생각들이 오고 가게 합니다.
바다. 갈매기. 강. 배. 사람. 돈. 미래. 자연. 하늘. 구름. 눈물. 권력.
이 작은 몸으로는 어쩌지 못하는 것들 하나 하나가 걷는 동안 소리칩니다.
“알고 있는가?”하고.
지난 밤에 여수에 사시는 김준호님께서 사랑어린 순례자들이 걷고 있는 길을 지나게 되니 얼굴이라도 보고 싶다는 문자를 하셨어요.
너울쉼터에서 만났습니다. 시장에서 순대(내장이 가득 든)국밥을 사 오셨어요. 엄청 많은 양을 가져오셨지요.
‘다 먹을 수 있을까?’ 걱정을 다 끝내기도 전에 사랑어린.순례자들은 두그릇, 세그릇을 비웠습니다. 깨끗하게!!
사랑어린.순례자들 왈 “회 아저씨! 고맙습니다”
오후에 걷기를 마무리할 무렵. 광주에서 조미나 샘도 오시고. 순천에서 예승이와 소리샘, 반딧불이도 오시고.
현보가 발가락이 아프다 그래서 병원에도 잠시 가고.(의사 왈 ‘조심’)
저녁으로는 꿈에도 그리던 삼.겹.살. 제대로 주셔서 잘 먹었습니다.
처음으로 목욕탕에 갔습니다.
장교무님의 탁발로 [변산해수찜]에서 잠자리도 주시고 간식도 주시고 그랬어요.
연휴가 정신없이 바쁜 와중에 좋은 잠자리 주셔서 행복한 밤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오늘도 좋은 날
아쉬울 것 없이 同行.
[세월호 희망의 길찾기 첫걸음순례]10.3순례29일차.
⓵오늘은 쉬어요.
⓶밥모심:아침-백반(사랑어린)
점심-중화요리(유지원)
저녁-사랑어린.밥상
간식:과자 아이스크림(변산해수찜)
⓷잠자리:변산공동체
⓸지원:장여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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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월요일! 걷기를 쉬는 날! 기다리고 기다리던 날!
[변산해수찜]에서 잘 자고 아침밥모심도 잘하고 변산공동체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마침 김희정대표님과 공동체식구들이 화장실터를 만들고 있었어요.
저녁에 인사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공동체회의를 저녁마다 짧게 하시는 모양인데 농사일의 흐름을 나누고 있었어요. 인상적이었지요. 우리 사랑어린.순례자들과 같은 또래의 친구들이 있어서 좋았습니다.
변산면에 나와서 점심에는 짜장면 먹었어요. 전북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 유지원선생님이 밥값을 내시고^^ 그리고 내소사 나들이를 갔어요. 모처럼 살랑살랑 배낭도 없이 천천히 걸어서 꽃무늬문살도 보고 편안하고 넉넉한 시간을 보냈지요.
저녁에는 하루닫기를 하고 <나에게 보내는 편지>를 썼어요.
사랑어린.순례자 한 몸, 한 몸이 그냥 몸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뭉클했습니다.
내가 나를 볼 줄 아는 눈. 새로운 눈. 이 시간들이 그대로 좋은 선물임을 압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