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른 역사 운동과 겨레 얼 연구
이 회고는 대열임관50주년 기념책자 (가칭: 대열 반세기 여정) 1부에 편성할 동기생 현역시절의 자부, 즉 시대별 국가적 국방이슈와 관련해, 각자 어떤 역할과 공헌 했었던 지에 대한 회고를 수록하기 위한 일환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이 글은 박정학 동기가 휴전 하(下)이지만 전투 없는 상황에서의 군인으로서 ‘국가와 민족을 위해 생명을 바치는 길’ 찾기로 고심하다, 역사가 나라의 혼(魂)임을 깨닫고, 그 나라 혼을 지키기 위한 배달민족 상고사 연구에 뛰어들어 바른 국사운동의 진원지로 “한배달”을 만들고, 그 운동에 신뢰를 조성하기 위한 권위를 쌓기 위해 10년간의 노력으로 만년의 박사학위까지 땄던, 군인 일생의 뚜렷한 목적의식과 그를 위한 적확한 목표설정으로 “겨레 얼 1호 박사”가 되기까지의 경위를 대열과 함께 하려 올려준 회고담이다. 그래서 “아름다운 육사인 70”의 주인공이지만, 깊은 존경심을 보내게 된다.
이 같은 본받을 동기생들이 더 있음을 우리는 서로 잘 알고 있고, 개인의 자랑스러운 회고가 곧 대열 전체의 어깨동무 보람일 것이니, 책자로는 다 담을 수 없지만 이곳은 다 담을 수 있는 열린 공간이니, 더 많은 동기생들의 제한 받지 않는 양의(너무 길면 읽는 동기생들에 부담을 주어 외면당할 수 있으니 적당히 알아서서 하시고^^) 가슴 뿌듯한 회고가 계속 답지하길 기대하며 촉구합니다.
지금 여기가 바로 우리 대열 모두가 공유하고 공감하는 54년 회고의 광장임을 다시 알려드립니다.
-주(註) 편집위원 김명수
역사학을 넘어 ‘겨레 얼 1호’ 박사가 되다!
박정학
임관 50주년!
내 인생의 2/3에 해당하는 그 기간 동안 내 삶을 지배한 가르침은 육사에 입학한 후 4년 간 하루에도 두세 번씩 외웠던 사관생도 신조, ‘우리는 국가와 민족을 위하여 생명을 바친다, 우리는 언제나 명예와 신의 속에 산다, 우리는 안일한 불의의 길보다 험난한 정의의 길을 택한다.’는 것이었다. 그러고 50년 간, 그냥 ‘가르침’이 아니라 나의 일부분이 되어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왔고, 그렇게 살고 있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느낀다. 동기생 모두가 같은 생각일 것이다.
좀 더 심화되었다면, 내 생명을 바칠 ‘국가와 민족’에 대한 인식이고, 그것을 실천하기 위해 육사 입학시험 때 국사가 싫어 세계사를 선택했던 내가, 전역 후 1999년에 강원대학 사학과 박사학위 과정에 입학하여 무려 10년 만에 「한민족의 형성과 얼에 대한 연구」라는 논문으로 국사학 박사가 된 것이다. 그렇게 된 데에도 계기가 있다.
30대 초반, 갓 중령이 되었을 때에 내 딴에는 심각하게 ‘전시도 아닌데 어떻게 하는 것이 국가와 민족을 위해 생명을 바치는 것인가?’를 고민하던 중, 이암 선생이 「단군세기」서문에서 “나라가 형체(모습)라면, 역사는 혼과 같다(國猶形 史猶魂). 형(形)은 혼(魂)을 잃고 보존될 수 없다.”고 한 내용이 다가왔다. 그래서 ‘국가안보는 몸과 혼을 함께 지키는 것인데, 지금 나를 비롯한 많은 군인들이 나라의 몸을 지키는 데만 집중하고 있다. 그러니 혼을 지키는 일을 찾아 실천하는 것이 국가와 민족을 위한 새로운 길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육사 훈육관 시절 『자유』지를 통해 알게 된 박창암 장군과 이유립 선생의 ‘현 국사교과서에 문제가 많다’는 글들이 떠올랐다.
그래서 직접 국사교과서를 확인한 결과, 초등학교 5학년부터 고등학교까지 8년간 필수로 배우는 국민역사교재인 현재 우리나라의 국사교과서가 ‘바른 역사’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일제가 우리 땅과 주권을 강탈한 후 1920년에 우리 겨레를 영원한 식민지로 만들기 위해 우리 역사를 왜곡·날조하여 만들어놓은 ‘식민사학 교재’의 내용을 그대로 가르치고 있었다. 황당하여 ‘이것부터 바로잡아야겠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중령 때인 1986년에 사)한배달의 창립을 주도하여 민간인들의 ‘바른 국사복원 운동의 진원지’가 되게 했고, 1999년에는 31년 반의 군 생활을 마치고 새롭게 시작하는 인생 후반기를 설계하면서 역사학 박사학위 과정에 입학하였으며, 그해 12월에 우리의 군신인 치우천왕을 중국인들이 자기민족으로 만들고 있으나 역사학계에서 묵인하고 있다는 정보를 접하고 급히 ‘치우학회’를 창립하여 한·중 국제학술대회까지 개최하여 우리 조상이란 것을 주장했다. 그리고 2014년 ‘우리역사복원연대’, 2015년에 ‘역사의병대’의 창립을 주도했고, 2016년에는 145개 단체가 연합한 ‘미래로가는바른역사협의회’의 창립에 적극 참여하여 2018년부터 상임회장을 맡고 있다. 이런 일들을 했다고 2017년 육사창립 70주년에 동기생 2명과 함께 ‘아름다운 육사인 70’으로 선정되었었다. 나로서는 당연히 할 일을 한 것인데 밀어준 동기들에게 감사한다.
이런 과정에서 치우천왕, 환단고기, 홍익인간, 천부경 등 기존의 사학계에서 제대로 취급하지 않는 우리 역사의 중요 과제들에 대한 학술대회를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최함으로써 뚜렷한 박정학의 정체성을 만들어왔으며, 사회적 운동으로 확산되는 데 기여했다.
이렇게 바른 국사 복원 운동을 하다 보니 ‘내가 역사학 전문가가 아니라 내 말에 신뢰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1998년 전역 후 ‘이제 전역을 했으니 혼을 지키는 일에 본격적으로 기여하자’는 결심을 하고 강원대학 대학원 박사학위 과정에 입학했던 것이다. 그러나 역사는 매우 광범위하여 무엇에 초점을 맞추어 연구할 것인지 막막했다. 그리고 새삼 ‘역사가 전개되는 바탕, 원동력은 무엇인가?’ 하는 데 관심을 갖게 되었다.
신채호나 박은식 선생 등 많은 분들이 ‘민족혼’을 얘기했다. 우리의 역사가 민족혼을 원동력으로 전개되었다면, 그 민족혼은 과연 무엇인가? 그분들은 내가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내용을 적시하지 않았으므로 이 문제에 대해 파고들었다. 창세 신화학자들은 ‘민족정신’을 들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 역사에서 임금이나 관군이 도망갔을 때 분연히 일어나 목숨을 걸고 나라를 구한 의병들, 3·1 만세의거 등 항일 광복투쟁, 4·19와 6·10 등 민주항쟁 등에 아무런 보상도 없고 때로는 자신의 목숨을 걸고 참여한 백성들의 ‘행동’은 정신에서만 나온다고 보기 어려웠다. ‘행동으로 옮기게 하는 어떤 정서’ 같은 것이 있을 것 같아 고민하며 자료를 찾았다.
그러던 중, 내가 연합사 근무시절, 경희대 국문학 박사과정에 다니던 미군장교로부터 들었던 “한국인들은 정(情)이 많은데, 영어에는 그 정이라는 말을 표현할 수 있는 정확한 단어가 없다.”는 말이 떠올랐고, 2005년 당시 주한미상공회의소장 제프리 존스도 『나는 한국이 두렵다』라는 책에서 같은 말을 하면서, “2025년이 되면 세계에서 미국을 위협할 수 있는 나라는 IT산업 최강국이 될 대한민국밖에 없다. 그런데, 한국은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에서 최강국이 아니고 삭막한 사이버 세계에 인정을 불어넣을 수 있는 유일한 민족이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나는 여기서 영감을 받아 ‘겨레 얼’에 대한 논리를 정리하면서 논문을 완성할 수 있었다.
그것을 찾느라고 박사학위 논문 작성에 10년이란 세월이 걸렸지만, 그래서 논문 제목에 ‘얼’이라는 말을 사용할 수 있었고, 이것 때문에 사)겨레얼살리기국민운동본부 총무이사였던 이찬구 박사가 이사장에게 나를 “겨레 얼 1호 박사”라 소개하게 되었다. 원래 역사를 이해하려면 그 원동력부터 알아야 하는데, 우리나라 학자들 중에서는 그 원동력, 내가 말하는 겨레 얼을 연구하여 학위논문을 쓴 사람이 나 이전에는 없었던 것이다.
‘겨레 얼’은 민족혼(魂)이라는 말과는 의미가 좀 다르다. 나도 박사학위 논문을 쓸 때까지만 해도 ‘겨레의 얼은 바로 우리 민족의 역사를 읽는 키워드이고, 미래를 창조하는 힘이 된다.’고 하여 민족의 형성과 미래에서의 중요성은 얘기했으나 더 이상 구체화하지 못하다가 그 후 정립을 했다. ‘겨레 얼’을 이해하려면 목숨 건 행동에 뛰어들게 하는 ‘풀’이라는 우리 고유의 행동에너지를 이해해야 하는데 그 자료를 찾기가 힘들었기 때문이다. ‘풀’이 생소한 단어지만, ‘경기에 진 선수들 풀이 죽었다고 할 때의 풀’이라고 하면 ‘아, 그거!’라며 바로 이해할 것이다.
표에서 보듯이, 대부분 국민들은 사람이 몸(肉體)과 마음(精神, 魂?)으로만 구성되었다고 본다(陰陽論, 2진법). 서양이나 중국 문화의 영향이다. 반면, 우리 조상들은 삼재론에 따라 사람은 몸·마음·풀 3가지로 구성되었다고 이해했다. 컴퓨터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만으로 작동되는 것이 아니라 전기라는 에너지가 있어야 되듯이 사람도 몸과 마음 외에 ‘풀’이라는 에너지가 있어야 식물인간과 달리 ‘행동’을 할 수 있다는 멋진 인식(三才論, 3진법)이다.
여기서 ‘풀’은 컴퓨터의 전기처럼 몸과 마음에 작용하여 너와 나를 ‘우리’로 하나 되게 만드는 정(情)이나 신바람과 같은 조정자로 볼 수 있으며, 의병 등 여러 집단행동에 참여하게 하는 ‘행동 에너지’다. 이 원리는 내가 처음으로 만들어 여러 강의나 연구발표 등에서 주장하고 있다. ‘박정학 표 풀 론’인 셈이다.
이 풀 이론을 바탕으로 나는 ‘겨레 얼’을 ‘홍익인간이라는 민족정신(마음)과 풀이라는 민족 고유의 에너지가 어우러져 행동으로 옮기는 특성’이라고 정의한다. 이것이 겨레 얼 1호 박사 ‘박정학의 겨레 얼론’이다. 내가 개발한 이론들이다.
아, 그리고 하나 더 있다!
얼마 전 모 정당 의원들이 교육기본법 상의 ‘교육이념인 홍익인간’을 삭제하려 했다가 국민들의 항의에 부딪쳐 거둬들인 일이 있었다. ‘홍익인간’ 이념에 대한 국민들의 이해가 얼마나 부족한 지를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이를 바로잡는 논리 개발 또한 내가 해온 일이었다.
우리가 배워왔고, 사전에 나와 있듯이 ‘홍익인간은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의미라는 것은 1910년대에 처음으로 『삼국유사』를 번역(日譯)한 일본인이 일본 자전(字典)의 의미대로 해석한 것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우리나라 옥편의 한자 의미는 이와 다르다. 그리고 환인이 환웅에게 그 말하던 상황과도 맞지 않는 잘못된 해석이다.
그래서 2017년, 사)한배달에서 바른 의미를 찾기 위한 학술대회도 했다.
인구 급증으로 부족 간 식량갈등이 심했던 당시의 상황이나 『삼국유사』의 단군사화에서 환인이 삼위태백이라는 ‘지형을 보고 홍익인간 할 만하다고 판단’한 점으로 미루어볼 때, 수확을 많이 하여 식량갈등을 없애고 함께 잘 살만한 지형이라고 보았다는 의미가 된다. 그리고 신과 동물과 사람을 혈연으로 묶은 현묘한 단군사화나 천지인(天地人)의 어우러짐을 강조한 마고신화와 천부경 등에 나타나는 민족정신 ‘어울림’, 원활한 어울림을 위해 시행했던 천제와 잔치의 노래와 춤 등 우리 겨레의 ‘어울림’ 문화와도 맞지 않는 엉터리 해석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이런 과정을 통해 내가 찾아낸 ‘홍익인간’의 바른 의미는 ‘너와 나는 생존경쟁을 하는 관계가 아니라 우리로 하나 되어 함께 잘 살아야 한다’는 상생(相生), 공영(共榮)을 강조하는 내용이었다. 이런 의미를 담고 있으므로 신자본주의의 무한경쟁론으로 1% 대 99%라는 극단적 양극화에 지친 세계인들에게 한류가 뜨게 되고, 세계 석학들이 21세기 인류사회 지배이념이 될 것이라고 내다본 것이다. 이것은 ‘박정학의 홍익인간론’이다.
우리가 50년 전 생도시절에 했던 ‘국가와 민족을 위해 생명을 바치겠다.’는 다짐과 관련하여 모든 동기생들이 다 나름대로의 역할을 해왔고, 지금도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하겠지만, 나도 그럴 것이다. 지금까지 소개했듯이 바른 국사 복원 운동과 함께 내가 개발한 ‘겨레 얼 론’과 ‘풀 론’, ‘바른 홍익인간론’ 등 국가와 민족의 혼인 역사의 원동력에 대한 논리를 더욱 정교하게 다듬어 죽을 때까지 실천하겠다는 것을 동기생들 앞에 다시 한 번 다짐한다.
2021.6.29.
박정학
|
첫댓글 글 가운데 표의 사진히 선명하지 못해 다시 올립니다. 이 사진을 사용해주세요!!
사진교체-공간크기로 확장하면서 좀 흐려지지 않았는지 모르겠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