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가터인 용동큰우물의 '우현 표지석'에서 싸리재 방향으로 걷다 보면 그가 보성고보 3학년 때 이사한 집터(현 능인사)가 나온다. 고유섭이 1925년 쓴 시 '성당'은 이 집 창문으로 보이는 답동성당의 정경이다. 지금은 새로 지은 건물에 가려 능인사에서 답동성당이 보이지 않지만, 살짝 옆으로 비켜서면 성당의 첨탑을 볼 수 있다.
답동성당에서 싸리재를 지나 배다리로 오면 어릴 적 고유섭이 수학했던 의성사숙과 인천창영초등학교(옛 인천공립보통학교)가 나온다. 인천 3·1 만세운동의 발상지이기도 하다. 소년 고유섭은 1919년 태극기를 여러 개 그려 동네 아이들에게 나눠주고 만세를 부르며 골목길을 달리다 사흘 동안 체포되기도 했다.
배다리에서 도원역 인근에 세워진 '한국철도 최초 기공지'(1897년 3월 경인철도 기공식) 기념비에 당도하면 1코스는 끝난다. 개항기와 일제강점기 형성된 인천 구도심 역사를 둘러볼 수 있는 코스다.
랜디스도 서울을 방문할때 종종 도보로 여행을 했는데, 제물포에서 소사와 오류동을 지나 노량진까지 43킬로를 걸어가서 배를 타고 한강을 건너 마포로 가서 다시 남대문까지 걸어가는 지난한 코스였다. 신포동에서 애관극장을 지나 배다리로 이어지는 개항로가 랜디스가 서울로 가기위해 걸어갔던 바로 그 길이다.
건축자산은 문화재가 아니더라도 현재와 미래의 사회·경제·경관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지니거나 지역의 정체성을 가진 건축물, 공간환경, 기반시설을 의미한다.
그동안 인천시가 발굴하고 보전해 온 개항기 및 일제강점기의 역사를 담은 근대 건축물과 공원, 시장 같은 공간환경, 기반 시설 등 건축자산의 범위를 확대하고, 관리 방식을 ‘보존을 위한 규제’에서 ‘적극적 활용을 지원’하는 역동적인 방식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이로써 건축자산 정책의 새로운 개념을 수립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