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제책 : 나나 올리브에게 (루리 글, 그림)
발제자 : 원민영
발제일 : 2026.05.20.수
참석자 : 권지은, 김경은, 박은실, 박평숙, 원민영, 조정근, 한민혜
하지만 그 집에 가면 다 괜찮아질 거라는 말은 모두가 똑같이 했다.
지은이, 루리
미술 이론을 공부했다. [긴긴밤]으로 제21회 문학동네 어린이문학상 대상을, [그들은 결국 브레멘에 가지 못했다]로 제26회 황금도깨비상(그림책 부분)을 받았다. 그 밖에 쓰고 그린 책으로 [메피스트]가 있으며 [도시 악어]에 그림을 그렸다.
책 속으로
‘다시 만날때까지, 안녕히.’라고, 다정히 인사하는 올리브 나무가 있는 나나 올리브의 집과 나나 올리브에 관한 이야기이다. 루리 작가는 ‘어디로 가야 할지 길을 잃어서, 찾아야 할 무언가를 생각해 내야만 해서 시작한 이야기’라고 한다.
어쩌다 보니 이 책을 세 번 읽었는데, 읽을 때마다 그 느낌이 달랐다. 처음 읽을 때는 내가 위로를 받는 것도 같고, 위로를 해주고 싶기도 하고 동시에 여러 마음이 들었다. 등장인물이 혼동스러워 메모를 해야 하나 고민하던 중 편지를 읽으면서부터 이상하게 눈물이 나기 시작했다. 그렇게 그냥 내내 울면서 읽고 책을 덮었다. 이상했다.
두 번째 읽을 때는 등장인물에 대해 상상하고, 여긴 어디쯤일까... 하면서 책 속의 배경을 그려보면서 읽었고, 이번 발제를 위해 다시 읽을 때는 그림도 다시 보고, 이런저런 ‘만약에’를 상상하며 읽었다.
세 번의 나나 올리브와 함께하는 내내 내 옆에는 설이가 있었고 (조로나 배트맨처럼) 내 다리를 톡톡 건드리는 작은 손짓(발짓?)은 큰 위안이었다.
유독 ‘우리’라는 단어가 마음에 남았다. 나나 올리브집을 지킨 것은 나나였지만 한 번도 혼자였던 적은 없었고, 늘 ‘우리’였다. 혼자가 아니라 우리였기에, 그런 연대가 있었기에 지나 올 수 있는 시간이었겠지. 삼십여 년이 지나 나나 올리브의 집을 다시 찾는 것도 ‘우리’가 함께하는 걸음이다.
* 그 대신 밤에 날씨가 좋으면 우리는 넷이서, 그러니까 조로까지 함께 나나 방에 누워서 무너진 천장 너머 하늘을 바라봐요. 저 반짝이는 것들은 하늘에 난 작은 구멍이라고 나나가 그랬죠. 지상에서의 시간이 다하면 영혼이 저 구멍을 메꾸러 가는 거라고요. (p.69)
* 우리는 금방 사라져 버리는 것들을 오래도록, 시간을 들여 바라봤어요.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요. (p.81)
*전쟁이 아니었다면 평생 마주칠 일이 없었을 사람들은 서로가 어떻게 살아왔는지는 모르지만, 그럼에도 서로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고 “나도 그래.” “다들 그렇게 살지.” 라는 말을 해줘요. (p.104)
*원래 그랬잖아요, 우리는, 아무것도 아닌 것들에 이렇게 웃었죠. (p.120)
이 나이까지 살아보니, 내가 아무리 애를 써도 어찌할 수 없는 일들이 있다. 만약에...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달라졌을까 싶은 일들도 있지만, 그 길에도 또 여전히 내가 어쩔 수 없는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어떻게 해도 일어날 일은 일어나고 만날 사람은 만나게 된다는 말처럼 어차피 지날 일이라면 조금은 편하게 무던하게 바람이 데려다주는 곳으로 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우리가 함께라면.
*어렸을 때, 나는 어른이 되면 내 힘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을 줄 알았다. 그런데 그냥 익숙해지는 것 뿐이었다. 내가 어찌할 수 없다는 사실에 무뎌지는 것뿐이었다. (p.92)
*나는 거대한 회오리바람에 휩쓸려 버린 사람들을 상상해요. 회오리바람 속에서는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소용이 없어요. 내 탓도, 다른 누군가의 탓도 아니에요. 그저 회오리바람이 너무 강한 것뿐이에요. 우리들을 휩쓸어 버리는 그 거센 바람을 나는 운명이라고 불러요. (p.165)
지은이의 이야기
이번 이야기는 타임지에 실린 한 장의 사진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전쟁으로 무너지고 부서진 집에 한 노인이 침대에 앉아 턴테이블의 음악을 듣고 있는 사진이었는데요, 사진 밑에는 ‘그는 머물기를 고집했다’라고 써 있었어요. 망가진 집에 머물기를 고집하며 음악을 듣고 있는 그 노인의 모습에는 어떤 아름다움이 있었고, 저는 그 아름다움을 이해하고 싶었어요. 어떤 사연이 있었을까, 무엇이 그를 떠날 수 없게 만들었을까, 어떤 마음으로 전쟁의 한복판에서, 망가진 집에서 음악을 듣고 있는 걸까, 그렇게 이야기를 만들어 내기 시작했고 그 집을 둘러싼 다양한 인물들과 동물들의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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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삼부작,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 <올리브나무 사이로>는 이번 책에도 많은 영감을 주었어요.
* 출처 : 채널예스
우리가 나눈 이야기
- 문틀에 남은 키재기 자국이 마치 나나할머니의 삶의 발자취처럼 느껴졌다.
- 우리라는 의미가 가족에서 타인으로 확장되는 것 같다.
- 현재도 벌어지고 있는 전쟁의 양상이라 가슴 아프다.
- 전쟁상황을 배경으로 하지만 슬픔 가득이 아니라 절제한 상황이라 좋았다.
- 올리브집은 삶의 아픔을 치유해주는 공간인듯하다.
- 주인공들 각자의 이야기가 깊이가 없어서 아쉬웠다.
- 그래서인지, 몰입이 안되고 너무 산만한 느낌이 들었다.
- 그림을 글로 쓴 듯, 이미지를 잘 표현하는 작가 같다.
- 사진 한장에서 시작한 이야기가 마치 무대장치처럼 배경으로 깔고 가는 느낌이다.
- 나눔을 실천하셨던 나의 외할머니가 떠올랐다.
- 등장인물들의 계보 찾기가 복잡해서 집중이 어려웠다.
- 사진 한장에서 출발해서 독자들이 거리감없이 상상속으로 빠져들게 만들어줘서 좋았다.
- 그림이 있어서 좋았다.
- 나나 올리브의 집은 사막의 오아시스 같았다.
- 추억여행을 하면서 들었던 LP 음악이 떠올랐다.
- 불행, 슬픔은 겪어본 사람만이 타인을 잘 이해할 수 있는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