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로테아 님, 이제 좀 더 심오한 뜻의 겸손에 대해 말해 보겠습니다. 내가 지금까지 말한것을 실향하는 것은 겸손에 대해서라기보다는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에 대한 것이라고 하는것이 더 맞을 것입니다. |
자기 만족과 허영에 빠질까 두려워서 하느님께서 자신에게 베푸신 은총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입니다. '천사적박사'라고 불리는 토마스 아퀴나스 성인의 가르침대로 하느님의 사랑을 깨닫는 참된 방법은 은혜를 깊이 깨달을수록 우리는 하느님을 열렬히 사랑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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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우리 각자에게 내리시는 특별한 은혜는 일반적인 은혜보다 각자에게 더욱 적합한 것이므로 더욱더 깊이 생각해야 합니다. |
자비로우신 하느님 앞에서 풍성한 은총을 생각하는 것보다 더 겸손한 것은 없으며, 공의로우신 하느님 앞에서 우리가 지은 수많은 죄를 깨닫는 것보다 더 겸손한 것 또한 없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위해 하신 일과 우리가 하느님께 해드린 일이 무엇인지 성찰해 보십시오. 우리 죄를 곰곰히 성찰하듯이 하느님의 은총도 낱낱이 헤아려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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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잘났기 때문에 좋은 성품을 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잊지만 않는다면, 하느님의 은총을 안다고 해서 우리가 교만해질 염려는 없습니다. 나귀가 임금의 진귀한 보물이나 향수를 등에 싣고 있다 해도 나귀는 냄새나는 동물에 불과합니다. 바오로 사도는 "그대가 가진 것 가운데에서 받지 않은 것이 어디 있습니까? 모두 받은 것이라면 왜 받지 않은 것인 양 자랑합니까?" (1코린 4,7)라고 말했습니다. |
그대가 받은 은혜를 깨닫으면 감사한 마음이 들게 되어 겸손해집니다. 만일 하느님게서 그대에게 베푸신 은총을 생각하는데도 교만한 마음이 조금이라도 든다면, 그대가 하느님의 은총을 저버린 결점투성이의 나약한 인간임을 성찰하는 것이 가장 좋은 치료제가 될 것입니다. 우리가 행하는 모든 일을 하느님께서 알고 계심을 생각하면, 우리가 이룬 모든 일이 우리 자신의 능력이 아니라 전능하신 하느님의 섭리에 의한 것임을 때닫게 될 것입니다. |
그러므로 우리가 성취한 일들로 말미암아 기쁨을 억누를 수 없을지라도 그 영광은 모든 행위의 근원이신 하느님께로 돌려야 합니다. 성모님께서도 하느님께서 당신에게 위대한 일을 행하심을 고백하시면서 당신을 낮추시고 하느님을 찬미하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