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8회 문학사랑 신인작품상 수상 소감문＞

[덕찾사]

<118회 문학사랑 신인작품상 수상 소감문>

머나먼 남쪽 보배섬을 떠나 빛고을 광주에서 고등학교 다닐 무렵이었습니다. 국어 교과서에 실린 진달래꽃 국화옆에서 모란이 피기까지는 승무 나그네 등 우리의 명시에 감동 받아 파란 잉크를 적신 펜으로 써서 고향집 마루 벽에 붙여 놓고 어떻게 하면 저런 글을 쓸 수 있을까 부러워하면서 이 시를 창작한 분을 흠모하던 장면이 아련히 떠오릅니다.
그후 시의 향기가 그리워 동악의 언덕에서 미당 선생님의 훈습을 입었지만 찬란한 무지개를 잡고픈 마음이 앞서 세파에 휘둘려 망망대해 방황하는 난파선 같은 여정을 걸어왔습니다.
그런데 지천명 고개를 넘는 과정 속에 진실한 벗들과 산행하면서 흠결로 얼룩진 제 자신을 되돌아보고 의미 있는 삶을 상상하며 스마트폰 메모장에 긁적이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고향 마을의 아름다운 산하와 고향 분들의 금결 같이 소중한 옛이야길 그려내어 고향문화원에서 발행하는 <진도문화>에 게재하여 희열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더불어 사십 년 만에 해후한 초등 친구들의 아름다운 모습과 학교에서 아이들과 희로애락의 순간을 한 땀 한 땀 수놓아 서울 <교원문학회>에 출품하는 즐거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늘 <문학사랑>으로부터 신인작품상 통보를 받는 순간보다는 가슴 설레진 않았습니다. 앞으로 더 큰 밭을 일구라는 뜻으로 이해하고 저와 인연이 있는 모든 분과 이 기쁨을 맛보고 싶습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우리 문학의 숙성을 위해 노력하시는 문학사랑협의회 분들과 먼 발치에서 세심한 부분까지 챙겨주는 수고를 아끼지 않으신 한정민 시인님 그리고 보배섬 문화를 지키려고 불철주야 힘쓰시는 박영관 선생님께 특별히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글을 쓴다는 것이 광산에서 보석을 캐내 정제하는 과정이라고 하면 이제 그 입구에 다다랐습니다. 지금부터 수백 미터 동굴에 들어가 영롱하고 귀한 것들을 찾으려고 눈물보다 순결한 영혼의 정수를 쉼 없이 뿌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