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인들을 대상으로 하여 ‘세계에서 가장 잘 그린 그림이 무엇인지’를 2천년 2월에 물었다. 그 대답에서 ‘모나리자’가 86%로 제일 좋은 그림이라고 대답했다. 불란서 루블 박물관의 방탄유리 진열장에 있는 이 작품의 크기는 53-77㎝에 불과하다. 이렇게 작은 작품을 유명하게 만드는데 결정적인 공헌을 한 사람들은 18세기 낭만주의 문인들이다. 당시 모나리자의 신비한 미소에 반한 문학가들의 숭배열풍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높았다. 하지만 이 그림을 더 유명하게 만든 것은 1911년 8월 20일에 일어났던 도난 사건이다. 도난 당한지 2년 뒤에 절도범 페루지아로부터 다시 찾게 되자, 전 유럽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그러한 추세와 맞물려서 현대 미술가들은 유사작품들을 쏟아 내면서, 그 명성이 한층 더 높아졌다. 학자들은 모나리자와 관련하여 무슨 추리소설 같아 보이는 이색적인 연구 결과를 경쟁적으로 발표하였다. 언론 매체들도 가장 위대한 작품이라고 오랫동안 다투어 보도했다. 모나리자 이름을 딴 상품들도 봇물처럼 쏟아져 나왔고, 심지어는 모나리자 콘돔이 날개 돋친 듯이 팔리기도 했다. 이러한 ‘모나리자’는 루불 박물관의 세계갤러리에 있다. 그 곳에는 밀레의 ‘만종’도 있다. 방문객들은 두 그림에 대하여 늘 찬사를 보내면서 비교를 한다. 이 두 그림의 차이는 미소와 감사다. 모나리자의 그림은 웃음을 잘 웃는 여인이고, 만종은 감사의 기도를 하는 젊은 부부다. 기독교인들은 두 그림의 예술적, 경제적, 가치에 불구하고 만종을 더 비교우위에 둔다. 그 이유는 감사하는 마음이 담겨져 있는 쪽에 우선을 두기 때문이다. 모나리자의 인간적인 웃음보다는 만종의 감사하는 마음이 더 신앙적이다. 하지만 실제로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는 쪽은 모나리자다. 그 곳에 가보면 알지만 그녀의 미소는 보는 각도에 따라서 조금씩 다르게 보인다. 그런 이유로 관전시간이 다소 지체되어서 만종 쪽보다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게 된다. 모나리자의 웃음을 성자의 웃음이라고도 하고, 평범한 여인의 저속한 비웃음으로 비교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검은 옷을 입은 상체와 얼굴을 약간 비스듬히 한 자세가 참신하게 보이기도 하고, 정면을 응시하는 눈은 온화함과 지적인 것을 주기도 하여서 보는 사람마다 다르게 평하게 된다. 다소곳이 모으고 있는 두 손 역시, 무엇인지 겸손함을 보여주며, 배경 그림도 멀리 떨어져서 알프스를 바라다보는 것 같은 습윤한 산악 풍경이 보인다. 꾸부렁길, 포개진 양손의 모습, 검은머리는 다소 동양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크게 웃어서 경박하지 않고, 적게 웃어도 비굴하지 않게 보여서, 최고의 미소라고 하기도 한다. 한편으로 만종은 저녁 종소리를 듣고, 하루의 일을 끝내며, 젊은 부부가 함께 기도하는 모습이 담긴 그림이다. 그림 전체에서 감사하는 마음이 넘쳐난다. 땀 흘려 일하고 난 후의 어떤 행복감이 엿보인다. 배경으로 보이는 노을 역시, 휴식과 안정감을 주기에 충분해 보인다. 만종이라는 뜻과 아름다운 노을이 음악적인 감흥을 느끼게 한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전체적으로 감사하는 마음을 담고 있다는 점이다. 노을 빛 석양, 젊은 부부, 벗은 모자, 양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모습에서 감사하고 있음을 보게 된다. 따라서 이 두 그림의 이미지 차이점은 미소와 감사이다. 기독교인들은 신앙적인 것에 무게를 두어, 만종을 더 가치가 있는 그림으로 보고 있다. 범사에 감사하라는 말은 기독교인의 모토가 되며, 감사야말로 모든 문제해결의 열쇠라고 보기 때문이다. 밀레 역시 기독교 중심 가정에서 태어났다. 만종을 그린 이유는 저녁 종소리가 나면 언제든지 그의 할머니가 기도하는 것을 보고였다고 한다.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일생동안 일하는 농부들을 주로 그렸다. 만종 같은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은 그러한 배경 때문이다. 만종은 모나리자와 다르게 신에 대한 경배 사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한 작품으로, 그 작품이 사라지지 않는 한 지속적으로 감사하는 마음을, 인간에게 심어 줄 것이라는 점에서, 그 가치를 최고라고 보고 있다. 사람들에게 소중한 땅과 하늘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끊임없이 일깨워주기 때문이다. 그림 속에서 풍기는 어떤 형이상학적 테마와 인간의 소박성과 진실성이 사람들을 매료시킨다. 하지만 더욱 돋보이는 것은 신앙심이 가미되어 있기 때문이다.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굳건한 믿음의 신앙이 필요하다. 밀레는 신이 아니지만 만종을 통해서 신적인 여러 모습을 보여주었다. 힘든 일을 마친 부부가 종소리를 들으며 감사의 기도를 하는 모습은, 다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경건함과 신앙적인 것이 들어 있어서 감명을 받게 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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