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시라노;연애조작단..내게도 사랑이 올까요? - 사랑과 연애에 서투른 청춘을 위한 '작업의 정석'
<러뷰 액츄얼리><맘마미아!> 등 드라마틱한 로맨틱 코미디를 찾으십니까. 영화 <시라노;연애조작단>(제작 명필름, 감독 김현석)은 얼마 전 비슷한 연애 컨설팅 에이전시를 배경으로 한 단막극 <사랑을 만들어 드립니다>에 이어 최근 영화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연극 <시라노:드 베르쥬락>도 서울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올리는 등 유사한 소재와 스토리라인을 채택해 연애와 사랑에 컴플렉스를 지닌 현대 청춘들의 내면을 조명했다.
무선 이어폰을 통해 의뢰인과 상대방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시나리오에 따라 우연을 가장한 운명을 만들어가는 연애컨설팅이라는 다소 생소한 소재가 영화 뿐 아니라 드라마, 연극 등 세가지 공연물 형태로 우리에게 다가온 것은 무미 건조한 현대 사회에서 결혼 시기가 늦어지고 사랑과 연애에 서투른 청춘들의 사회상을 반영한 것이 아닐까. 모든 것이 완벽한 데 딱 한가지 연애와 사랑에 서투른 젊은 그대들을 위한 노래.
MBC가 베스트극장 이후 부활시킨 단막극 '일요드라마극장' <사랑을 만들어 드립니다>에서 '짝사랑은 있는 그대로의 사랑을 바라는 것'이어서 "그사람이 바라지도 않는데 건강하고 행복하길 바라는 것이어서 아름답다"는 여주인공 진이(김규리 분)의 고백은 매일 밤 심야의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라디오 DJ가 전하는 사랑과 연애, 우정에 대한 순수하고 담백한 사연들과 오버랩된다.
특히 이 영화에는 영화 <방자전><해결사> 그리고 개봉을 앞둔 <부당거래><제 7광구>까지 올 한해 동안 다섯 편의 영화에 출연하며 최근 충무로의 명품 신스틸러로 급부상한 송새벽이 어눌하면서도 호남 사투리를 쓰는 인물로 변신, '연애조작단'의 첫번째 의뢰인으로 등장해 영화의 메인 메뉴 전에 '에피타이저'와 같은 감칠맛 나는 에피소드를 전개한다. 극중 연애에 문외한인 짝사랑 전문남 현곤(송새벽 분)은 연애조작단의 도움을 받아 커피숍 아르바이트 걸 선아(류현경 분)에게 구애 작전을 펼친다.
촌티나는 패션으로부터 서울 말씨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첼리스트로 변신한 송새벽은 커피숍에그의 연애 작업을 돕는 아르바이트를 심어놓은 연애조작단의 계획대로 에스프레소를 좋아하는 첼리스트 '차도남'(차가운 도시 남자)으로 거듭나며 영화 결말부에서도 관객들에게 예상치 못했던 웃음을 선사하며 올해 연말과 내년초 개최되는 각종 영화상에서 남우조연상 수상을 기대해볼 만하다.
연애 쑥맥에게 조작단 일행이 전한 첫번째 작업 멘트는 낯선 상대에게 다가갈 때 친밀도를 높이는 "우리 어디서 만난 적이 있던가요?"라는 말. 우산이 없어 건물 입구에 서서 비를 피하고 있는 여자에게 한번씩 해봤음직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어눌한 송새벽의 캐릭터 연기는 작업의 대상이 되는 선아의 마음을 흔들며 코미디의 진수를 맛보게 한다. 특히, 영화 <방자전>에서 변학도와 향단으로 호흡을 맞췄던 송새벽과 류현경이 재회해 메인 스토리 이상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는 평가이다.
연애에 서투르기보다 연애에 소요되는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전문가에게 아웃소싱을 준다는 생각을 지닌 상용(최다니엘 분)은 훤칠한 키와 얼굴, 능력 등 완벽한 스펙을 갖추고 있는 킹카남이다. 그가 대시하려는 희중(이민정 분)은 교회에서 우연히 날아든 껌으로 인해 인연이 되어 필이 꽃힌 여자로 극중 연애조작단의 리더 병훈(엄태웅 분)의 첫사랑 그녀이기도 하다.
현곤과 달리 조작단의 계획대로 하지 않고 예측불허의 말을 던지면서 극단 멤버들을 당혹스럽게 만들기도 하고 앤애 컨설턴트의 금기사항인 '개인의 감정개입'이 지켜지지 않는 리더 병훈과 갈등을 낳는 상용에게 작업을 위해 제공된 첫 멘트는 "저는 저 버스 같은 존재가 되고 싶습니다"이다.
극중 최다니엘 역시 어눌하지만 여자를 승용차에 태운 채 좌회전 신호가 끊어지려 할 때 큰 커브를 그리며 주행하는 버스 옆에 붙으면 승용차가 안전하게 좌회전 할 수 있다는 설명을 무사히 마쳐 극중 작업녀 희중의 마음을 얻을 뿐 아니라 프로포즈를 받고 싶은 여성 관객들의 가슴을 설레이게할 수도 있겠다. 특히 <천국의 계단>에서 아역배우로 깊은 인상을 남기고 드라마 <미남이시네요>를 통해 성인 연기자로 변신한 박신혜의 한층 성숙한 연기도 빼놓을 수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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