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을 잦아가는 길 내내 바위산과 사막이 보이는 길을 오르내린다
호텔이 페트라 지역 안에 있다
황량한 구릉과 바위산 기슭에 큰 동네가 있는 걸 차창으로 내려다보며 이런 곳에서도 사람이 살고 있네 하면서 왔는데 이곳에 호텔이 있다
전 세계에 체인을 갖춘 하얏트가 이곳에 호텔을 지었다니
그것도 페트라에 완벽하게 어울리는 호텔을.
이호텔은
돌로 지은 단층건물로 내방을 찾아가려면 마치 알카즈네를 찾아가는 협곡을 지나듯 골목골목을 가야 한다
이 황량한 땅에 도시처럼 높은 건물로 번쩍번쩍하게 지었다면 얼마나 생뚱맞겠는가
완벽하게 페트라에 녹아드는 건축재와 디자인이다
미로처럼 이어진 룸이 아주 프라이빗하고 재미있다
오죽하면 지도를 주겠는가
골목을 돌고 돌아 돌아 우리 방을 찾았다
나무로 만든 대문이 살짝 열려 있다
이런 대문 너무 좋아
대문을 들어서면 방 호수가 선명한 현관문을 만난다
어! 여기다
잠시 후 우리 캐리어를 실은 버기가 뒤따라 왔다
여행기간 동안 1달러 짜리 지폐가 엄청 필요했다
키도 그냥 툭 내어주질 않는다
좀 더 특별하게 우리 이름까지 적힌 봉투에 담아 준다
귀한 손님이 된 것 같은 기분
와우!
감탄사를 연발하면서 룸 곳곳을 탐험한다
커튼 뒤엔 앙증맞은 창이 밖을 보여준다
소품 하나하나가 아라비안 나이트의 세계로 들어온 기분을 느끼게 한다
가방을 던지고 룸 탐험이 끝나자마자 얼른 주변 산책을 나가자고 남편을 끌고 나온다
귀찮은 기색이 역력했지만 내가 튕겨나가듯 나갔더니 뒤 따라 나온다
그림자조차도 아름다워 보이니 어쩌지
바로 언덕 위로 아담한 모스크가 보인다
큰 소리를 내며 기도하는 소리도 이젠 익숙하다
산책 나온 여행 일행이 내가 올려다보는 나무를 같이 보더니
"무슨 나무지?"
"후추나무에요"
듣고 있던 남편도 그 일행도 모두 정말요? 하며 신기해한다
좀 믿기 어려워하는 남편을 위해 나중에 '모야모' 앱으로 물어보고 확인시켜 주었다
나도 크로아티아의 호텔에서 가이드가 알려주어 기억하고 있었다
가볍게 산책 나온 동네주민 포스
산책하다 보니 어느새 저녁식사 시간이 되었다
산책길에 만났던 일행들이 속속 식당으로 모여든다
이구동성으로 호텔이 너무 예쁘다며 감탄하며 들어선다
입구에서 빵을 구워 금방금방 가져다 놓는다
소스 없이 그냥 먹는 것이 제일 맛있다
여행 내내 같은 테이블에 앉게 되어 친하게 지낸 두 사람과 오늘 와인을 마시자며 뜻을 모았다
잔으로도 주문이 가능해 화이트와 레드 취향껏 주문하고 건배를 했다
여행 마지막 밤, 모든 것이 아름다웠다며 건배
조명이 켜지기 시작하는 페트라의 동네가 점점 아름다워지고 있다
낯선 곳에서 보는 석양은 더 아름다운 법
배도 부르니 좀 걷다가 들어가기로 한다
우리 일행들도 여기저기 골목골목에서 툭툭 만나게 된다
여행 마지막 밤은 누구나 아쉬움이 남기 마련이다
여행을 잘 끝냈다는 안도감과 함께
어둠이 포근하게 페트라지역 전부를 덮었다
고요하다
모스크에서 간간히 기도소리가 울려 고요함을 깨운다
아마 너무 평화로워 조금 나태해진 그들의 신을 깨우는 소리인지도 모르겠다
와인의 힘도 빌리고 식전 식후 산책의 도움도 빌려 푹 잤다
내일은 이스라엘과 접한 사해 체험을 하고 귀국길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