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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 회는 가볍게 읽기엔 너무 길고 내용, 에피소드가 많은 마라톤 영어 이야기 시리즈였지요?
그래서 이번엔 좀 쉬어갈 수 있는 소재를 골랐습니다. 제 버릇이 그러나, 간단히 하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하지만 쓰다보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그것도 모자라 허리로 다시 올라가 빠뜨렸던 것, 새롭게 떠오른 것들을 끊임없이 추가하기 때문에 이번 회도 얼마나 짧게 마무리될지는 저 자신도 모르겠어요, 하하...
work.
너무나 쉬운 단어지요? 그런데... 제가 이야기감으로 고르는 어휘가 늘 그렇듯이 이게 그렇게 간단하고 쉬운 게 아닙니다. 북미에 살게 되면 집에서, 가게에서 쓰는 기계, 기구, 기기 들이 고장날 경우 돈과 시간이 아주 많이 들지요. 사람 값, 즉 labor 가 비싸서 그렇습니다.
한국처럼 전화하면 금방 오고, 빨리 오지 않으면 또 재촉해서 빨리 오게 하고, 오면 바로 시작해서 빨리 고치고, 수리 비용도 제품 회사에 따라 무료거나 받더라도 얼마 안되는 빨리빨리의 나라, '서비스의 천국' 에서 살다가 잘 고치는 곳과 사람 찾는 것부터 어렵고, 느릿느릿 일하고, 쉬는 날 많고, 안되는 이유도 많아 스트레스 엄청 받고, 돈은 예상한 것보다 대충 3배는 더 내야 하는 `서비스의 지옥' 으로 온 셈이지요.
이런 때, 영어라도 잘되어야 덜 답답하고, 덜 짜증이 날 텐데... '된다 안된다, 이럴 때는 되고 저럴 때는 잘 안된다' 라는 말부터 전달이 쉽게 되지 않습니다. 아는 표현이라고는 중고교 다닐 적에 달달 외운 숙어 out of order 밖에 없으니까요. 이것만 가지고는 하고 싶은 말을 속 시원히 할 수 없잖아요. '이렇게 할 경우 out of order, 저렇게 할 경우 not out of order' 라는 식으로 콩글리쉬도 아니고 매끄러운 잉글리쉬도 아닌 영어를 하기엔 우리 머리가 너무 커져 있지요. 알기는 많이 아는데, 뭐가 틀리고 뭐가 부자연스럽다는 건 아는데, '정답'이 말로는 안 나온다는 겁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의 문제...
'고장났다' 는 말을 여기 사람들은 주로
It's not working.
이라고 합니다. broken 을 포함해 여러 다른 표현이 있지만 not working 즉, `일하지 않고 있다' 는 표현을 더 많이 듣게 된다는 거지요. 여기서의 `일하다' 란 기계가 '제대로, 원하는 대로, 하게 돼 있는 대로 작동 (operate) 또는 기능 (function) 하다' 라는 뜻입니다. 우리가 평소 하는 말로 `되다'... 그런데 그렇지 않고 있다는 거니까 고장이지요.
그렇다면 아래와 같은 질문은 무엇을 물어보는 것일까요.
How does this toy work?
'이 장난감은 어떻게 일하는 것입니까?' 라고 한다면 뭐 좀 이상하지요? 간단한 컴퓨터 프로그램이 들어가 있다든지 기계 구조가 단순하지 않아서 어떻게 시작하고, 어떻게 끝내고, 이렇게 하려면 어떻게 하고, 저렇게 하려면 어떻게 하는지 그 사용법을 물을 때의 표현입니다. 따라서 우리말로는 `이 장난감 어떻게 하는 거예요?' 정도가 적당하겠지요.
이 물음을 TOYS-R-US 같은 곳이나 다른 전자제품 가게에서 물건 사면서 하려 할 때를 상상해보시기 바랍니다. work 라는 쉽고 정확한 단어를 모른다면 머릿속에서의 영작이 얼마나 복잡하고 엉키고 어려워질지를...
Can you show me how to work this one?
'이거 어떻게 하는지 좀 가르쳐주실래요?' 가게에서 안내하는 clerk 에게 이렇게 물을 수 있겠지요. how to ~ 는 잘 아시지요? `~하는 법'... 명사구로서 그것이 통째로 목적어가 됩니다. this one 할 때의 one 도 여기 사람들이 무척 많이 쓰는 대명사지요. 우리말의 '것' '놈'... 이것 저것 할 때나 이놈 저놈 할 때, 물론 사람이 아니라 물건 가리키는 경우인데 사람에게도 one 을 쓰긴 써요.
This one is good, but that one is not. '이 아이는 괜찮은데 저 아이는 아니야.' 교과서에나 일반 회화 교재에는 이런 표현이 나오지 않지만 현지의 보통 사람들이 농담으로, 격식 없이 하는 말... 우리가 부족한 것은 이렇게 쉬운 단어, 쉬운 문장입니다. 절대로 어려운 단어, 기발하고 멋진 속담 격언 관용구 같은 것들이 아니지요. 이런 것들은 병원에 갈 때라든지 꼭 필요한 경우 사전이나 인터넷을 찾아보면 되잖아요.
회사의 간부가 되려면 아랫사람들이 하는 일들을 잘 알아야 해요. 특히 기술직, 현장직은 기계, 장비에 대해 정통해야 하는데, 캐나다에서는 집에서 가장이 웬만한 건 직접 고치듯 직장에서도 간부들이 거의 다 고칩니다. 한국에서는 그 기계를 관리하는 부서가 따로 있거나 외부 기술자를 부르지만 여기서는 sujpervisor 나 manager 가 바로 거의 모든 분야의 specialist 들인 거지요. 그래서 새로운 기계, 첨단 기종이 들어오면 간부들이 먼저 작동 및 수리 방법을 배웁니다. 그런 다음 앞으로 그 기계를 operate 할 부하 직원들을 가르쳐요. 기계를 모르면 지휘, 통제를 제대로 할 수 없기 때문이겠지요. 그런데 제가 있었던 공장의 Filipino supervisor 는 다른 구형 기계 operator 출신으로 최근에 승진돼 제가 소속된 Level 4 직원들이 다루던 새 saw (컴퓨터 작동 방식의 대형 목재 절단기) 에 대해 잘 알지 못했어요. 동료들은 그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마다 이렇게 말하곤 했습니다.
He doesn't know how the machine works.
'그는 그 기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모른다.' 부하들이 이렇게 흉을 보는 걸 알았는지 그는 기회가 될 때마다 그 기계에 대해 배우려는 모습을 볼 수 있었지요. work 가 '되다' 의 뜻으로 쓰이는 용례를 몇 가지 더 보겠습니다. 집중적으로 하나를 파고들어야 확실히 기억하게 되어 자기 것이 될 수 있으니까요.
My Dad's old TV doesn't work any more.
아버지의 고물 텔리비젼은 이제 더이상 나오지 않는다.
The washing machine won't work unless it is plugged in.
전원 플러그를 꼽지 않으면 그 세탁기는 되지 않는다. won't 표현 또 나왔지요? '도저히 움직이(려고 하)지 않는다' 라는 뜻으로 의지, 고집의 will 에 not 을 붙인 말이 줄어 won't 가 됐어요. 발음은 '워운' 과 비슷하고요. 이 표현에서의 work 는 go 나 run 으로 바꿔 쓸 수 있지요.
The computer has not worked since I got a virus on it.
이제 위 문장에서의 work 를 가장 자연스런 우리말로 번역할 수 있겠지요? `되다, 안되다' 의 work... '바이러스가 들어온 뒤로 컴퓨터가 제대로 되질 않아요.'
그런데 지난 회에서 얘기한, 영어와 우리말 순서가 다른 표현이 위에서 또 보이네요. I got a virus on it. `컴퓨터에 바이러스가 생겼다, 들어왔다' 고 말하는 게 보통의 우리말인데 영어는 물건이 아닌 그 물건을 쓰는 사람, 주인이 주어가 됩니다. 부상을 당한 신체 부위가 주어가 아니고 그 부위의 주인이 주어가 되는 것처럼 말이지요. 그 문장 벌써 잊어버리셨지요?
'I got a bruise on my leg.' 입니다. 발에 상처가 났다는 표현인데 발이 주어가 아니고 내가 주어지요.
그리고 또 한 가지, virus 앞에 부정관사 a 가 붙었습니다. 바이러스도 한 마리 두 마리 셀 수 있으니까요. 이것 참... 어렵지요? 영어 공부가 이래서 한이 없는 겁니다. 자기 나라 말이어서, 날마다 쓰는 말이어서, 거기에 우리가 국어 공부하듯 공부까지 해서, 완벽한 영어를 하는 원어민이 할 수 있는 수준을 우리가 어떻게 해서 따라갈 수 있겠습니까... 평생 공부해도 될까말까 하지요. 그러니 영어 못한다고 너무 자학(?)하지 마시고 제가 일주일에 두어 번씩 알려드리는 쉬운 생활 영어 몇가지만이라도 잘 외워서 써버이벌 영어 정도 하면 된다 생각하며 마음 편히 가지시기 바랍니다.
위에서 예를 든 work 가 기계 같은 물건에 대해 말하는 물리적 기능이라면 사람과의 관계, 계획, 작전 같은 추상적, 화학적 기능에도 work 가 쓰입니다. 우리말로 '효과' `효능' 이라고 풀이하면 가장 적절하겠지요.
I have tried all the diets the doctor suggested, but none of them did work.
나는 그 의사가 권한 모든 다이어트를 시도해봤지만 그 어느 것도 효과가 없었다.
This method doesn't work.
`이 방법은 별로다.' 기대한 결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거지요. 새로 한국 축구 대표팀을 맡은 조광래 감독이 숏 패스 위주의 작전으로 몇 차례 경기를 펼쳤는데, '그의 작전이 통할 때도 있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었다' 라고 하려면
Sometimes his plan worked well, at other times it didn't.
하면 됩니다.
NHL 밴쿠버 아이스하키 팀 `커낙스' (Canucks, 캐네디언이란 뜻) 의 새 주장이 시즌 개막에 맞춰 엊그제 발표됐지요. 스웨덴 출신의 득점왕 공격수 Henrik Sedin. 작년에 goaltender (또는 goalie, 하키의 골키퍼) 로서 이례적으로 captain 이 됐던 몬트리올 출신 Roberto Luongo 가 captaincy 를 잃은 겁니다. Kelly 라는 여자 손님하고 어젯밤에 이 얘기를 하는데 젊은 주부인 그녀가 주장이 교체된 이유를 이렇게 단순명쾌하게 말했어요.
Obviously it didn't work.
'기대한 대로 되지 않았던 게 분명하다.' 전례를 깨고 골리를 (그가 캐나다에서는 특A급 선수라는 이유로) 시켜봤지만 지난해 플레이오프 2회전 진출에 그친 결과로 보아 별무효과였음이 입증됐다는 뜻입니다. 이 문장에서 obviously 는 어려운 단어 같지만 의외로 많이 사용되는 단어지요. 명백히, 분명히, 틀림없이... 발음이 부드러운 것과 사용 빈도가 관계가 있는 것 같기도 하는데, '압비어슬리' 라 하지 않고 '아비어슬리' 라고 발음합니다. 한국 사람들은 대개 mm 같은 자음 두 개 겹친 것을 썸머, 그램머처럼 그대로 발음해주려고 하는데 하나를 버리고 부드럽게, 노래하듯이 하는 게 좋지요.
지금까지 주로 '안된다' 의 예를 봤는데요, 사실 'It works.' 즉, '된다' 라는 표현이 단문으로는 더 연습해두어야 할 표현입니다. 긍정적이고, 상대에 동의해주는 말이니까 더욱 그렇지요. 친구가 하고 싶다고 해서, 엄마가 가르쳐준 방법대로 해서, 딸이 제시한 아이디어로 해서 효과가 있고, 결과가 좋았을 때 뭐라고 한다고요?
It works!
입니다. 이외에도 무수한 경우, `된다, 좋다, 맞다, 괜찮다, 멋지다...' 라는 만족, 찬사, 호응, 아부(?)의 말을 할 때 이 표현을 사용할 수 있어요.
If my scheme works, we'll be rich. 하면
`내 계획(작전)이 제대로 되면 우리는 부자가 될 거야.' 라는 뜻입니다.
'화학적 효과'의 예 하나 더 보지요.
The medicine works only if you take it with a lot of water"
'그 약은 많은 양의 물과 함께 먹어야만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때의 `효과' 는 우리말로 '듣다' 와 같은 말... 그러니까 work 는 되거나 듣는다는 말을 하고 싶을 때 쓰면 되는 단어입니다.
또 '말을 잘 듣다' (behave) '다루기가 쉽다' 라는 의미로 work 가 쓰이기도 하고요.
This dough does not work easily.
'이 도우는 잘 주물러지지 않는다.' 모양 만들기가 어렵다는 것이겠지요.
The soft metal works well.
'그 부드러운 금속은 다루기가 쉽다.' 반대의 뜻이고요.
Work the dough with your hands until it is very smooth. 하면
'부드러워질 때까지 두 손으로 도우를 문질러라.' 일하는 건 일하는 건데 뭔가가 '되게' 일하라는 겁니다. work 는 이렇게 단순히 일하는 게 아니고 '바람직한 효과, 요구되는 기능' 을 위해 일한다는 뜻을 갖고 있다고 보면 되겠지요.
다음은 의미는 약간 다르지만, 오히려 work 본래의 뜻과 가까운, 예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위의 work 만큼 중요하고 자주 쓰이는 표현들이지요. 캐나다 학교에 본인이 다니거나 아이들을 보내면 첫날 듣는 말이 work 일 것입니다. 학교에서 일하다? 휴지 줍고 풀 뽑는 옛날 한국의 시골 학교에서 하던 일이 물론 아니지요. 어휴... 제가 60년대 중반부터 산골 마을에서 초등학교, 중학교 다닐 때는 학교 건물을 짓거나 조경 작업을 위해 거의 건설 공사 노가다 수준의 일까지 했었어요. 바위 덩어리 같은 돌을 등에 지고 그 먼 산에서 학교까지 걸어왔던 일을 생각하면... 새로 맞춰 입은 교복이 좀 과장해서 너덜너덜해질 정도로 무급 노동에 동원됐었지요.
I will work hard to improve my grades
학생이 이런 말을 한다면 이 work 는 공부하는 것을 말합니다. '나는 성적을 높이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겠다' 는 거지요.
This needs time and a lot of hard work.
'이 일은 시간과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한다.' 공부, 연구를 말하는 work 입니다.
'공부하다' 와 비슷한 의미로서 '문제를 풀다' '해결책을 찾다' 라는 용도로 work 를 쓰는데 out 이라는 부사를 끝에 붙여 `끝내다' 라는 뜻을 강하게 할 때가 많지요.
Work out your problems with the boss
`상사와 문제를 풀어라.' 라는 말이고 `걱정마. 결국 모두 해결될 거야' 라고 하려면
Don't worry. It will work out in the end.
알고 지내던 한 부부가 최근에 이혼을 했을 경우 이 얘기를 다른 지인에게 들려준다면 그의 반응은 '아니, 왜?' 이겠지요. 긴 얘기를 짧게 해서 (long story short) 이렇게 대답해줄 수 있을 것입니다.
Their marriage just didn't work out.
그냥 그들의 결혼 생활 모든 게 잘 풀리지 않았어.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았지만 결국 `해결책 (solution)' 을 찾지 못했다는 얘기... 우리도 이렇게 되면 안되겠지요?
'운동하다' 하면 어떤 단어가 떠오르시는지... 아마도 exercise 가 아닐까 합니다. 하지만 이 단어는 명사로 주로 사용되고 동사로는 work out 이 단연 많이 쓰입니다.
I work out at a gym twice a week.
나는 일주일에 두 번 체육관에서 운동을 한다.
gym 은 한국에서의 체육관과 다릅니다. 체력단련실 정도가 더 맞아요. fitness center 같은 것. 물론 커뮤니티 센터의 농구하는 체육관도 똑같이 '짐' 이라고는 하지요. 그 gym 앞에 a 가 붙었지요? 셀 수 있는 명사니까요. 정말 미운 부정관사입니다. 여기서 부정관사를 붙인 건 여기도 가고 저기도 가기 때문이겠지요. 정해 놓은 곳에 항상 간다면 the gym 이든지 그 gym 의 이름을 넣어야 하고요. work out 이 현재형인데 왜 그러는지 지난 회에 설명했습니다. 이번 주만 가는 게 아니고 매주 그렇게 한다는 습관, 반복되는 상태이기 때문이지요.
twice a week 도 매우 중요한, 익숙해져야 하는 표현입니다. 여기서 a 는 per (~에, ~당)의 의미라는 것 다 아시지요? '일주일에 한 번' 이면 once a week, '하루에 두 번' 이면 twice a day, '이틀에 한 번씩' 이면 every other day 이고요.
I see her every other day.
'나는 그녀를 이틀에 한 번씩 만난다.' 여기서 see 는 사귄다. 연애한다 는 뜻의 `보다, 만나다'... 'I work out at a gym twice a week' 한 문장에서 배우는 게 한두 가지가 아니지요?
누구에게 무엇을 하도록 집요하게 '일' 하는 것, 즉 설득하고 공을 들이는 일을 할 때도 work 인데 사람 앞에 on 을 붙입니다. 우리말로 `작업' 한다고 하지요.
He worked on her to join the group.
그는 그녀가 그룹에 들어오도록 계속 설득했다.
She is working on her dad to give her the money for the trip.
그녀는 여행 갈 돈을 달라고 아빠에게 조르고 있다.
위 두 문장 다 속된 말로 '작업했다, 작업중이다' 라고 번역하면 뜻이 정확하게 전달되겠지요? 영어가 먼저였는지 우리말이 먼저였는지 모르겠지만 언어라는 게 다 이렇게 비슷하게 쓰이는 것 같습니다.
I'll work on her, and maybe she'll change her mind.
내가 작업해볼게. 그러면 아마 그녀가 마음을 바꾸게 될 거야.
위 문장에서 change one's mind 는 대단히 많이 쓰는 표현입니다. `생각이 달라지다, 마음이 바뀌다' 라는 말을 우리가 자주 하잖아요? 그때의 영어가 바로 이거지요.
Why did you order a pepperoni pizza instead of deluxe one?
I changed my mind.
`딜럭스 핏자 시킨다고 해놓고 왜 페퍼로니로 오더했느냐' 는 물음에 '마음이 바뀌었어' 라고 대답했습니다.
work 가 동사로 쓰이는 예 중 기억해둬야 하는 표현을 하나만 더 들게요. 바로 '일하다' ... 직업을 갖는 걸 말합니다.
Is your husband working again?
하면 집에서 뭐 고치는 것을 얘기하는 게 아니고 job 을 다시 찾았느냐는 거지요.
My wife never worked.
하면 '내 아내는 주부 외에 한 번도 직업을 갖지 않았다' 라는 뜻이고요. 돈 벌어온 적이 없다는 불만인지...
I want to work. I don't want to be on welfare.
나는 일하고 싶지 생활보조 혜택이나 받는 걸 원하지 않는다.
on welfare 의 on 은 on vacation (휴가중) on strike (파업중) on fire (연소중) 할 때처럼 '~하는 상태' 를 뜻합니다. ON 에 대해서는 내용이 만만치 않으니 다음 기회에 한 편에 걸쳐 얘기해보기로 하지요.
I can't find work in this town.
이 동네에서는 일자리를 구할 수가 없다.
job 을 말하는 work 를 명사로 해 out of work 가 되면 `직업이 없다, 실업자가 되다' 의 뜻입니다.
A third of the population of Vancouver is out of work.
'밴쿠버의 3분의 1 인구가 실업자다.' 예를 든 문장이니까 놀라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밴쿠버 인구의 3분의 1이면 수십만 명인데 왜 동사가 is 로 단수가 됐을까요? `수십만 명' (사람 수) 이 주어가 아니고 `1/3' (비율, 규모) 이 주어이기 때문입니다.
work 가 명사로서 '근무' '직장' 으로 쓰이는 표현은 아주 중요하니 오늘 꼭 외워두세요.
I met her after work.
나는 그녀를 일 끝나고 만났다.
Should I call you at work or at home?
직장으로 전화할까요, 아니면 집으로 전화하는 게 좋겠어요?
Don't phone him at work.
그에게 직장으로 전화하지 마라. 시어머니 될 사람이 아들 여자친구에게 하는 말 같기도 하고... 하하. 이 문장에서 `전화하다' 를 call 대신 phone 으로 썼지요? 우리는 call 밖에 생각하지 않지만 여기 사람들은 phone 을 더 많이 쓰는 것처럼 보일 정도로 애용합니다. 아마도 call 은 `부르다' 라는 다른 뜻도 있어서 회피하기도 하고, `포운 미' `포운 유' 라는 발음(리듬) 감을 선호해서이지 않을까 해요. call 을 쓸 때는 give me a call 과 같은 형태로 바꿔서 표현하는 경우가 많지요.
paperwork 란 말 들어보셨는지 모르겠네요. 여기 일터에서 많이 쓰는 단어입니다. '서류 일' 같아 보이는데 정확히는 종이로 한 일, 그 결과물, 그러니까 작업지시서 나 주문서 등의 서류 그 자체를 뜻하지요. ironwork (철제품, 철물 장식) woodwork (나무 제품, 목재로 된 물건이나 작품) lacework (레이스 제품, 작품) glasswork (유리 제품, 작품) 도 그 일이 아니라 그 일로 만들어진 것들을 일컫는 단어들이니까 혼동하지 마시기를...
work 가 복수형이 돼 works 로 쓰면 `일들' 이 아니고 `일들을 하는 곳' 즉, 공장을 뜻하게 되고요.
The steelworks is closed for the holidays.
'그 제철소는 휴일에 문을 닫는다.' 문을 여는 건 뭐지요? opened 가 아니고 open 이라는 것쯤은 모두 알고 계시리라... 외국에 가면 가게 앞 유리창에 니온(neon, 영어 발음은 네온이 아님) 사인으로 `open' 이라고 돼 있는 것을 보는데 저는 그 옛날에 저게 왜 `closed' 처럼 `opened' 가 아닐까 의문을 가졌었어요. 나중에 사전을 찾아보니 open 이 동사뿐 아니라 형용사도 있더군요. `열린'이란 뜻으로... 전에 얘기한 done (끝난) 처럼 말입니다. open eyes 하면 `눈을 떠라' 가 아니고 `뜬 눈' 이지요. 눈을 뜨라고 명령을 하려면 `Open your eyes.'...
저는 세 가지 work 가 좋아 그것을 즐기러 캐나다에 왔어요. 그것은 곧 일(머리 아픈 전문직보다는 단순 노동), 운동, 공부... 이 세 가지 모두 공교롭게도 영어로 work 입니다. 공부는 아직 많이 못했고, 운동도 마음껏 하지 못하고 있지만, 일만큼은 많이 했고 지금도 많이 하고 있네요. 게다가 이 `영어 이야기' 시리즈까지 추가가 됐으니 일 복이 터졌다고나 할까요...
If any would not work, neither should he eat.
성경 말씀이지요? 일하지 않으려거든 먹지도 말아야 하느니...
어른들은 이 말씀에 따라 열심히 일해야 하겠으나 자라나는 아이들은 공부만 하고 놀지 않으면 바보가 되지요.
All work and no play makes Jack a dull boy.
고교 시절 `정통종합영어' 참고서에 나와 있던 문장 같습니다. 주입식 교육을 받으며 공부하라는 말만 듣던 그 때 저는 이 말이 그렇게 마음에 들 수가 없었어요. 선생님들께 알려 주고 싶었지요. 그래서 결국 캐나다로 왔는지 모르겠습니다. 제 자식들에게는 그런 교육 환경에서 학교 다니게 하고 싶지 않았으니까요.
자, 오늘 밤은 추수감사절 turkey 디너를 먹어야 할 텐데... 저희 집은 그렇게 오래 걸리는 요리를 할 시간이 없으니 그냥 간단하게 통닭으로 굽거나 일식 take-out 을 하게 될 것 같군요. 실력과 시간 형편이 되시는 분들은 `터얼키' 를 큰 걸로 하나 구워서 한 귀퉁이 잘라 보내주세요... 그런데 turkey 구이에는 cranberry sauce 가 단짝 친구인 거 다 아시지요?
Happy Thanksgiving !
첫댓글 늘 열공합니다. 즐거운 저녁 시간 보내시길....
감사합니다. The same to you.
^^* 글 감사합니다.
장문의 글 쓰시느라 수고하시고 감사합니다.^^*
영어도 아주 잘 하실 것 같은데요.^^*
하하... 너무 길지요? 다음 회부터 서서히 줄여나가려고 합니다. 제 영어는 글쎄요... 이민 10년이 다 되어가고 가게를 하면서 손님들과 대화하는 기회가 아무래도 많으니 옛날보다는 표현이 다양해지고 말을 빨리, 길게 할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먹고 사는 일을 조금 업그레이드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고 있어요. 스트레스 많은 전문직에는 관심 없고요. improved 된 영어를 활용할 수 있는(또는 그것이 요구되는) 동시에 영어를 계속 발전시킬 수 있는 비즈니스를 하고자 하는 거지요. 그런 종류로 한 가지가 보이기 시작했는데 좀 더 연구하고 알아보려고 합니다... Thank you for the compliment.
아웅~~~~써주신 문장들을 큰소리로 열심히 읽으면서 열공!! 했어여...시간이 갈수록 재미를 더하는 강의입니다...정말 감사합니다
큰 소리로 읽으셨어요? 고맙습니다. 열심히 따라 해주셔서... 저도 전보다 훨씬 더 많이 공부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재미가 더한' 얘기까지는 되지 못하더라도 (과찬의 말씀으로 받아들이기에) 언제나 읽을 만한 내용이 그런대로 담겨 있는 시리즈가 되도록 하려고 하니까요. Have yourself a great 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