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군 위치 확인 등에 이용"…우크라군 전장서 '스타링크' 활용
스타링크 위성 48기 싣고 이륙하는 팰컨9 로켓© 제공: 연합뉴스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최수호 특파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군 작전을 지원하는 데 사용되는 서방의 준(準) 민간위성이 자국의 공격 표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30일(현지시간)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예르마코프 러시아 외무부 비확산·군비통제국 국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서방 국가들은 우크라이나군 작전을 지원하기 위해 민간 우주 기반시설인 저궤도 인공위성 그룹의 잠재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위성들은 러시아군 위치와 이동 경로 등을 밝히고 전투용 항공기를 통제하는 등 전투 임무를 수행하는 데 전적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민간 위성의 도발적인 사용은 위성의 평화적 사용을 목적으로 한 우주조약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킨다"며 "전 세계 공동체의 가장 엄중한 규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이러한 준(準) 민간 기반시설이 러시아에 대한 군사 행동에 사용된다면 합법적인 보복 공격 대상이 될 수 있음을 공언한다"고 강조했다.
예르마코프 국장은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군이 활용하는 서방 위성이 어떤 것인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러시아 공격으로 육상 통신망이 대거 파괴된 우크라이나는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미국 우주 기업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스타링크'를 활용하고 있다. 스타링크는 스페이스X가 위성 인터넷망 구축을 위해 지구 저궤도에 올려놓은 위성이다. 지상에서 쟁반처럼 생긴 스타링크 단말기로 위성과 연결, 초고속 인터넷에 접속하는 방식이다.
스페이스X는 통신 두절 위기에 놓였던 우크라이나에 지난 수개월 동안 1만5천 개 안팎의 스타링크 단말기 키트를 전달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스타링크를 활용해 휴대전화로 러시아군의 위치를 드론 부대나 포병대에 알려주는 것으로 전해졌다. 예르마코프 국장은 "우리는 전투 과업 달성을 위해 민간 상업위성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것을 지지한다"며 "우리는 우주기술의 적절한 사용에 관심 있는 모든 국가가 평화적 목적만을 위한 우주 탐사에 공동의 노력을 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 국방부는 지난해 11월 우주에 있는 자국 위성을 미사일로 파괴하는 위성요격 시험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미국 우주군사령부는 이 시험으로 1천500여 조각의 우주 쓰레기가 생성됐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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