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061회 등산 갑하산(574m) 2020-09
(대전광역시 유성구과 충남 공주시 경계) 2020년 3월 8일(일) 맑음
코로나19 사태로 대한민국은 전쟁 상황을 맞은 것처럼 모든 것이 활기를 잃어버리고 말았다. 코로나감염 확진 자가 7000명이 넘었고 사망자도 50명이나 되고 학원을 운영하는 나의 업소엔 학원생도 50%가 등원을 하지 않아 하루하루가 우울하기만 하다. 지금 관광버스를 타고 전국의 명산 탐방은 엄두를 못 낸다. 당분간은 단독으로 대전의 산들을 답사할 계획이다.
산행 들머리서 바라본 갑하산 장군봉(가운데), 왼쪽은 삽재봉
갑하산은 산의 모습이 좋다. 갑천에서 바라본 갑하산은 한 폭의 잘 그린 동양화와 같은 빼어난 아름다움으로 다가온다. 산의 이름은 한 자로 첫째를 나타내는 천간 갑(甲)자 와 아래 하(下)자를 썼다. 산 아래에 천하의 으뜸가는 땅이 있다는 뜻인데 국립현충원이 들어서 이 말이 기가 막히게 맞아떨어졌다.
포토존서 바라본 계룡산 풍경(오른쪽 장군봉부터 천황봉까지 주능선이 훤하다)
계룡산의 울타리 역학을 하고 있는 갑하산은 우산봉, 문필봉, 장군봉, 연화봉의 4개의 큰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다. 갑하산 등산을 하게 되면 천하명산 계룡산을 훤히 조망할 수 있는 곳이 많고 시종일관 숲속의 부드러운 흙길을 걷는 산행이라 저절로 평화와 안식을 갖게 된다.
등산로 곳곳에 돌로 만든 벤치가 있다.
갑하산의 산줄기는 계룡산 쌀개봉(828m)부터 시작된다. 쌀개봉서 금남정맥을 이탈하여 동쪽으로 가지를 친 계룡지맥 능선이 천왕봉, 황적봉, 치개봉을 빚어놓고 밀목재로 잠시 가라앉은 다음 서서히 고도를 높여 관암산과 백운봉을 들어올린다. 백운봉의 산줄기는 두 갈래로 나누인다.
삽재봉 직전 전망장소서 바라본 도덕봉
금수봉으로 뻗은 산줄기는 산장산, 구봉산으로 뻗어나가고 북쪽으로 뻗은 계룡지맥 능선이 도덕봉을 빚고 삽재로 숨을 죽이다가 쌀개봉부터 약 16.3Km 거리에 갑하산 정상인 우산봉을 불끈 들어올린다. 계룡지맥 능선은 계속하여 25.9Km를 더 달리면서 금병산, 보덕봉, 오봉산, 꾀꼬리봉, 부용봉 등을 일으키고 남은 여맥을 금강에 가라앉힌다.
들머리 초입(뒤로 장군봉이 조망된다)
갑동마을 모퉁이에 주차하고 산행을 시작한다.(8:29) 장군봉 골짜기서 흘러나온 개울 옆엔 새롭게 데크 시설이 돼있고 산길이 시작되는 초입에도 팔각 정자가 세워졌다. 이것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아주 잘한 사업이라고 생각된다.
표지석
고요로 충만한 부드럽고 편안한 산길로 조금 나아가니 이정표 푯말이 나타나고 산길은 가팔라진다.(8:36) 급경사 산길은 완경사 길이 되고 세종-유성 누리길2구간 이라고 쓰인 표지석이 박힌 산길이 나오면서 다시 급경사 오르막길로 바뀐다.(8:45)
가파른 산길
가파른 산길을 힘들지 않게 거침없이 올라간다. 시야가 트이는 곳에서 대전-공주 차도가 내려다보이고 계룡산 황적봉이 조망된다. 곧이어 계룡산 정상 천황봉도 보이고 눈앞 가까이 도덕봉이 장중하게 늘어서있다. 바로 계룡지맥 능선에 솟은 삽재봉에 올라선다.(9:06) 사진촬영 등으로 잠시 지체한 다음 평평한 능선 길로 조금 진행하자 계룡산 전망 포토존이 나온다.
삽재봉서 바라본 장군봉
이어서 장군봉을 향해 발걸음을 서두른다. 완경사 능선을 타고 계룡산 전망이 일품인 바위지대에 이른다. 이곳은 27년 전부터 무수히 올라 계룡산을 바라보며 웅변공부를 했던 반가운 장소이다. 곧이어 급해진 산길로 지도에 갑하산으로 표시돼 있는 장군봉(469m)에 올라선다.(9:22)
장군봉의 필자
장군봉에도 쉼터 정자가 세워져 좋았다. 전망이 열리는 헬기장으로 가 조망을 해보지만 대기가
뿌옇기 때문에 대전시가지 쪽의 전망은 막힌 상태다. 겨우 계룡산만 나무사이로 조망된다. 발의 통증으로 등산화를 벗고 마사지크림을 바른 다음 발목밴드를 착용한다.
암릉길(뒤는 문필봉)
장군봉을 뒤로하고(9:36) 문필봉으로 나아간다. 급경사 능선 길로 내려선 다음 완만해진 길로 진행하니 암릉이 나타난다. 시야가 열려 계룡산 전망이 장쾌하고 숙연한 마음을 갖게 하는 국립현충원이 샅샅이 내려다보인다.
국립현충원이 내려다보인다
험한 암릉을 조심스럽게 통과하니 부드러운 숲길로 이어진다. 바로 먹뱅이골로 하산할 수 있는 삼거리가 나오며 계룡지맥 능선은 급경사 오르막길이 된다.(9:47)
거북바위
가파른 산길이지만 평안한 흙길이라 힘이 들지 않는다. 요괴소나무와 거북바위를 지나자 산길은 더욱 가팔라진다.(10:00) 산길에는 이마의 땀이 쉴 새 없이 떨어진다. 급경사 능선 길을 어렵지 않게 올라가 갑하산 문필봉(570m)에 올라선다.(10:11)
문필봉의 필자
삼각점이 박혀 있는 문필봉서 바라본 계룡산 풍광은 압권이다. 대기 때문에 멋진 계룡산을 볼 수 없었지만 그런대로 즐거운 조망을 한다. 여기까지 등산을 하는 동안 단 1명의 산객도 조우하지 못했는데 문필봉서 3명의 산객을 만난다.
문필봉의 위용
유성에서 문필봉을 바라보면 산이 붓 끝처럼 뾰족하여 문필봉이란 이름이 붙었는데 문필봉 바위에 서면 온갖 시름 다 잊고 누구나 신선의 마음을 갖게 돼 신선봉이란 또 다른 이름도 갖고 있다. 오른 발목 통증만 없다면 왕복1시간쯤 소요되는 우산봉까지도 다녀올 수 있는데 그렇게 할 수 없어 씁쓸하다.
요괴소나무
문필봉을 뒤로하고(10:20) 등산한 길을 역으로 장군봉을 향해 그대로 되 나아간다. 사진촬영을 하면서 천천히 진행하다보니 40분이 소요돼 장군봉에 되돌아온다.(11:00) 이제 본격적인 하산을 시작한다.
이정표 푯말
하산은 계룡지맥 능선을 이탈하여 현충원으로 뻗은 작은 능선을 타고 산을 내려간다. 급경사 내리막길을 10분쯤 내려서니 산길은 완만해진다. 완만해진 길로 갑동 0.54Km란 이정표 푯말이 서있는 삼거리에 이른다.(11:16) 현충원이 나무사이로 내려다보인다.
갑하산의 기암
잠시 숨을 고른 다음(11:20) 급경사 산길로 산을 내려간다. 조금 후 현충원 철조망이 나타난다. 철조망과 나란히 산을 내려가다가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큰 키의 소나무들이 많은 산길로 산을 내려가 갑동마을 차도로 내려선다.(11:37) 계속하여 차도를 따라 6분을 더 진행하여 주차된 곳으로 돌아와 행복한 산행을 마친다.(11:43)
◈ 도상거리 6.02Km 3시간 14분소요(27분 휴식포함) 평균속력 2.1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