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꽃, 진정한 '무궁화 축제'는 없는가?
초여름이면 무더위 속에서 피고 또피는것이 무궁화꽃이다
그러나 슬프다.
봄이면 일본국 국화 격인 사쿠라에 취해 지조 없는 '벚꽃 축제'에 온 국민이 광란의 질주를 하는게
슬프고, 여름이면 국화(國花)인 무궁화가 피지만 축제다운 축제가 없이 천대 받는 게 또 한 번
슬픔을 안기기 때문이다.
단군이, 애국지사 남궁억과 민족저항시인이 지하에서 울부짖는다.
민족의 꽃이건만, 슬픈 꽃 그대 무궁화여!
어찌 그대는 한민족의 꽃이면서도 천대를 받는 꽃으로 전락하였던가.
사쿠라보다 늦게 무더위를 뚫고 피는 꽃이라서 그런가.
일제가 35년간 우리를 침탈한 것도 모자라 자기 땅이라고 우겨대는 독도에도 무궁화는 없다.
친일의 피를 물러 받은 극우들이 혓바닥으로만 애국자여서 그러한가.
아름다우나 슬픈 꽃으로 치부되는 무궁화(無窮花. rose of sharon; 학명은 Hibscus syriacus L.)
는 새벽에 피고 저녁이 되면 시들어 말라 떨어지며, 3~4개월 동안 매일 새 꽃이 피어 계속 신선한
모습이다.
'섬세한 아름다움' 또는 '영원히 피고 또 피어서 지지 않는 꽃'이란 뜻을 가졌다.
번식력이 강한 아담한 관목의 꽃나무이다
7월~10월 사이 피어나 정원수나 울타리용으로도 이용된다.
나무껍질과 뿌리는 각종 위장병과 피부병 치료제로 써왔다.
또한 꽃봉오리는 요리에, 꽃은 꽃차의 재료이며, 나무껍질은 고급제지로 쓰인다.
한반도에 무궁화가 많이 자라고 있었다는 가장 오래된 기록으로는 기원전 8∼3세기로
춘추전국시대에 저술된 지리서(地理書)인 (산해경 山海經)이다.
여기에서 군자의 나라에 훈화초가 있는데,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진다
(君子之國 有薰花草朝生暮死)" 고 하였다.
이로써 고조선 이전부터 '나라의 꽃'으로 상징되었다
(환단고기등 기록상으로 볼 때도 우리 민족의 구심적 역할이었다는 사실이다.
신라 때는 근화(槿花; 무궁화 나라)로 불러졌다.
구체적으로 국화로 거론되기 시작한 것은 서구열강들이 침탈하던 시기로 민족의 자존을 높이고
이들과 대등한 위치를 유지하고픈 데에서 연유를 찾을 수 있다.
남궁억은 투옥되면서까지 무궁화의 가치인식과 보급운동에 앞장섰다.
지난날 필자는 산림청 주관으로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개최된 '제24회 나라사랑 전국 무궁화
축제' 개막식을 알리는 행사에 초대돼 테이프 커팅을 하는 영광을 안았다.
이 자리에는 대통령도, 각부 장관도, 그 잘난 '깁스의 대명사'인 국회의원도, SNS 등에서
목소리만으로 애국을 외치면서도 국민통합이 아닌 분열을 일삼는 극우들도 없었다.
이율배반적인 대한민국의 국민성에 혀를 찰 정도였다.
그러면서 친일의 향수에서인지 봄이 오면 사쿠라에 광분한다.
언론은 벚꽃이 언제 만개할 것인지 점치기도 하는 꼴을 연출하는 대한민국의 꽃이 슬프지
아니한가.
법령으로 공포된 것은 아니지만, 무궁화가 관습법적으로 굳어져 온 우리나라의 국화임은 엄연한
사실이다. 또한 외국처럼 황실이나 국가기관에서 국화로 지정하는 것과 달리 다수의 민초들에
의해 자연발생적으로 정해졌다는 점에 높은 의미를 살 수 있다.
무궁화는 외세의 침입을 받을 때마다 '저항의 꽃'으로 군림했다.
더구나 일제강점기 때는 무궁화를 가슴 속 깊이 새기며 비겁하지 않은 민족저항시인들의 삶에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표상이었다.
수많은 시련과 역경을 이겨낸 민초들의 꽃, 즉 '민중의 꽃'이다.
그만큼 오늘날의 영광스런 대한민국을 이루는데 기여한 우리의 꽃 무궁화는 영원히 사랑하고
아껴야 할 '대한민국의 꽃'이자 '불굴의 정신을 상징하는 꽃'이다.
한 언론사가 이제야 '독도에 무궁화가 피었다'는 범국민운동을 개시한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벚꽃 축제에 버금가는 전국토를 망라한 축제가 없다는 점이다.
산림청 주관으로 이러한 행사를 치룬다는 것은 분명 한계가 있다.
온실 속에 나열되거나 꺼내 별도의 장소로 이동한 무궁화로는 전국적인 축제가 될 수 없을
뿐이기에 국가차원에서 주관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비근한 예로 필자가 벚꽃이나 무궁화에 대해서 언론에서 설파하고 해박한 수준에 준할 정도이나
이러한 축제가 24회째 계속되었다는 것을 몰랐다면 일반국민들은 어떻겠는가.
'인간 사쿠라'가 판을 치는 국회의사당에 있는 벚꽃부터 베어내자. 그나마 국가원수로는 YS
정권 때 조성한 청와대 담장 밖에 자그마한 무궁화동산을 조성했을 뿐이다.
이러한 동산이 왜색조가 날아드는 벚꽃이 전국을 뒤덮듯이 온실이나 전시회가 아닌 전국의
가로수는 물론, 별도의 광활한 동산을 조성해야 할 것이다.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부끄럽지도 않는가.
전 국민이 환영하는 진정한 무궁화 축제를 개최할 용의가 있는지 대한민국에게 묻는다.
글/서울일보/정종암
첫댓글 이번 국회의원 선거때 공약이라도...
이 글이 아닌 그림 속 주인공은 연락하시라. 사인한 졸저를 한 권 증정코자 한다. 위 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