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승리의 표본 Noshad Alamiyan(노샤드 알라미얀 ; 34세. 이란)
요즘 스웨덴에서 열리고 있는 유럽스매쉬2025 예선전을 유튜브에서 라이브로 보고 있다가 이란의 노샤드 알라미얀 선수의 경기를 오랜만에 봅니다.
몇 해 전인가... 우연히 이 선수의 경기 영상을 처음 보면서는 피식 웃었습니다.
왼손잡이 선수가 모든 공을 백핸드로만 치는 모습을 보면서요.
심지어 포핸드 쪽으로 오는 공도 굳이 풋웍으로 쫓아가서 백핸드로.
아무리 백핸드에 자신이 있다 해도 저렇게까지? 하는 의구심도 들었었죠.
그러다 궁금함에 이름을 검색해보고 나서야 이유를 알게 되었고 이 위대한 선수를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노샤드 선수도 예전에는 그저 평범한 스타일의 탁구선수였습니다.
이란이라는 국적도 그렇고, 실력이나 스타일 면에서도 세계무대에서는 이렇다 할 관심을 받지 못했던 그냥 그런 선수였죠.
주니어 시절에는 성적이 좋아서 장래가 촉망되는 선수로 꼽혔으나 성인이 되면서 시들해진 경우입니다.
그러다 병마까지 찾아옵니다.
야구 등에서는 '입스'라고 부르는 근육질환으로 정식 병명은 '국소근긴장이상'이라고 합니다.
신체 특정 부위의 근육 컨트롤이 제대로 되지 않는 현상으로 특정 근육을 유난히 많이 사옹하는 운동선수들에게 발병하는 직업병 같은 병이죠.
이 병 때문에 노샤드 선수는 포핸드 쪽 컨트롤을 아예 못하게 되어 선수 생활을 접게 됩니다.
몇 해의 공백기를 지나 다시 프로무대로 돌아왔을 때는 지금 볼 수 있는 백핸드 주전의 스타일로 변모해 있었고 2018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단식 동메달도 따며 세계랭킹 50위권에 진입합니다.
얼마 전에 안재현선수를 이긴 게임도 있죠.
노샤드의 강점은 변화 많은 포핸드 하이토스 YG서브와 그에 이은 백핸드 연속 공격입니다.
백핸드 쪽은 공격이나 방어나 모두 최고 수준이지만 역시 포핸드 쪽에서는 블록과 컷트 외에는 거의 다른 기술은 구사하지 못합니다.
상대가 로빙을 높이 올려올 때는 라켓을 오른손으로 바꿔잡고 스매쉬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상태가 약간은 호전되었는지는 몰라도 이번 스웨덴 유럽스매쉬에서는 간혹 포핸드 루프 비슷한 것도 시도하는 걸 봅니다.
포핸드 쪽 공격 타구를 전혀 컨트롤하지 못하는 병에 걸린 탁구선수가... 서브와 풋웍과 백핸드 보강으로 극복해내고 오히려 전보다도 더 훌륭한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는 건 진정 눈물겨운 인간승리의 포본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 공백기 동안 얼마나 눈물겹고 힘든 노력의 과정을 견뎌낸 걸까요.
인터뷰에서 본인 말로는 포핸드는 아예 느끼질 못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공의 길을 미리 알고 있던 발트너처럼 자신도 공에 특별한 회전을 늘 가미하여 다음 공이 어디로 올지 예상하고 기다린다고 얘기합니다
무작정 풋웍으로 쫓아다니는 게 아니란 뜻이죠.
육체적인 연습과 함께 철저한 기술적 준비도 병행하였기에 지금처럼 플레이할 수 있다는.
우리 아마추어 같으면야 당장 포핸드에 블록 변화 심한 닥터노이바우어 K.O. 같은 러버 붙이면 웬만큼 통하겠지만 국제무대의 탑급 선수들에게 그런 블록이 먹힐 리 없으니 노샤드 선수는 양면 평면 러버(비스카리아에 양면 디그닉스05)를 그대로 고수하면서 다른 쪽에서 해결책을 찾아낸 거라 볼 수 있습니다.
그 해결책은 위에 언급한 바와 같이 서브와 백핸드 강화와 풋웍입니다.
그리고 최대한 능동적으로 회전을 제어하며 타구한 후 회전과 구질, 코스, 상대 움직임과 특성 등을 모두 읽고 다음 공을 미리 준비하는 전술적 혜안입니다.
실로 존경스럽습니다.
사연을 알고 난 후로는 이 선수의 영상을 보면 눈물이 납니다.
얼마나 힘들었을지, 얼마나 많은 실패와 좌절을 겪었을지, 연습하면서 대체 몇 번이나 라켓 던져버리고 울었을지...
이란의 노샤드 알라미얀 선수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공룡
첫댓글 오늘부로 응원 시작!!!!!!
대단한 선수네요~ 덕분에 멋진 선수 한 명 알아갑니다. 대단한(?) 공룡님~ ^^
감사합니다.^^
부산 세계대회에 저희 넥시 부스를 찾아 왔었습니다.
넥시에서 이란팀을 공식적으로 후원하고 있었던 시기였죠.
이 선수는 동생이 있어요.
니마라고 부르는 선수입니다.
두 선수가 다 잘 칩니다.
네, 동생 니마도 유럽스매쉬에 출전했죠.
예선 통과했다가 어제 64강에서 중국의 리앙징쿤 만나 탈락.
형이랑 똑같이 수염 시커멓게 기르고.ㅎㅎ
잘 하더군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알라미얀 형제는 복식에도 강적이죠.
소개한 선수만큼은 아니지만 임종훈 선수도 포핸드에 입스증상이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덕분에 백핸드가 강력해졌다고!
아, 그렇군요.
몰랐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