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년생 개나리부 한송이는 올해 국화꽃을 피웠다. 일주일 사이로 두 번에 걸쳐 카타와 카토 대회에서 우승해 그야말로 요즘 유행하는 단어 완국, 즉 완전한 국화가 되었다. 대회장에 나가면 완국이 있고 반국이 있고 슈퍼국화(전국대회 5번 이상 우승자)가 있다. 지난해부터 타 단체 개나리부 우승을 인정하지 않아 한 단체만 우승하면 반국이라 하여 요즘 자주 통용되는 단어로 자리매김 되고 있다.
완국 한송이는 웹디자이너 일을 하면서 평생 즐길 수 있는 취미 하나를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종목을 찾고 있던 중, 친구의 소개로 2014년에 처음 라켓을 잡게 되었다. 그 이후 10년 동안 퇴근 후와 주말을 이용해 테니스 재미에 푹 빠졌다. 지난해에는 이직하는 틈을 이용해 프랑스 오픈과 윔블던까지 2개월간 유럽에 머물며 관전의 기쁨을 만끽했다. 윔블던 티켓을 사기 위해 밤새워 16시간 줄서서 기다린 경험을 어떻게 추억하느냐는 말에 축제 같은 분위기로 매우 재미있었다고 한다. 지인들과 어울려 캠핑하는 느낌으로 차례를 기다렸다니 이만하면 감히 테니스 홀릭이라고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강력한 포핸드를 무기로 가진 완국 한송이와 인터뷰 한 내용을 실어본다.
*일주일 사이에 두 단체에서 우승해 완국이 되었는데 어떤 대회였는가?
첫 번째 우승한 대회는(파트너 이나리) “2024 문경 아시아 유,청소년 유도선수권대회 개최기념 문경시장배 포티러브 테니스대회”인데 유튜브 채널 포티러브가 주최한 KATO 대회다. 그 후 KATA에서 개최한 2024 던롭컵 KATA TOUR 대회를 파트너 이문희와 함께 우승하게 되었다.
*완벽한 국화로 승격된 후의 소감은?
테니스를 치면서 가장 큰 성취감을 느꼈고 기쁘고 놀라운 순간이기도 했다. 일차적인 목표는 개나리 우승이지만 또 하나, 제 스스로 실망스럽지 않는 경기를 펼쳐야겠다는 생각을 해 왔다. 항상 위기가 오면 회피하기 보다는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고 대회장에서면 그동안 연습한 것들을 시도해보고, 실패하면 다시 도전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는 경험을 쌓다 보면 언젠가는 나에게도 기회는 찾아 올 것이라 믿었다. 국화부라는 새로운 타이틀을 얻게 되었지만, 이것은 나의 테니스 여정에서 마주한 많은 도전 중 하나를 넘어선 것이다. 이제 더 큰 경기의 무대에 설 자격을 얻었으니, 그에 걸 맞는 실력을 갖추기 위해 열심히 훈련하고 준비해 보려 한다. 더 높은 단계로 나아가는 여정이 계속해서 나를 성장시키고 기쁨을 가져다주기를 기대한다.
* 각 단체에서 서로 개나리부 우승을 인정하지 않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장, 단점이 있는데 그중 장점이라면 한 번 더 개나리부에서 우승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는 것. 반면 한 번 우승해서 반국이 되면 각 단체마다 국화부로 뛰기도 하고 개나리부도 뛰어야 하니 혼란스러운 점도 있다.
*직장 생활하는 중에 바쁠텐데 연습은?
평일 레슨은 퇴근 후 주 2회, 연습은 금,토,일 주말 클럽에서 최대한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연습 경기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적어 TV로 테니스 경기를 보거나 나의 지난 게임들을 복기하고 이미지 트레이닝과 이론을 숙지하면서 나만의 패턴으로 공식화 하는 연습을 했다.
*대회장을 다니면서 개선되어야 할 점이라고 생각한 것은?
처음 셀프 콜이라는 방식을 배울 때는 애매하게 떨어진 공은 상대방에 유리하게 콜을 해 주는 것이라고 들었는데 대회에 출전해 보니 그렇지 않다는 게 인상적이었다. 고로 본선 8강부터는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심판을 배치하면 좋을 것 같다. 라인 분쟁이나 상대방의 콜 문제로 인한 불필요한 감정 소모가 경기를 방해하는 경우가 종종 생기기 때문이다.
테니스는 인생의 복덩이라고 생각한다는 한송이는 우연한 기회에 라켓을 잡아 여러가지 행운을 경험했다고 한다. 테니스를 하지 않았다면 만날 수 없었을 다양한 인적자원. 정말 좋은 분들도 많이 만나 행복하고 삶이 풍요로워졌다고 한다. 평소 독서와 여행을 좋아하는데 테니스를 시작한 후 부터는 다른 취미에 몰두 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 그 점이 바로 테니스의 독특한 매력 중 하나라고 한다. 지난해 6월과 7월, 2개월간 유럽 여행하면서 롤랑가로스와 윔블던을 관전한 이유에 대해 물으니 이렇게 대답한다.
“나달을 좋아하는 팬이라서 롤랑가로스에서 나달선수가 경기하는 것을 보고 싶었다. 그래서 무조건 프랑스 오픈을 보겠다는 일념으로 프랑스행을 결정하게 되었다. 그런데 미리 비행기 표를 예약하고 대회 티켓 팅도 다 한 상태에서 뒤늦게 나달선수가 부상으로 불참 선언을 한 것이 매우 아쉬운 기억으로 남는다. 또 하나, 윔블던과 프랑스 오픈은 대회 분위기가 매우 달랐다. 롤랑가로스는 티켓 전부를 온라인으로 예약하고 자유롭게 응원가도 부르고 신나는 분위기였는데 윔블던은 고요하고 전통이 중요시되는 분위기였다.”
한송이는 큰 키에 포핸드 샷이 시원시원하다. 다운드 라인으로 맘 먹고 치면 볼이 빠르고 커브가 심해 웬만큼 손목을 고정하지 않고 발리를 하면 모두 다 밖으로 튕겨져 나갈 정도다. 테니스를 잘 하려면 근력이 뒷받침 되어야 하니 근육운동과 유산소 운동을 지속적으로 할 계획이라는 국화부 한송이의 테니스 미래가 창창하다. 글 사진 송선순 사진 일부 한송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