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절산(德節山 780.2m)과 두악산(斗岳山 732m)은 소백산과 월악산 사이의 남한강 상류에 위치한 자연풍광이 빼어난 산이다.
이들 산 좌우에 자리잡은 사인암과 하선암은 단양팔경으로 꼽히고,단양대교 옆 중앙고속도로 춘천방향 단양휴게소 뒤의 적성산성엔 국보 제198호인
신라 '적성산성비'가 있다.
뒷들재를 경계로 두 산은 각기 서로 다른 양상으로 솟아있다.
뒷들재는 옛날 하선암이 있는 대잠리 사람들이 단양으로 학교 가고 장 보러 넘나들던 고개.
덕절산은 암릉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두악산은 순하고 부드러운 전형적인 육산의 산세다.
이름에 악(岳)자가 들어 있으면 그야말로 ‘악~’소리가 나는 법인데,그렇지 않으니 두 산의 이름이 서로 바뀐 듯하다.
목조 데크로 꾸며놓은 소금무지봉 정상의 중심부에는 항아리 세 개가 나란히 묻혀 있다.
항아리 옆에 조그마한 ‘두악산 721.5m’ 정상석이 놓여 있지만 실제 정상은 남쪽으로 조금 떨어진 727m 봉우리.
정상에선 사방 거침없이 조망이 트인다.
중앙고속도로가 지나는 단양대교를 중심으로 소백산과 덕절산, 용두산, 말목산, 금수산과 도락산 등 단양의 명산들이 포진하고 그 사이를 남한강이
굽이쳐 흐른다.
육산과 세미클라이밍의 적절한 조화,소백에서 월악까지 이어지는 산맥의 파노라마,또 충주호에 목을 드리운 채 길게 드러누운 눈에 익은 산들.
하지만 우리는 이날 개스로 인하여 희끄무레한 충주호의 흑백 실루엣만 볼 수밖에 없어 아쉬움이 컸다.
항아리 세 개에는 이러한 전설이 전해져 온다.
마을에 불이 자주 나는 건 단양(丹陽)의 지명이 붉을 단(丹)자, 볕 양(陽)자에서 비롯됐다고 하여 두악산 꼭대기에 소금과 한강물을 부어 놓았다.
그 이후 더이상 불이 나지 않았으며 소금무지봉으로 불린다.
지금도 음력 정월에는 지역의 안녕을 기원하는 수금무지제를 지내고 있다.
필자는 예전에 피티재를 깃점으로 뒷뜰로 내려간 적이 있다.
피티재는 도락산과 덕절산의 마루금만 이어져 있을 뿐 거의 개척산행 수준이였다.



아주 상세히 그려진 '갈대'님의 지도를 빌려 왔습니다.



네비엔 '가산교'(단양군 단성면 가산리 48-8)를 입력하여 버스를 멈춘다.
버스 앞에 가산교가 있고,가산교에서 20여미터 떨어진 곳에 우측으로 진입로가 있다.

산길로 들면 금방 갈라지는 무덤 앞 'Y'로에서 좌측 산길로 진입을 한다.

49명이 목적지에 왔지만 예약인원을 전부 수용하지 못하였다.

선두부터 번호를 불러보니 A팀 참여인원이 30명이다.

.

이런저런 목적으로 출입을 금지하고 있지만...

가산교를 들머리로 하면 철탑이 세워진 능선으로 오르게 된다.

첫 암벽에 닿았다. 밧줄에 의지하여 차례로 암벽을 오르는데,툭 하고 밧줄이 터진다. 위험한 상황이 생길 뻔했다.
등로엔 검은색 굵은 호스가 나란히 이어지고 있는데, 용도가 뭔지 알 수가 없다.
혹자는 아래에서 물을 퍼올려 송이버섯 포자와 함께 뿌리는 시설이라고 하는데...

아래에 가산교가 보이고,아름다운 마을 가산리(佳山里)가 오붓하게 촌락을 구성하고 있다.

뒤돌아 고개를 들면 좌측으로 도락산과 우측으로 용두산이 보인다.

진행 방향으로 펼쳐지는 암릉구간.

고사목을 지나 돌아보면...

멀고 가까운 산들이 고개를 내민다.

도락산

도락산 좌측으로 황정산과 멀리 보이는 건 수리봉인 갑다.

장수씨가 전망바위에서 조망을 즐긴다.

들머리였던 가산리 마을

코가 무릎에 닿는 가풀막을 힘겹게 오르자 정상석이 있는 덕절산에 닿는다. 지형도에는 이곳이 덕절산으로 표기되지 않았다.
이곳에서 미리 마련한 일행들의 식사자리에 비집고 앉았다. 정상주로 막걸리 두어 잔과 복분자술까지 한 후...

지형도에 정상으로 올라있는 덕절산에 닿는다. 일행 중 한 명이 자연석에다 선명하게 글자를 다시 입혔다.

그런 다음 좌측으로 꺾어서 뒷들재를 내려서는 등로는 낙엽과 급경사로 인하여 몹시 미끄럽다.

그렇게 내려선 뒷들재(뒷뜰재,해발 약 500m)에서 후미인 이회장이 탈출을 했단다.

다시 한바탕 가쁜 숨을 몰아쉰 후 능선에 올라선다.
그 사이 덕절산에서 뒷들재를 내려서며 알바하였다는 일행들의 소식을 듣는다. 고함을 지르며 불러 보지만 인기척이 없다.
그래서 뒤엔 더이상 일행들이 없다고 결론을 내렸고...

키재기하는 고만고만한 봉우리들은 모두가 '짐이 두악산이요' 하지만 자료마다 제각각이니 정확히 어느 봉우리가 정상인지 헷갈리기만 한다.

그새 짙어진 가스가 산하에 깔렸다.

처음 만난 이정표는 대단히 크게 만든 것.

소선암자연휴양림(소선암공원) 갈림길을 중앙으로 두고,좌우에 실제 정상인 이 봉우리와 소금무지봉이 양 옆으로 버티고 섰다.

밧줄 휀스를 넘으면 좌측으로 소선암자연휴양림 내려가는 길이고,소금무지봉은 평탄한 전방 50여미터 거리에 데크전망대로 만난다.

돌아보니 '탐방로 아님'푯말이 붙어 있다. 아마도 아까 본 임산물,또는 휴양림과 관련하여 통제를 하고 있는 모양.

역시 돌아본 통제 푯말과 우측으로 휴양림으로 내려가는 길.

이정표와 소금무지봉의 데크 전망대

이정표엔 소선암자연휴양림(2.1km)과 단성면 소재지인 단성치안센터(2.7km)의 거리가 거의 대동소이하다.

소금무지봉의 나무 한 그루와 돌탑, 그리고 항아리 세 개, 스텐 통 안엔 소금무지제를 지낼 때 쓰는 집기를 보관하는 곳.

앙증스런 두악산 소금무지봉의 작은 표석

항아리 뚜껑을 열고 안의 내용물을 살피는 'south tiger(남범씨)'

제일 좌측 항아리에는 소금이, 중간에는 동전,제일 우측에는 1,000원짜리 지폐가 들어 있다.

단양 중 고등학교 일대의 밀집한 주택가에 큰 불이 나서 잿더미로 화했단다.
지금도 이 일대를 잿깐이라고 하는데, 어떤 도인이 단양(丹陽)의 지명이 불을 의미하므로 읍내에다 연못을 파고,상상봉에다 항아리를 묻어 소금과 한강수를
채워 넣어라는 비책을 가르쳐 주었다고... 지금도 소원을 비는 여인들의 기도처가 되고 있단다.

이제 조망을 즐길 차롄데, 희끄무레한 가스로 인하여 시계가 몹시 불량하다. 바라 보이는 곳은 단양대교.

살짝 당겨보니 중앙고속도로 상행선(춘천방향) '단양휴게소'이다.

단양휴게소 뒤로 삼국시대의 산성으로는 비교적 큰규모에 속하는 사적 265호인 '적성산성'의 윤곽이 보이고,
여기엔 호걸군주 신라 진흥왕이 죽령이북으로의 영토확장을 기념하여 세운 국보 제198호인 '적성산성비'가 있다.

다시 시선은 굽이도는 충주호를 향한다.

똑딱이 카메라론 한계가 있어 자꾸만 만지작거려도 그게 그거다.

충주호를 중앙으로 우측에 솟은 산이 말목산이고,좌측으로 목을 드리운 봉우리는 제비봉이다. 두 산은 우리 한마음이 모두 답사한 적이 있다.
그리고 그 밖에 말목산 뒤로 가은산과 더 우측 뒤로 금수산,제비봉 뒤로 옥순봉은 상상으로 유추해볼 따름이다.

다시 단양대교를 살핀다. 단양대교는 중앙고속도로 상행선 단양휴게소에서 문화유적 탐사와 함께 할 수 있으니 꼭 들리기를 권한다.

곱게 뚜껑을 닫아두고 소금무지봉을 내려서는데,그때 인기척이 난다.
알바하였던 일행들 예닐곱 명이 맞은 편 두악산 표지석봉에서 인증 중이다.
그제사 말로만 전해 들었던 '지친 노인과 귀먹은 노인'에 대한 궁금증이 모두 해소되면서 안도하게 된다.

하산 중에 만난 이정표

나무가지로 보호막을 친 무덤을 지나...

무덤가 이정표

보름재에 닿는다. 보름재에선 임도를 따라 90도 좌로 꺾어 내려간다.

보름재에서 확인하는 산행궤적

보름재의 이정표

포장임도에 닿아...

두악산 등산로 안내판을 살펴보지만 이해하기 힘들고...

불과 10m 아래에서 우측 산길로 다시 갈아 탄다.

이 지점의 이정표

휴양림 시설들이 나타나고...

포장도로를 따라 내려온다.

정문이 보이고...

이정표엔 하선암이 1.6km위치에 있단다.
하선암은 삼선구곡을 이루는 심산유곡에 3층으로 된 흰 바위가 백여척 마당을 이루고,그 위에 둥글고 커다란 바위가 덩그렇게 얹혀있어
그 형상이 마치 미륵같아 부처바위(불암 佛岩)라고도 불린다.

소선암자연휴양림의 특별 할인혜택.

돌아본 휴양림의 원목 일주문.

단양천에 놓인 소선암교와 다리 건너 보이는 우리 버스.

다리를 건너서 휴양림 표석을 본다.

우리 버스는 소선암공원 앞에 대어 있다. * '소선암자연휴양림'과 '소선암공원'은 서로 다르다.

도롯가의 어수선한 안내판엔 입장료가 적혀 있지만 피서철이 지나고 난 뒤라 관리하는 사람도 보이지 않는다.

김종호(1935~ ), 괴산군 출신.
충청북도지사,제11대~제16대 국회의원,내무부장관,정무 제1장관, 국회 부의장

내무부차관김종호송덕비(頌德碑)

그리고 소선암공원엔 화장실을 비롯한 여러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다.

버스에서 몰카를 하였다.
-지렁이들-
가을비 잠깐 다녀가신 뒤
물기 질척한 보도블록에 지렁이 두 분 뒹굴고 계십니다
한 분이 천천히 몸을 틀어
S?
물으십니다 그러니까 다른 한 분,
천천히 하반신을 구부려
L……
하십니다. 그렇게 천천히
U?
하시면
C……
하시고
J?
하시면,
O…… 하시고
쬐한 가을 햇살에
붉고 탱탱한 몸 시나브로 마르는 줄 모르고
그분들, 하염없이 동문서답 중이십니다
그사이, 볼일 급한 왕개미 두 분 지나가시고
어디선가 젖은 낙엽 한 분 날아와 척, 붙으십니다
아아, 그때, 우리
이목구비 있었습니까?
주둥이도 똥구멍도 있었습니까?
그 진창에서 도대체
당신은 몇 번이나 C 하시고
나는 또 몇 번이나 S 하셨던 겁니까?
<이 경 림>
우리 삶을 지렁이로 압축시켜 보니, 이런 코미디가 없구나.
지렁이들의 S, L, U, C, J, O의 동문서답 안에는 에스라인 하고 브이라인 하느라 삶은 안 보이는,
얼짱과 몸짱 하느라 다른 것은 안 보이는 우리 모습이 보이는구나.
이목구비 있고 대뇌 소뇌 있고 주둥이 똥구멍 있으니, 우리는 지렁이들과 다르다고 할 수 있을까.
서로 S 하고 L 하느라, U 하고 C 하느라, 좌 하고 우 하느라, 나 하고 너 하느라, 옳음 하고 그름 하느라,
핏대 올리고 목소리 높이고 삿대질하고 울고 웃는 사이,
왜 사는가 묻는 물음은 점점 멀어지고 가을 한 햇살에 한평생은 금방 마르는구나.
<김 기 택>
첫댓글 오우~~소금단지 안이 궁굼했는데?
사진보니 속이 후련하네요
글고 사진마다 느낌과함께 설명해주시어 감사합니다.
요즘 산행재미를 붙여 가시는 류열님의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준족의 산행 스타일에다 산의 속살을 조금 더 꼼꼼이 들여다 본다면 금상첨화겠죠.
새로 '자유게시판'에 올리는 사진들도 즐감하고 있어요. 묵묵히 제 발걸음 걷고있는 류열님의 행보를 조용히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