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7-19일 일요일
동창들과 강원도 태백 대덕산 야생화를 보러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이천 어느 쌀밥 집에 들어갔다.
이천에 쌀밥 집 간판이 생기기 시작한 것은 10여 년 전부터 일 것이다. 이젠 국도 변에 죽 가면서 이어져 있고 상당히 큰 규모도 여러 군데 있다.
상차림은 그저 그랬다.
사진: 상차림
‘왕건’ 이는 조기 조림, 꽁치구이, 돼지고기 삶은 것과 게장 정도였다.
수도권에서 만원 받고 저 정도 주면 무난하다고 하겠다. 그러나 나는 얼마 전 담양에서 먹은 12,000 원 짜리 백반이 생각났다.
(필자의 다른 글 ‘담양(潭陽)에서 먹고 잔 이야기’ 참조)
담양에서 먹은 백반은 3만원 받아도 될 뻔 했다. 그러나 담양(潭陽)을 경기도로 퍼 날라올 수는 없지 않나?
그런데 이상한 것이 하나 있었다. 복도에 바퀴 달린 수레가 몇개 있고 수레 마다 위에 나무 판을 여러 겹 쌓아 놓았다.
사진: 나무 판 (?)
저게 뭘까?
나중에 보니 그 위에 미리 상을 차려서 손님 식탁위로 그대로 밀어 넣는 것이 아닌가?
아…이건 대단한 아이디어다.
음식을 오봉(쟁반)에 날라와서 일일이 상 위에 다시 깔고 다 먹으면 역순으로 상 물리고 다시 상을 행주로 훔치는 것에 비하여 주방에서 상을 전부 봐서 수레에 끌고 와 그대로 손님 상에 밀어 넣고 다 먹은 후에는 다시 그대로 빼내 오기만 하면 되니 얼마나 편하고 또 시간 곧 돈이 세이빙 되겠는가?
그러나 한편으론 식당 상차림마저 공업화 시대에 걸맞게 컨베이어 벨트화 한 것 같은 느낌에, 생산성의 극대가 문화진화에 있어 꼭 정(正)의 방향은 아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것은 한국 식습관이니까 되는 것이지 다른 나라에서는 통하지 않는 이노베이션이 아닐까 한다. 외국에서 저런 식으로 상 깔 일이 없지 않은가?
하여튼 필자의 느낌 따위와는 상관없이 다른 식당에 비하여 능률이 훨씬 높을 것은 확실하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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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구룡초부 원문보기 글쓴이: 구룡초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