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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바람의 여행일기 원문보기 글쓴이: 서리풀
우리나라에서 6번째 큰 섬 안면도
국내 유일의 ‘해안국립공원’으로 해변길 및 안면송길 트레킹 코스 절경
안면도 부속섬인 대야도, 황도 및 쇠섬 역시 여행명소
안면도는 충남 태안군의 서남단에 위치한 섬으로 1968년에 개통된 안면대교에 의해 육지와 연결되어 있다. 안면도의 크기는 면적 113.46k㎡, 해안선 길이 120km이며 최고봉은 북쪽의 국사봉(國師峰, 107m)으로 남북 24km, 동서 5km이다. 우리나라에서 6번째로 큰 섬이다. 태안군 안면읍에는 안면도 외에 59개의 섬이 있으며, 이중 53개는 무인도이고 6개가 유인도이다.
안면도는 원래 섬이 아니라 육지였다. 거친 뱃길에 조정에 올리는 쌀을 운송하는 선박의 좌초가 빈발하자 안전한 항로를 확보하기 위해 운하를 만들었다. 태안군 남면 드르니와 안면곶의 육지를 잘랐는데, 공사는 고려시대에서 시작돼 조선 인조 때 완공되어 섬이 되었다. 그 후 1970년 12월에 안면교, 1997년에 안면교와 나란히 새로운 안면대교가 건설됨으로써 다시 육지와 연결되었다.
태안군은 동쪽을 제외하고는 3면이 모두 바다로 둘러싸인 반도로, 국내 유일의 '해안국립공원'으로서 해안선의 곳곳마다 절경을 이루고 있다. 그래서 태안군은 이 해변길을 테마로 하여 '태안해변길'이라는 이름의 트레킹코스도 조성하였다. 안면도 해변길은 경관이 아름다울 뿐 아니라 바닷가와 숲길을 걸으면서 계속 파도소리를 들을 수 있는 환상적인 트레킹 코스이다. ‘태안해변길’은 총 7개코스가 있는데, 이중 5-7코스가 안면도 서쪽 해안에 조성되어 있다.
해변길 5코스 ‘노을길’은 안면도 백사장항-삼봉해변-기지포해변-두여전망대-꽃지해변까지 12Km 코스(약 3시간 40분 소요)로서, 코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석양’이 특히 아름다운 곳으로 유명하다. 특히 코스가 끝나는 지점에 있는 ‘꽃지해변’의 석양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일몰명소 중 하나이다. 태안8경 중 하나이기도 하다. 평지 구간이기 때문에 거리에 비해 힘들지않게 걸을 수 있다.
5코스 시작지점인 백사장항에는 '꽃게다리'도 유명하다. 백사장항과 드르니항 사이 약 250m 길이의 인도교이다. 2013년에 개통됐다. 정식명칭은 '대하랑꽃게랑다리'인데 줄여서 '꽃게다리'라고도 부른다. 드르니항 쪽 다리 입구에는 꽃게, 백사장항 쪽에는 새우 모양 조형물이 있다. 이것은 꽃게와 새우가 많이 잡힌다는 것을 상징한다.
드르니항은 고깃배도 몇 척, 식당도 서너 군데 정도의 아담한 항구다. 그에 비해 백사장항은 고깃배가 셀 수 없이 많고, 수협공판장도 있어서 수산물 판매도 많이 이뤄진다. 드르니항의 이름이 이국적이다. '들르다'의 우리말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일제 강점기 때의 이름은 '신온항'이었는데 해방 후 드르니항으로 개명했다고 한다.
해변길 6코스 ‘샛별길’은 꽃지해변-샛별해변-국사봉-황포항까지 13km 코스(약 4시간 소요)로서, 소나무숲이 울창하여 피톤치드에 취하고 해변의 시원한 바람을 만끽하며 걸을 수 있는 길이다. 샛별길의 코스를 거꾸로 걸어 꽃지해변에서 끝날 수 있게 걸으면 시간에 따라 꽃지해변의 환상 낙조를 감상할 수 있다.
해변길 7코스 ‘바람길’은 황포항-운여해변-바람아래해변-조개부리마을-영목항까지 16km코스(약 5시간 소요)로서, 안면도 최남단 해변을 걷는 코스이다. 각각의 해변으로 가는 길에 작은 언덕이 있지만 대체로 길이 평탄해서 초보자도 어렵지않게 걸을 수 있다.
지도출처-네이버지도
7코스에서는 특히 운여해변의 석양이 유명하며, ‘바람아래해변’ 역시 그 이름 때문에 여행객들이나 문인·예술가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해변이다.
안면도에는 특이하고 재미있고 예쁘기도 한 지명들이 여러곳 있다. 드르니항, 두에기해변, 가경주마을, 좁쌀여, 쌀썩은여, 병술만마을, 조개부리마을, 섬옷섬 그리고 바람아래해변 등등. 이름의 유래를 일일이 설명하려면 적지않은 시간이 필요하다.
‘바람아래해변’은 바닷바람이 모래언덕(沙丘)을 만들고, 바람은 자기가 만든 사구를 내려다보면서 신나게 춤추면서 노는 곳이다. 해수욕장이 예쁘고, 할미섬 곰솔림도 울창하고, 할미바위 전설도 듣고, 멀리 새로 생긴 원산안면대교도 보이고, 무엇보다도 바람과 함께 신나게 놀 수 있는 곳. 용이 승천할 때 바람과 조수변화를 일으켜 지금의 모래사장과 모래언덕을 만들었다는 신비로운 전설까지 더해지는 곳이다.
시집 <사평역에서> 및 <전장포아리랑> 등으로 잘 알려진 곽재구 시인은 그의 산문집 <포구기행>에서 '바람아래 해변'에 대해, "이곳에서는 바람의 눈썹이 보였다. 시간의 눈썹과 모래의 눈썹 또한 보였다. 한없이 아늑하고 고요했으므로 그들이 지닌 눈썹 몇개가 하늘로 올라가 낮달의 영혼과 만나는 모습도 보였다."고 썼다. 곽재구 시인은 또, "나그네는 모래언덕 위에 누워 다시 타고르를 읽었다. 어쩌면 이곳의 미세한 모래언덕은 지상에서 가장 평온한 시간들의 가루의 퇴적인지도 모른다. 타고르를 읽는 동안 이곳 바다에 노을이 찾아왔다. 아시는가 그대, 구름이 많은 날의 노을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바람아래 세상의 뭇 삶들의 꿈은 기실 얼마나 아름다운지를"이라고 쓰기도 했다.
그는 "저 너머 강둑으로 가고 싶어요/여러 척의 나무배가 줄지어/대나무 말뚝에 묶여 있는/저 강둑으로(후략)"라고 읊은 타고르의 시 <멀고 먼 강둑>의 일부구절을 인용하면서 이곳 바람아래 해변의 아름다움을 그렸다. 200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박성우라는 시인은 또 이곳 바람아래 해변을 그의 여행산문집 <남자, 여행길에 바람나다>에서 "바람아래라는 이름 참 예쁘지요? 당신과 함께 왔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독극물처럼 지독하게 보고싶은 당신"이라 썼다.
그런데 아쉽게도 바람아래 해변 '할미섬' 일원은 생태계보호를 위해 2028년까지 출입이 금지되어 있다. 해수욕장까지만 들어갈 수 있다. 이 지역은 멸종위기2급 '표범장지뱀' 서식처라고 한다. 이곳에는 무려 500-700개체의 표범장지뱀이 사는 국내최대의 표범장지뱀 서식지이다. 그래서 출입이 금지되는 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됐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이곳 할미섬의 모래언덕을 늘리기 위해 섬주변에 대나무 또는 나무판자 울타리 형태의 '모래포집기'라는 것도 설치했다. '표범장지뱀은 몸에 표범처럼 무늬가 있는 도마뱀인데 해안 사구에서 산다고 한다.
제7코스의 종착지인 영목항은 2019년 12월 26일 개통된 원산안면대교의 연결지점이다. 1.75km 길이에 왕복 4차선의 해상교량이다. 이 다리의 개통으로 배로만 건너갈 수 있었던 원산도가 이젠 자동차로 몇 분 만에 원산도에 들어갈 수 있게 됐다.
영목항 바다 건너에는 원산도 뿐 아니라 효자도, 추도, 소도 등이 떠 있어 경관도 수려하다. 이 곳은 수산업이 발달하여 바지락, 소라, 고동과 우럭, 농어 등이 풍부하며 값도 싸 부담없이 수산물을 즐길 수 있다.
안면도 트레킹 코스는 해변길 5-7코스 이외에도 ‘안면송길’코스가 있다. 꽃지해변 인근에 위치하고 있는 ‘안면송길’은 공영주차장(안면버스터미널)-조개산전망대-육개삼거리-조각공원-모감주나무(천연기념물 제138호) 군락지-공영주차장 원점회귀코스로서, 약 15.5km 길이이다.
안면도의 소나무 숲은 눈에 보이는 쭉쭉 곧은 모양 뿐만 아니라 세포나 종자 속에 있는 유전정보까지 갖춘 귀중한 숲이다. 그래서 산림청에서는 이 소나무 숲 근처에서는 시업행위나 벌채행위를 제한하게 하는 한편, 되도록이면 현상태로 보전하기 위해서 1988년 유전자 보존림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소나무 유전자 보존림은 전국에 5개가 있으며 총면적이 2128ha인데, 안면도 유전자 보존림의 면적은 15ha에 달한다. 안면송림은 태안8경 중 제3경에 해당한다. 또, 안면도자연휴양림에도 ‘숲속의 집’과 함께 다양한 숲산책코스와 예쁜 스카이워크 길이 조성되어 있다.
삼봉해수욕장-유튜브 드론채널 동영상에서 캡처
안면도는 트레킹 코스 뿐 아니라 볼거리, 즐길거리가 많은 섬이다. 자연휴양림과 수목원, 아기자기랜드, 쥬라기박물관, 해상낚시공원, 연중무휴 태안빛축제, 4월에 세계튤립축제가 열리는 코리아 플라워파크 등도 유명하다. 해수욕장도 백사장해수욕장 등 무려 14개나 뻗어 있다.
굳이 트레킹을 하지않더라도 안면도에서 유일한 사찰인 안면암, 사진작가들이 특히 즐겨찾는 꽃지해변, 삼봉해변, 운여해변, 바람아래해변, 그리고 안면도 부속섬인 대야도, 황도 및 쇠섬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유명관광지이다.
안면암(安眠庵)은 인근의 간월암(看月庵)과 더불어 안면도와 천수만 일대를 대표하는 암자다. 안면암이 뭍에 둥지를 두고서 밀물 때마다 바다에 둥실 떠오르는 조그만 섬과 마주하고 있다면, 간월암은 간조 때 바다가 갈라져 섬과 뭍이 이어진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섬 위에 암자가 있다는 점에서 다르다.
간월도에 있는 간월암은 정확하게는 안면도에 속하는 섬은 아니고 서산시 부석면에 있는 섬이지만 안면도 가는 길목에 있어 안면도 갈 때는 함께 둘러보기 좋은 섬이다.
천수만을 바라보는 안면암 앞바다에는 속칭 '조구널'이라고 부르는 두 아기 섬이 위치하고 있어 경관도 아름답다. 안면암은 부교형태로 바다 위에 떠 있는 부상탑도 유명하다. 태안 기름유출사고 때 바다의 조속한 원상회복을 기원하기 위해 2009년 늦봄에 만든 탑으로 부상탑의 본체 높이는 11m, 7층 탑이다. 한 때 여름 태풍으로 유실되기도 했지만 다시 복원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물이 빠졌을 때 조구널 섬으로 건너가면 부상탑 내부도 볼 수 있고, 광활한 갯벌도 장관이다. 조구널 섬 둘레는 기암괴벽도 아름답다. 누가 이름붙였는지 ‘개코바위’라는 기암도 있고 조그만 동굴에서 내다보는 부상탑도 한 폭의 그림이다.
대야도는 1970년대 안면도와 연륙되어 더 이상 섬은 아니다. 안면도의 부속섬인 대야도는 옛날부터 넓은 갯벌과 해초가 많이 있는 큰 섬이라는 뜻으로 한자표기 '큰대(大)자'에 '이끼야(也)자'를 써서 '대야도(大也島)'라 불린다. 마을 주변에는 뒷섬(斗支島)·토끼섬(兎島)·모래섬(沙島)·닭섬(鷄島) 등 무인도가 해안선을 따라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다.
대야도는 갯벌과 바위가 조화를 이루어 다양한 어종과 해산물이 살기 좋은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다. 그래서 입지가 좋은 이곳에 일제는 1933년 서해안의 수산시험소를 설립하여 김양식을 실시하였다.
사진출처-유튜브 토일 Story채널 동영상에서 캡처
이재언 저 ‘한국의 섬’ 자료에 의하면, 대야도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김양식을 시작한 '부자 섬'으로, 1970년대 전국 일간지에 '낙도지만 달러박스'라는 제목으로 대대적으로 소개된 적이 있다고 한다. 양식된 김을 일본 등지로 수출하며 외화를 벌어들인 것이다. 이렇게 잘 나가던 대야도가 최대의 위기를 맞이하였다. 천수만 간척사업으로 안면도와 섬이 맞붙은 대야도는 생태계의 변화로 큰 타격을 받았다. 1980년대 천수만이 두 동강이 나면서부터 물의 유속이 느려졌고, 이로 인하여 양식하는 김에 갯병이 생기는 등 작황도 좋지 않아서 더 이상 김양식을 할 수 없었다.
대야도마을 앞에는 거대한 갯벌이 있어 놀이터이자 생태체험장이다. 썰물 때가 되면 서해안의 높은 간만의 차이 때문에 바지락을 채취하려는 체험객으로 마을과 갯벌이 북적인다. 이런 현상은 2010년부터 대야도 어촌계원들이 힘을 모아 '자율관리어업'에 동참하면서부터다. 자율관리어업은 어업의 생산기반 구축과 지역간의 어업 분쟁 해결, 어민들 소득 향상과 복지, 대야도 발전을 위하여 주민들이 자율적으로 참여하여 어장과 갯벌 자원 관리, 경영 개선, 질서유지 등을 펼치는 공동 사업이다.
대야도 숲길에는 시인 천상병의 고택(故宅)도 있다. 원래는 의정부 수락산 자락에 있었는데 재개발로 철거됨에 따라 지인에 의해 이곳 대야도로 옮겼다.
문단의 마지막 기인으로 불렸으며, 지긋지긋하게 가난했던 그의 삶처럼 고택 역시 조용한 숲속이긴 하지만 초라하기 그지없다. '한창 젊었을 적 완전히 폐인 모습으로 살고 있던 천상병 시인. 머리가 하도 덥수룩하여 얼굴이 보이지 않을 지경이었다. 이를 딱하게 여기던 친구 한 명이 그냥 돈을 주면 술을 사먹을까봐 천상병을 데리고 이발소로 갔다. 거기서 이발비를 지불하고 천상병이 머리카락을 자르는 걸 본 친구는 안심하고 집으로 가게 된다. 그런데 친구가 나가자마자 천상병은 이발사에게 지금까지 이발한 비용을 제외하고 환불해달라고 요구한다. 어이없어진 이발사는 환불을 해주고 천상병은 그 돈으로 술을 사먹었다'고 하는 기담이 전해올 정도로 특이한 삶을 살았던 시인이다.
대야도와 인접해 있는 ‘닭섬(鷄島)’도 아름답고 특이한 섬이다. 만조시 '닭섬'은 바다 위에 외롭게 떨어져 있는 무인도이다.
그러나 간조 시에는 바닷물이 빠지면서 S자형의 신비로운 바닷길이 열린다. 안면도 본섬에서 솔섬-닭섬-할미섬으로 이어진다.
닭섬 옆 '할미섬' 또한 간조 시에는 닭섬과 모래톱으로 이어진다. 토끼섬(兎島) 역시 간조시에는 대야도와 S자형의 모래길로 이어져 ‘모세의 기적’현상을 보여준다. 사진작가들은 이와같은 자연현상을 장노출로 찍기 위해 대야도로 모여든다.
안면도의 부속섬 중 북단 천수만에 접한 작은 섬 ‘황도’는 2011년 12월에 황도교가 개통되어 대야도와 마찬가지로 사실상 안면도의 일부가 되었다. 황도교는 교량 300m와 접속도로 450m 등 전체 750m 길이의 다리이다. 걸어서 30분이면 섬을 한 바퀴 돌 수 있을 정도로 조그만 섬이다.
원래는 보리가 익으면 누렇게 보인다고 해서 ‘황도’라는 이름이 유래됐지만 이제는 누런 보리밭은 많지않고 대신 펜션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어 마치 지중해를 연상시키는 아름다운 섬으로 변모됐다. 황도는 영화 '누구나 비밀은 있다' 등 드라마, 영화, CF 촬영 장소로도 알려져 있다.
황도 앞바다는 갯벌이 넓어 바지락 채취가 활발하다. 예전에는 황도 앞바다 갯벌에서 바지락을 채취했는데 지금은 무인도인 솔섬 근처에서 주로 채취한다고 한다. 물이 빠지면 솟아오르는 조그만 모래섬이다. 이 섬은 물이 빠지면 바로 연결될 만큼 가까이에 있다. 황도 남쪽에 발달한 황도 갯벌은 폭 1.65㎞, 길이 5.15㎞ 정도이다.
이 갯벌은 황도를 중심으로 남쪽으로 혀 모양을 하고 있으며, 갯벌 중심부에는 갯골이 복잡하게 발달되어 있다. 황도의 바지락은 품질이 우량해서 거의 대부분 일본으로 수출된다. 황도는 서해의 섬이지만 일출과 일몰을 함께 볼 수 있는 명소이기도 하다. 섬마을 끝에는 스카이워크처럼 전망대 역할을 하는 조형물도 보인다.
사진출처-이재언 저 '한국의 섬'에서 캡처
황도는 ‘붕기풍어제’로도 유명하다. 아주 오랜전부터 안개가 자욱한 어두운 밤에 출어를 한 황도리 어선들이 항로를 잃고 표류할 때 지금의 황도 당산에서 밝은 불빛이 귀로를 밝혀 모두 무사히 귀향할 수 있었다. 황도의 어민은 이때부터 황도 당산이 자신들을 보살펴준 신성한 곳이라 하여 이곳에 당집을 짓고 제사를 모시게 되었다고 하는데 이것이 오늘날 황도 붕기풍어제의 유래가 되었다. 붕기풍어제는 매년(음력)정월 초이틀부터 초사흘에 전 주민이 참여하며, 1년간의 풍어와 마을 및 어선의 무사를 비는 의식이다. 황도 붕기풍어제는 1977년 제18회 전국민속경연대회에서 영예의 대통령상을 수상했을 정도로 유명하다.
안면도 부속섬 중 또 하나의 명소는 ‘쇠섬’. 섬 전체가 사유지인 유럽풍 펜션단지로서 ‘나문재펜션’으로 더 알려져 있는 곳이다. 황도 바로 아래에 위치해 있으며 이 섬 역시 소규모 방조제로 안면도와 연결되어 있다. 규모는 7만6000㎡. 길이 약 1km, 폭 60여 m 정도이다.
지도 출처-네이버
원래는 사람이 살지않는 무인도였으며, 고작해야 소나 방목하던 섬이어서 ‘쇠섬’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명아주과 풀인 나문재의 이름을 따서 ‘나문재펜션’이라고 부른다. 나문재는 주로 바닷가 모래땅에서 자라는 한해살이 풀로, 봄에서 여름까지 녹색이었다가 가을에는 붉은 색으로 변하는 풀이다.
섬 전체를 아기자기한 테마정원으로 꾸며놓아 다양한 꽃과 함께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며, 해안 오솔길을 걷는 것 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섬이다. 바닷가 산책 및 카페, 펜션 등을 돌아보는데 약 30분-1시간 정도 걸린다.
바닷물이 빠지면 갯벌체험도 할 수 있다. 동화를 실제로 옮겨놓은 듯한 아기자기한 조형물들과 정원이 있어 웨딩사진 촬영 장소로도 인기가 높다.
두 개의 펜션단지와 관광농원, 카페 및 갤러리가 있는데 펜션 또는 카페 이용자에 한해 출입이 가능하다. 커피나 차가 7-8천원, 생과일쥬스 9천원, 샌드위치 1만4천원 정도로 약간 비싼 편이지만 이국적으로 정성스럽게 꾸며놓은 정원 및 바닷가 산책 만으로도 그 정도는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않는다.(글,사진/임윤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