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1일
NC 전을 티비로 보다가 경기가 끝난 직후 포수가 환호하며 투수를 향해 걸어오다가 투수 이재학을 향해 갑자기 깊은 목례를 하는 모습이 한순간 카메라에 잡혀서 세간의 뉴스가 된 적이 있었다.
마운드로 다가가 고개숙여 목례를 하는 김 태군 포수..
![](https://t1.daumcdn.net/cfile/cafe/22116C3D51FCBF491D)
아무도
미쳐 생각지 못한 돌발(?)사태여서 제대로 사진을 찍은 사람이 없더라. 한참 찾다가 포기하고 어떤 동영상에서 잡아온 장면이다.
선수들에 대해
아직 공부를 할 마음을 먹지 못했기 때문에 시합이 끝나고 그냥 선후배 사이에 수고하셨다는 인사를 하는 모양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그 깊은 목례가 갑작스럽고 뭔가 예사롭지가 않은 느낌은 들었었다.
내가 갑작스럽다고 한 이유도
아마 그 깊은 목례에서 뜻밖의 진정성이 느껴졌기 때문이었을 것이리라. 그리고 그 장면을 목격한 많은 사람들 역시 그 진정성을 감지했을 것이고..그 장면을 놓치지 않았던 해설자도 그러더라. 보기좋은 모습이라고..누구나 그렇게 느꼈던 모양이더라.
단순히
완봉승을 거둔 팀 동료에게 하는 인사치고는 좀 느낌이 달랐던 것도 모두 포수 김태군이 순간적으로 자신의 감정에 충실한 점을 알아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사람들은 모두들 귀신같이 누군가의 진정성을 알아챈다.
나중에
기자들에게 설명한 바에 의하면, 자기 자신도 그렇게 인사할 생각은 아니었다고 했다. 그러다가 투수에게로 다가가면서 정말 수고했구나 싶어서 그냥 인사를 하게 되었단다.
'...
NC 선발투수
이재학이 구단 첫 완봉승을 거두는 그 순간, 포수 김태군은 마스크를 벗고 이재학에게 목례를 했다.
잘 던진 투수에 대한 인사,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장면이다. 하지만 김태군은 이재학보다 프로 입단이 2년 빠르다. 나이도 한 살 많다. 선배가 후배에게 고개를 숙인 것이다. 선후배 관계가 확실한 국내 프로야구에서 과거에 이런 경우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이례적이다...
이명노 기자
'고맙다는 의미가 담긴 인사였다. 완봉승을 한 투수에 대한 존중의 의미도 담겨있었다'
그는
기자들에게 그렇게 설명했다고 한다. 자신이 선배여서 먼저 고개를 숙이기는 쉽지 않은 풍토인데 그 순간 그는 자신의 마음이 가는 데로 행동했던 모양이다. 투수는 너무 흥분한 나머지 그 깊은 목례를 받고도 얼떨결에 답례를 하지도 못했다고 아쉬워했고..엔씨 팬들은 댓글을 달면서 그 감동을 줄줄이 적어나갔고.. 팀 최초의 완봉승이라는 찬란한 기록조차 가볍게 넘어서는 한 순간이었더랬다.
'...
이날
우익수 권희동은 공수 교대 때 수비 위치까지 뛰어갈 때 독특한 모습을 보였다. 보통 덕아웃부터 2루수가 있는 2루 근처를 지나 외야로 향하기 마련. 일직선으로 뛰어가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권희동은 일부러 수비 위치를 피해 빙 둘러 외야로 향했다.
그동안
수비 때문에 고생한 팀을 알기에 이런 행동이 나오는 것이었다. 괜히 스파이크 자국에 불규칙바운드라도 생길까봐 수비위치와 먼 안타 코스로 발걸음을 옮겼다. 권희동의 이런 모습 역시 팀 동료, 또한 다른 수비수에 대한 존중을 보여준 장면이었다. 권희동 외에 다른 외야수들도 내야수들의 수비 위치를 피해, 빙 둘러 외야로 뛰어 나갔다...
이명노 기자
엔씨 팀이
며칠 전 SK전을 시작하기 전에 몸을 푸는 모습을 지켜본 해설자가 한 마디 한 부분도 진정성을 느끼게 한 멘트였었다.
'...
게임 전에
엔씨 팀 선수들이 몸을 푸는 모습을 보니 마치 전투를 준비하는 듯이 진지하더라고.. 그래서 비교가 되더라고요...'
우리 눈에
보이지 않은 모습을 전달하는 부분인데 그런 부분 역시 팬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귀중한 멘트일 것이다. 그러면 이제부터는 우리가 보지 못하는 곳에서도 그들이 어떤 마음으로 생활하는 지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지 않겠는가?
사람들이
대게 정서적인 강한 공감을 느끼게 되는 경우는 뜻밖에도 어느 한 장면, 어떤 한 마디 때문인 경우가 많은데, 이번 김 태군 포수의 깊은 목례 한 장면이 엔씨라는 스포츠팀을 그냥 단순한 어느 한 팀의 동료라는 한계를 넘어서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구나 싶더라고. 이 모든 것들이 물론 신생팀에게서만 볼 수 있는 풋풋한 장면일지도 모르긴 하지만, 그러나 어떤 그룹 속의 누군가가 리드를 그렇게 해 나가면 그 그룹은 그런 방향으로의 진화를 하게 되지 않을까 싶은 마음이 생기기도 하고.
지금의 엔씨가
그런 방향으로의 진화를 해 나가는 모습은 아무리 봐도 이쁘다. 스포츠는 승리를 다투는 것이 우선이지만 그런 와중에도 무언가 추구하는 바가 진정성이 있다면 얼마나 그 모습이 이쁠것인가 ~~!
얘네들은
철없이 자꾸만 이쁜 짓을 하고 있고... 내 체력은 내가 지켜야 하는데...
첫댓글 이제 시원이 늪에서 벗어나서 엔씨 해구로 빠져드는건가?